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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3회: 만족을 모르는 여자 vs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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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싹은 이미 자라고 있었다. 하류와 주다해 사이에 재벌2세 백도훈이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사랑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잠자던 주다해의 욕망이 깨어났고, 하류는 그런 다해의 욕망을 채워주기엔 너무도 가진 게 없었다.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 하류는 자신의 모든 걸 다해에게 바쳤지만, 주다해는 만족을 모르는 여자였다. 결국 헤어질 운명이었던 것이다. 1회 오프닝 장면에서 서로에게 총을 겨냥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이 이제 막 시작되고 있었다.

 

21일 방영된 SBS <야왕> 3회는 하류가 호스트바에서 근무하는 사실을 다해가 알아채는 장면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다해는 충격을 받았고, 하류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짜증만 늘어갔다. 지난 5년간 자신의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하류가 얼마나 고된 시간을 보냈는지는 그녀에게 중요치 않았다. 대기업에 입사한 다해에게 하류는 이제 숨기고 싶은 존재에 불과했다.

 

 

 

 

하지만 하류는 참으로 한결같다. 함부로 회사에 찾아오지 말라는 다해의 싸늘한 말투에도 하류는 그녀를 위해 ‘친척 오빠’를 자처했으며, 다해에게 좋은 옷을 입혀주기 위해 늘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니면서도 “옷이 그게 뭐냐”는 다해의 타박에 그저 웃고 만다. 하류는 다해가 웃을 수만 있다면, 그래서 딸과 함께 세 식구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다면 못할 게 없는 남자다.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하류가 사랑밖에 모르는 것과 달리 다해는 만족을 모른다는 데 있다. 장례 치를 돈이 없어 죽은 엄마 시체와 함께 사흘을 방 안에서 지낼 때만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그저 따뜻한 밥 한끼가 필요할 뿐이었다. 하류를 만나 밥도 먹고 장례까지 치르자 그녀는 이제 의붓아버지를 피해 지낼 곳을 원했고, 대학에 가서 공부하기를 희망했다. 다해의 거처를 마련해주고 등록금을 벌어다 준 것은 역시나 하류의 몫이었다. 비록 그녀가 “더럽다”고 말한 호스트바에서 벌어온 돈이지만, 그 돈 때문에 다해는 지금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적어도 그녀는 하류에게 짜증을 내기에 앞서 고마워해야 했다. 그게 인간의 도리이며, 자신을 위해 모든 걸 바친 한 남자에 대한 예의다.

 

 

 

 

그녀의 눈을 멀게 건 바로 욕망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지금 잠을 못자고 돈을 벌어다준 하류가 아닌, 앞으로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준 도훈이 먼저 들어온다. 하류의 도움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후 회장 아들을 만났고,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도훈을 통해 그녀는 지금껏 살아온 세상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녀는 그 세상을 욕심내기에 이르렀다. 남자친구 있느냐는 질도훈의 문에 “없다”고 대답하는가 하면, 도훈의 집을 설레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녀는 이미 더 높은 곳을 욕망하고 있었다. 왜 집안에 들어가지 않느냐는 도훈 고모의 질문에 “안에 들어가면 이 집에 살고 싶어 질 거 같다”는 대사에서 느껴지듯, 다해의 욕망은 이미 거센 파도가 되어 마음 한 구석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하류의 헌신도, 사랑도, 딸도, 그 어떤 것도 다해를 만족시킬 수 없다. 그녀는 만족을 모르는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주다해에게 있어 영부인은 필연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영부인이야 말로 자신의 불우했던 환경을 딛고 그녀가 여자로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욕망에 사로잡혀 오로지 위만 보고 질주하는 그녀의 광기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때에만 멈추게 돼 있다. 그녀의 청와대 입성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안타까운 것은 그런 다해에게 하류는 여전히 일편단심(一片丹心) 이라는데 있다. 남들처럼 낮에 일하고 밤에 가족과 함께 잠을 자는 것을 원했던 하류는 이날 호스트바를 그만두고서 혼자서 “다 끝났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간 그가 어떤 마음으로 호스타바에 출근하고 돈을 벌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오늘 방영될 예고편을 보니, 하류는 다시 호스트바를 찾게 된다. 역시나 다해를 위해서다.

 

방송 말미 도훈과 가깝게 지내는 것을 백도경(김성령) 상무에게 들킨 다해는 회사에서 짤리게 되고, 결국 그녀는 도훈과 함께 미국 유학길을 선택했다. 만족을 모르는 이 여자는 뻔뻔하게도 하류에게 유학자금을 요구했고, 사랑밖에 모르는 이 남자는 멍청하게도 그런 다해를 위해 또 다시 옷을 벗고 술을 마신다. 다해의 욕망을 위해 모든 걸 쏟아 붇는 하류의 순정은 그야말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다름 아니었다.

 

 

 

만족을 모르는 여자와 사랑밖에 모르는 남자의 어긋난 운명은 결국 비극일 수밖에 없다. 이미 여러 복선을 통해 드러났듯 여자는 자신의 욕망을 위해, 과거 세탁을 위해 남자의 목숨마저 노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랑밖에 모르던 남자가 사랑 말고 알게 된 감정이 바로 ‘복수’라는 점이 무엇보다 안타깝지만, 그럼에도 자신을 배신한 여자에게 남자가 어떤 식으로 복수를 이어나갈지 그 과정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점점 더 흥미로워지는 <야왕>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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