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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음주운전, 화가 나는 이유 셋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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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리쌍 멤버 길이 결국 <무한도전>에서 하차했다. 23일 새벽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된 길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09%로 면허취소 처분을 받았으며, 불구속 입건됐다. 이후 길은 <무한도전>에서 자진 하차할 것을 밝히는 동시에 자숙의 뜻을 내비쳤으나, 팬들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단순한 실망을 넘어 오히려 그의 적절치 못한 행동을 두고 분노와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적발이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 특히 길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역시나 사고의 시점에서 찾을 수 있을 거 같다. 세월호 침몰 사건이 최악의 비극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많은 국민들은 대부분 “살아있는 것 자체가 죄스럽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적어도 실종자들의 구조 작업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국민적 애도기간이라는 정서가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때문에 연예계에서는 준비된 행사를 취소하고 컴백을 미루는 등 최대한 몸을 낮추고 있다. 비록 조금의 손해는 있을지언정 그것이 비통함에 젖어있는 국민들을 위로하는 것이고, 억장이 무너진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 측 역시나 녹화를 취소하고 방송을 결방하는 등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길의 음주운전은 본인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그리고 국민들에까지 피해를 입힌 셈이 돼버렸다.

 

 

 

 

음주운전은 그 자체로도 나쁜 것임에 분명하지만, 특히나 지금 같은 민감한 시기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에 불과하다. 아무리 길이 자숙의 뜻을 내비친다 하더라도, 또 시간이 흘러 그의 잘못이 희석된다 하더라도, 시청자와 국민들이 느낀 배신감과 실망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것임에 분명하다.

 

그의 음주운전에 화가 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현재 <무한도전>이 '스피드 레이서' 특집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멤버들은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코리아 스피드 페스티벌(KSF)' 참여를 목표로 지금껏 ‘카 레이싱’ 훈련을 받아왔으며, 몇 번의 자체 평가를 통해 출전 선수를 선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길은 ‘안전운행’을 내세우며 당당히 출전권을 따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음주운전으로 인해 그가 내세운 ‘안전운전’ 이미지는 단순한 ‘쇼’에 불과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스피드와 거친 질주 본능이 매력이 ‘카 레이싱’에서 ‘안전운전’을 고집한 길은 분명 신선했고, 시청자들은 그의 조심스러운 운행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은 TV속 ‘연기’일 뿐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카메라 밖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음주운전을 하는 그를 보며, 어떻게 프로그램에 집중할 수 있을까. 이미 촬영된 그의 분량을 앞으로 편집을 통해 걸러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끝으로, 길의 음주운전은 지금껏 그를 믿고 기다려준 제작진과 멤버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점에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그가 프로그램에 녹아들지 못하고 겉돌 때에도, 그리고 시청자들로부터 하차 압박을 받았을때에도 제작진과 멤버들은 끝까지 길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그 결과 길은 최근 기존 멤버들보다 더 뛰어난 예능감을 선보이며, 프로그램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선보였다.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야 <무한도전>의 한 멤버로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그의 하차로 인해 <무한도전>은 장기프로젝트를 비롯한 여러 가지 특집에 있어 궤도 변경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프로그램의 신뢰도 또한 금이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책임의식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안일한 태도, 어떤 변명으로도 감쌀 수 없을 만큼의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만큼, 그는 앞으로 지금껏 자신을 믿어준 제작진과 멤버들에게 두고두고 사과를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어쩌면 한순간의 실수일수도 있겠으나, 그 책임의 무게는 결코 작지 않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음주운전 적발 후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 복귀하는 연예계의 관행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며, 길 역시나 대중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이 우선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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