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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해피투게더, 시즌4를 준비해야 할 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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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노래방으로 대표되는 시즌1과 친구를 찾는 형식으로 진행된 시즌2, 그리고 최근 사우나 토크까지. 목요일 밤의 예능강자 KBS<해피투게더>는 예능프로그램의 시즌제가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그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시즌제를 선보이는 다른 예능프로그램이 똑같은 콘셉트에 인물만 바꿔 시즌제라 우기는 것과 달리 <해피투게더>는 색다른 시도와 과감한 혁신을 통해 매 시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지난해 대박을 터트린 ‘야간매점’도 이런 <해피투게더>의 지속적인 변화의 노력 가운데 탄생한 ‘대박 아이템’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야간매점’은 본래의 취지를 잃고 출연 연예인들이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화제몰이를 위해 그럴싸한 레시피를 만들어 오는 등 ‘추억’과 ‘스토리’가 결여된 단순 요리 경연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은 가장 큰 문제다. 게다가 <해피투게더3>의 메인코너라 할 수 있는 사우나토크는 총 9명이나 되는 MC로 인해 산만함을 불러일으키고, 토크의 내용 또한 단순 개인기나 출연 게스트들의 에피소드에만 의존하는 모습으로 다른 토크쇼와 별다른 차별성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새해 첫 녹화를 통해 방영된 10일 방송은 이런 <해피투게더>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또 다른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케 했다.

 

 

 

토크박스 형식의 토크배틀…과거로의 회귀?

 

‘토크배틀’이란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해피투게더3>는 이경실, 김수용, 임원희 김기리, 김지민, 데프콘까지 총 6명의 게스트가 초대됐다. 제작진은 ‘토크배틀’이란 특집에 걸맞게 입담 좋기로 소문만 게스트를 섭외해 제대로 된 이야기 대결을 펼쳐보기로 마음먹었으나, 과거 <서세원의 토크박스>를 연상케 하는 연출과 구성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예전 토크박스가 주사위를 굴려 주제어나 테마를 제시했던 것처럼 해투3는 CG로 주사위를 만들어냈고, MC들의 제시하는 주제에 맞춰 게스트가 토크를 풀어냈다. 각자 개인기를 펼칠 수 있는 시간도 주워졌으며, 서로의 토크를 견제하는 모습으로 승부욕을 불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형식과 구성으로는 시청자의 눈과 귀를 붙드는데 한계가 있었다. “김준호를 떨어뜨리러 나왔다”는 데프콘의 시사개그 말고는 인상적인 장면이 없었을 정도로 이날 토크는 밋밋하기 그지없었다.

 

 

 

 

9명의 MC에 6명의 게스트가 더해지고 나니 전반적으로 분위기는 산만했고 각 게스트의 출연 분량을 신경쓰면서 진행을 하다 보니, 한 게스트의 토크가 길게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결국 이날 토크쇼는 그저 개인기 대결, 에피소드 경연대회 형식으로 흘렀다. 이렇게 토크배틀이 토크박스가 되어버린 순간, 박명수는 토크에 점수를 매기고 순위를 정하는 등 ‘추억놀이’에 심취했지만, 그의 진행에 공감한 게스트는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요즘 문화와 정치에 있어 ‘복고’ 코드가 먹힌다 할지라도, 한물간 예능프로그램의 형식을 있는 그래도 따라하는 건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이날 방송이 단순한 한회짜리 콘셉트가 아니라 앞으로 <해피투게더3>를 이끌 주요 전략이라면, <해투3>의 앞날에는 먹구름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시청자로 전락한 G4를 어쩌나…MC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이날 방송에서 <해피투게더3>가 노출한 또 하나의 문제는 바로 9명에 달하는 MC가 제 노릇을 못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해피투게더3>를 이끌고 있는 MC진은 메인 MC라 할 수 있는 유재석,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에 이어 고정MC인 김준호와 G4(허경환, 김원효, 최효종, 정범균)로 구성돼 있다.

 

한때 개콘의 대세로 자리 잡은 G4는 고정 패널로 합류한 후 초창기 멋진 활약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언제부턴가 리액션도 줄고 토크는 더 줄고, 그야말로 ‘병풍’신세로 전락했다. 그나마 반장역할을 하는 김준호와 최근들어 얼굴보다 토크로 더 주목받는 허경환만 제 역할을 해줄 뿐 나머지 3명은 시청자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도 다른 게스트들의 토크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거나 화려한 리액션을 선보이며 분위기를 이끈 것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데프콘이었지, G4는 눈에 띄지 않았다. G4의 역할론에 대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또한 메인 MC라 할 수 있는 유재석-박명수-박미선-신봉선의 조합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가끔 촌철살인의 멘트를 통해 연륜있는 멘트를 선보이는 박미선은 <힐링캠프의 ‘돌직구녀’ 한혜진에 비해 신선함이 떨어지고, 신봉선 역시 ‘자폭개그’말고는 두드러진 활약이 없다.

 

무엇보다 MBC 연예대상을 수상하며 ‘1인자’로 등극한 박명수는 여전히 <해피투게더3>내에서 늘 혼자 겉도는 모양새다. 죽은 토크를 살리거나 혹은 게스트가 마음 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줘야 할 MC가 그저 게스트 이야기에 딴지를 걸며 어떻게 하면 자신을 어필할까 하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으니 시청자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박명수 자신은 그걸 유재석과의 ‘역할 분담’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역할 분담이란 5:5 혹은 6:4 정도로 균형이 맞아야 가능한 이야기다. 세상에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할 두 MC가 책임지는 부분이 9:1로 차이가 나는데, 그걸 어떻게 ‘역할분담’이라고 할 수 있나. <해피투게더3> 제작진이 고심해야할 부분이 틀림없다.

 

 

 

 

이제는 시즌4를 준비해야 할 때

 

새해를 맞아 각 방송사에서는 기존 예능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속속 새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시청률이 안나온다고 일방적으로 폐지하는 게 답은 아니지만,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시청률이 유지된다고 해서 기존 포맷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또한 능사는 아니다.

 

어쩌면 지금이야 말로 <해피투게더3>가 새로운 콘셉트를 통해 변화를 꾀해야 할 시점이 아닌지 모르겠다. MC 상호간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조합을 고민해보고, 포화상태에 이른 토크쇼 대신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여름에 ‘비빙수’가 대박을 터트렸다고 해서 겨울에 ‘비빙죽’을 들고 나오는 이런 상황에서는 <해피투게더3>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기 딱 좋다. 부디 <해투3>가 진부함과 식상함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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