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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전의 헛발질, 노다메 캐스팅 논란의 진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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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헛발질’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거 같다. 31일 방송된 JTBC <썰전> 속 코너 예능심판자에서는 최근 캐스팅 논란에 휩싸인 한국판 ‘노다메칸타빌레'를 다뤘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노다메 역에 소녀시대 윤아가 물망에 올랐으나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배우 심은경이 최종 낙점됐다. 하지만 이날 <썰전>은 노다메 캐스팅 논란이 불거진 이유와 본질에 대해선 접근하지 못한 채 그저 MC들이 자기의 생각만 이야기는 데 그쳐 실망스러움을 자아냈다. 오히려 몇몇 분석은 논의의 방향자체가 틀린 ‘헛발질’에 그치기도 했다.

 

 

 

 

이날 허지웅은 “작품 전체에 대한 비전은 제작진이 정하는 거다. 괜히 주위에서 왈가왈부해서 판을 엎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윤아가 캐스팅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심지어 그는 대중이 만족하려면 우에노 주리를 데려다 한국말로 연기를 시켜야 한다며 자신은 “윤아가 연기하는 노다메를 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구라는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을 그대로 기사로 옮기는 언론의 불확실한 추측성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으며, 박지윤은 캐스팅 되기도 전에 논란이 된 윤아에게 안타까움을 전했다. 연기를 못해서 욕 먹으면 억울하지도 않을 텐데, 캐스팅도 안 된 상태에서 비판을 받는 것이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노다메 캐스팅 논란의 배경은 그리 간단치가 않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 <수상한 가정부> 등 그동안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경우는 많았으나, 이번처럼 사전에 캐스팅 논란이 불거진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윤아였기 때문만은 아니며, 언론과 대중이 왈가왈부해서 판이 없어진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바로 시청률이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률은 그 전체적인 파이가 크게 줄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30~40%에 육박하는 드라마를 찾아보기 어렵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20%만 근접해도 초대박이란 평가를 받을 만큼 시청률이 많이 떨어졌다. 10%를 넘기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는 모바일과 다시보기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드라마를 보는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줄어든 시청률 파이는 결국 제작진과 방송사를 위축시킨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시청률을 만회하기 위해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캐스팅에서부터 대중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도 시청자의 뜻에 따라 결말을 수정한다거나 멜로라인을 변경하는 등의 대본 변경은 심심치 않게 있어왔으나, 이번처럼 캐스팅에서부터 여론의 벽에 부딪힌 것은 한번쯤 돌아볼 문제가 아닌가 싶다. 만약 그 이유가 정말로 시청률과 연관돼 있는 것이라면, 달라진 소비형태에 맞춰 시청률을 집계하는 방식도 대폭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캐릭터 역시 이번 캐스팅 논란을 설명하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드라마 속 캐릭터는 작가와 제작진이 만들어낸 창작의 산물이다. 때문에 누구를 캐스팅 하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작가와 제작진의 몫이다. 하지만, 리메이크 드라마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작가와 제작진 못지않게 시청자와 대중 역시 그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작품이다. 원작의 색깔을 많이 지워낸 뒤, 한국 버전으로 새롭게 재해석할 게 아니라면, 당연히 시청자가 기대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기대와 맞지 않는 캐스팅에 대해 비판을 한다고 한들, 그것을 “과하다” 혹은 “억울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리메이크를 하기로 결정한 순간, 캐스팅에 대한 시청자의 관여는 당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제작진이 감내해야 할 부분인 것이다. 비록 심은경으로 최종 낙점되기는 했지만, ‘대중의 기대치’라는 것은 드라마가 방영 되고 난 뒤에도 계속 유효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끝으로 셋째는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다. 캐스팅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대중이 추천한 노다메 역에는 심은경과 이하나가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들은 이미 검증된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는 공통점 외에, 원작 노다메의 4차원 캐릭터와 잘 부합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만약, 윤아가 아닌 다른 연기자가 캐스팅 후보에 올랐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윤아 만큼 논란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노다메 뿐만이 아니다. ‘연기돌’이라 불리는 아이돌 멤버의 연기 도전은 어느 드라마를 막론하고 대중의 냉정한 시선을 동반한다. 특히 아이돌 멤버가 주연으로 나서는 경우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극에 잘 녹아들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흐름을 깨뜨리며 부족한 모습으로 실망감을 안겨주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캐스팅 논란 역시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일정 부분 이유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썰전>은 ‘독한 혀’를 지향한다. 성역과 금기없는 다양한 시선으로 정치와 대중문화에 대해 날카롭게 파고든다는 것이 목표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 보다 더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짚어줘야 하지 않을까. 단순하게 언론과 대중이 문제라는 식으로 본질을 덮어버린다면, 그게 무슨 ‘독한 혀’란 말인가. <썰전>의 분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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