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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도사 데프콘, ‘개가수’ 논란의 정답을 말하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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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힙합가수 데프콘이라는 이름보다 ‘형돈이와 대준이’의 대준이란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데프콘(본명 유대준)이 7일 MBC <무릎팍도사>를 찾았다. 이날 게스트는 ‘형돈이와 대준이’였지만, 방송의 초점은 정형돈이 아닌 데프콘에 맞춰져있었다. 정형돈은 데프콘을 지원사격해주기 위해 함께 자리를 했다고 보는 게 더 맞을 정도로 한 걸음 뒤에서 데프콘을 받쳐주는 역할을 자처했다.

 

사실 이날 <무릎팍도사>의 게스트가 ‘형돈이와 대준이’라는 보도를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무릎팍도사>의 섭외력에 의구심을 가졌다. 최근 SBS <힐림캠프>는 김강우와 김성령 편을 통해 두 배우의 재발견을 이끌어 냈고, 예능출연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한석규까지 출연시키는 놀라움을 자아냈다. 또한 이병헌까지 <힐링캠프> 출연이 확정되면서 <힐링캠프> 제작진의 섭외력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힐링캠프>와 비슷한 콘셉트의 <무릎팍도사>가 이미 여러 예능에서 이미지소비가 많았던 ‘형돈이와 대준이’를 불러 놓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을지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오랜 생활고 끝에 ‘형돈이와 대준이’를 통해 활짝 날아오른 데프콘의 ‘갱스터 예능감’은 이날 <무릎팍도사>에서도 제대로 통했다. 대학시절 기독교학과 학생 3명이서 힙합동아리를 만들었다는 에피소드와 일본 만화 캐릭터를 좋아해서 피규어와 베개를 직접 사왔다는 이야기에서는 그의 엉뚱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방송 후 ‘데프콘 아스카’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아스카는 에반게리온의 여자주인공으로, 테프콘이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고 한다.)

 

반면, 학창시절 폭력사건에 휘말리면서 유치장에 갇혔던 이야기와 그로 인해 부모님이 속상했다는 고백, 그리고 자신의 매니저로 일하는 친동생이 그동안 고생이 너무 많아 지병을 앓고 있다며 눈물을 훔치는 장면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로 지난해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개가수(개그맨+가수) 논란’에 대한 데프콘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그동안 개가수 논란이나 <무한도전>의 음원시장 장악에 대한 여러 가지 분석과 해석이 있었지만 이날 데프콘의 발언은 그 중에서 가장 정답에 가깝지 않은가 싶을 정도로 예리했고, 또 공감됐다.

 

이날 뮤지와 함께 UV로 활약 중인 MC 유세윤은 “유브이로 락페스티벌에 참여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한 음악하시는 분이 술을 좀 거하게 한 뒤에 우리의 락페스티벌 참여가 도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며 자신은 그때 살짝 고민이 됐는데, 데프콘은 개가수와 <무한도전> 음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데프콘은 "개가수가 등장하기 전에 음악시장이 어땠느냐를 먼저 볼 필요가 있다“며 입을 열었다. 자세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발언처럼 개가수가 등장하기 전 음악시장은 다수의 팬덤을 거느린 일부 아이돌과 걸그룹이 장악하다시피 했다. 혹은 대형 기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제작된 앨범이 음원차트를 ‘올킬’하곤 했다. 개가수 등장 이전에도 음악시장은 병폐가 있었고, 불합리적인 구조로 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데프콘은 “개가수 등장이 물을 흐려 놓았다기엔 어폐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며, “음악을 선택하는 건 전적으로 대중들의 몫인 만큼 개가수를 비판하거나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개가수를 비판하는 건 곧 그 음악을 선택하는 대중을 비판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이유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이런 개가수 논란이 불거지는 것 자체가 바로 ‘음악을 만드는 창작자들에게 수익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현 음악시장의 불합리한 시스템 때문’이라는 그의 지적이었다.

창작자들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고 그들이 만든 콘텐츠가 그에 맞는 평가를 받는다면 애초 개가수 논란이 불거졌을 리 없을 것이라는 그의 말은 무척이나 설득력있게 들렸다. 왜냐하면 올해 초 <무한도전>의 ‘강북멋쟁이’가 음원차트 1위를 구가할 때, 개가수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바로 작곡가가 아닌 음반 제작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기획사 대표들로 구성된 연제협(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 과연 그동안 얼마나 음악 창작들의 권리를 위해 노력해 왔는지 반문해보면, 당시 그들이 지적했던 <무한도전>의 음원시장 장악에 대한 논리가 얼마나 부실한지 알 수 있다.

 

 

 

아마도 데프콘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형돈이와 대준이’ 이전 5장의 힙합앨범을 내놓는 과정에서 ‘쓴맛’을 많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 역시 아이돌 음악이 장악하는 음악 시장에서 실패를 겪었고, 불합리한 시스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왔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바로 대중과의 호흡이었다. 한때는 힙합정신에 취해 욕을 섞어가며 강한 음악을 많이 만들었지만, ‘형돈이와 대준이’를 통해 점차 대중이 좋아하고 대중이 듣고 싶은 노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타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데프콘에게는 ‘생존’의 문제였다.)

 

불합리한 음악 시장의 시스템이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가수 논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힌 데프콘. 그가 찾은 정답은 ‘대중’이었고, 마찬가지로 개가수 논란의 정답 역시 ‘대중’이었다. 인기는 한순간이고, 대중의 마음은 살아있는 생물과도 같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그가 오랫동안 대중과 호흡할 수 있길 바라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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