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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무한도전, 변화가 필요하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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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호 작가가 웹툰 <미생>에서 바둑의 논리를 통해 인생을 이야기했다면, 김태호 PD는 바둑의 형식을 빌려 새로운 추격전을 선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13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흑과백’ 특집은 꽤나 공을 들여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바둑 형식의 추격전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그저 멤버들이 팀을 나눠 게임을 하는 식상한 구조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디어가 신선했던 만큼 간만에 멤버들의 두뇌싸움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를 기대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소 김빠지는 방송이 아닐 수 없었다.

 

따지고 보면, 비단 이날 방송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들어 <무한도전>은 ‘매너리즘’에 빠진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긴장감을 상실했고, 완성도 면에서도 허술한 면을 자주 보였다. 올해 들어 모습을 감춘 중장기 프로젝트의 부재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를 악물고 무언가 해보려하는 멤버들의 끈기와 열정도 예전만 못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쯤 되면, 그동안 심심치 않게 들려오던 <무한도전>의 ‘위기론’을 이제는 정말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필자 역시 무도가 ‘진짜 위기’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래도 무언가 변화의 움직임이 필요한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대체, ‘전설’은 왜 ‘위기’를 맞이한 것일까. 몇 가지 이유와 함께 현재 <무한도전>에 필요한 건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1. 멤버 간 ‘벨런스’의 붕괴…제작진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무한도전>의 추격적은 팀전 보다는 개인전이 훨씬 재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무한도전>은 개인전을 하기엔 그 결과가 너무도 뻔하다. 왜냐하면 멤버 간 실력차이가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가령 4월에 방영된 ‘술래잡기’ 특집을 떠올려보자. 이 당시 미션은 저마다의 무기를 활용하여 제한시간 동안 잡히지 않고 살아남으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었다. 그런데, 이 ‘술래잡기’특집은 별다른 무기가 없었던 유재석의 최종승리로 돌아갔다. 그에겐 다른 사람에게 잡히지 않고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 개인의 체력에 의존에서 추격전을 진행할 경우 그 어떤 멤버도 유재석을 쉽게 이기긴 어려울 것이다.

 

 

 

 

마찬가지로, 두뇌를 써야 하는 게임이라면 순간판단 능력이 뛰어난 노홍철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고, 힘을 써야 하는 게임이라면 정준하를 당해낼 수 없다. 연합과 배신이라는 변수가 존재하겠지만, 개인전은 그 게임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대부분 싱겁게 끝날 수밖에 없다. 때문에 멤버 간 다양한 조합을 활용해 팀전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인데, 이 또한 ‘흑과백’ 특집처럼 한 팀의 일방적인 우세로 나타난다면 별다른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결국엔 멤버간 무너진 벨런스를 맞추기 위한 제작진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무한도전>의 경우에는 모든 걸 멤버들의 선택과 자율에 맡겨 ‘리얼’을 추구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게 때로는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획과 아이디어는 좋은데, 게임 룰을 잘 이해못한다거나 아니면 그냥 자기 방식만을 고집해 방송을 망치는 것보다는 <런닝맨>처럼 제작진이 빈틈없이 짜 놓은 판에서 놀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끔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2. “게임은 나 몰라라”…박명수를 어찌해야 하나?

 

솔직히 이야기해서, 전략을 짜서 진행해야 하는 게임이나 혹은 조금 긴 호흡을 가지고 차례차례 수행해야 하는 미션은 박명수와 너무도 안 어울린다. 왜냐하면 그는 애초 게임 룰을 이해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게임을 이해 못한 척 하고 뒤에 가서 반전을 노리는 ‘허허실실’ 전력도 한 두 번이지, 매번 자신과 게임 룰은 아무 상관이 없다는 투로 인상을 쓰고 ‘나 몰라라’ 입장을 취하면,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그리 달갑지만은 않다.

 

‘흑과백’ 특집에서도 박명수의 이런 무성의함은 여실히 드러났다. 팀원이 다 같이 모여 전략을 세우는 시간에 홀로 자리를 비운 박명수는 어떻게든 게임에 이겨보려고 작전을 내놓는 데프콘에게 시종일관 뭐라고 쏘아붙이기 바빴다. 본인이 내놓을 전략이 없으니 할 말이 없고, 그러기엔 분량이 안 나올 것 같으니 괜한 게스트만 잡고 늘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유재석과 알까기를 하는 과정에서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엉덩이를 흔들던 노홍철을 발로 차고, 본인이 오목을 두겠다고 나서 놓고 승부가 기울자 판을 엎어버리는 행동 등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다.

 

게임을 할 땐 좀 진지하게 게임에 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왜 항상 박명수는 모든 게임과 상황을 자신의 장기의 콩트로 변환시키려 하는 것일까. <무한도전>의 콩트특집이 비교적 성공률이 좋은 건 맞지만, 매주 콩트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힘으로 하는 게 되겠니?”하며 자포자기식으로 방송에 임하기보다는, 한번쯤 먼저 나서서 게임을 주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대로 자꾸 박명수가 프로그램의 완성도보다 자신의 분량만을 욕심낸다면 무도의 위기 역시 ‘설’이 아닌 ‘현실’이 되지 말란 법이 없다. 그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3. 시청자 아이디어 공모…제작진의 특단의 조치?

 

아마 프로그램이 전반적으로 활력을 잃었다는 사실은 시청자보다 제작진이 먼저 감지했는지 도 모르겠다. 그러지 않고서야 뜬금없이 <무한도전> 아이디어 공모전이 진행될 리 없기 때문이다.

 

현재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을 부탁해”라는 콘셉트로 ‘무한도전 방송제’특집을 준비 중에 있다. 전국 초․중․고․대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무한도전 방송제’는 시청자가 직접 아이템 및 구성 회의부터 녹화 현장에서의 연출, 후반 작업까지 참여할 수 있는 특집으로, 시청자와 호흡하는 <무한도전>만의 또 다른 소통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건 시청자가 직접 아이디어 회의부터 제작과정 전반에 걸쳐 참여하는 만큼, 현재 <무한도전>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하는 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될 것이란 점이다.

 

멤버들은 점점 더 나이가 들어가고, 또 아이디어는 점차 고갈되고…. 엄밀히 이야기해서, <무한도전>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대를 갖는 건 역시나 제작진과 멤버들, 그들이 <무한도전>이기 때문이 아닐까. 장기프로젝트도 좋고, 시청자가 참여하는 ‘방송제’도 좋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무한도전>에게 위기는 없다. 다만, 지금 필요한 도전은 바로 변화를 위한 도전이다. 위기설을 깨끗이 날려버리고 다시금 날아오를 <무한도전>을 기대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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