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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 10회: 윤은혜가 이수연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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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에 출연하는 윤은혜에게는 극중 두 가지 이름이 있습니다. 정우가 부르는 ‘이수연’과 형준이 부르는 ‘조이’ 모두 그녀를 가리키는 이름이죠. 그리고 그녀는 현재 이수연이 아닌 조이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살인자의 딸이 아닌 프랑스 디자이너로 기억되길 바라고, 또 이수연이 아닌 조이로 불리기를 원합니다. 그런 그녀에게 형준은 늘 말합니다. “잊지마! 넌 이수연이 아닌 조이야…”

 

김춘수의 시 <꽃>에 나오는 것처럼 이름은 그 존재에 의미를 불어넣고, 또 때로는 그 존재자체를 규정하기도 합니다. 조이로 불리든 이수연으로 불리든 사실 윤은혜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한명인데, 그 삶은 전혀 달라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납치된 정우를 구하기 위해 따라 갔다가 끔찍한 일을 당한 그녀는 혼자서 도망친 정우에 대한 배신감과 원망, 그리고 증오로 인해 결국 이수연이라는 자신을 버리고 조이라는 새로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비록 십 수 년 만에 다시 만난 정우와 강상득으로 인해 잊고 있었던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지만, 그래서 이수연이라는 그림자를 끝내 떼버릴 수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조이로서의 삶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유는 바로 끔찍했던 그날과 가슴 아픈 상처를 기억하지 않고, 떠올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첫 번째 친구, 자신의 첫사랑, 정우를 끝내 모른 척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녀가 아직 모르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녀가 기억하는 이수연은 살인자의 딸로 오해받으며 살아온 삶과 끔찍한 폭행 그리고 정우의 배신까지…. 비록 가슴 시린 상처로 얼룩진 ‘잊고 싶은 과거’일 뿐이지만, 그런 수연이에게도 행복했던 시간이 존재하고 ‘잊고 싶지 않은 기억’,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엄마입니다. 이날 수연의 엄마는 경찰서에서 처음 마주한 조이를 보고 직감적으로 그녀가 수연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는데요. 그녀는 다음날 곧바로 조이의 집으로 찾아가 수연과 마주하게 됩니다. 비록 얼굴이 바뀌었어도 모성의 힘은 역시 대단했습니다. 수연의 엄마는 조이를 보며 서럽게 울었고, 그런 엄마를 두고 조이는 차마 ‘자신이 수연이 아니다’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 하고 흐느끼는 순간, 조이는 이제 처음으로 자신이 이수연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입니다. 엄마의 딸이며, 살인자의 자식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살아온 바로 그 이수연. 끔찍한 일을 당하고 죽은 것으로 처리된 바로 그 이수연 말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지워진 존재라 할지라도 자신을 낳아준 엄마에게는 언제나 딸이고 싶은 소녀 감성. 어쩌면 얼굴이 바뀌었더도 한 눈에 자신을 알아본 엄마 때문에 조이는 그날 이후 처음으로 자신이 이수연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수연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아직 그날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조이를 버리는 순간 그녀는 지독한 외로움과 두려움을 마주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연의 엄마는 아무도 수연이 살인자의 딸인지 모르고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지 모르는 조이로서 살아가길 바랍니다. 그 때문에 울먹이는 수연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말한 뒤, 도망치듯 그 집에서 뛰쳐나옵니다. 얼굴도 바꾸고 이름도 버렸지만, 자신을 낳아준 엄마마저 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엄마의 존재는 이 드라마에서 윤은혜가 조이가 아닌 수연의 삶을 택하는 하나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엄마에 이어 조이가 이수연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정우입니다. 지금이야 정우에 대한 분노와 증원, 원망이 수연을 지배하는 커다란 감정이지만, 사실 정우에 대한 수연의 기억은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이 더 맞습니다.

 

길가에서 놀이터에서, 그리고 가로등에서, 이날 자신이 살던 동네를 찾은 수연은 거리 곳곳에 정우와 함께했던 추억이 녹아있음을 깨달았는데요. 놀이터에서 혼자 놀고 있는 정우를 숨어서 바라보던 윤은혜의 모습과 ‘풉’하고 터져버린 웃음에서는 그녀가 머지않아 조이가 아닌 이수연으로 정우 앞에 나타나게 될 것임을 암시했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연은 엄마와 함께 김형사네 댁으로 들어온 이후, 진짜 가족이 무엇인지 깨달았고 정우 외에도 은주라는 새로운 친구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가족의 소중함, 친구의 고마움을 느낄 수 있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정우로 인해 새록새록 피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순수하고 쾌활하며, 오로지 수연만을 바라보는 정우가 있기에 아마도 조이는 끝내 자기가 그토록 버리고 싶었던 이수연이란 이름을 되찾을 것입니다.

 

물론 조이를 버리고 이수연을 선택한 순간 그녀의 삶은 훨씬 더 힘들어질 게 분명합니다. 강형준의 복수가 시작되고, 그날의 끔찍한 기억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겠죠. 하지만 무려 15년 동안 ‘보고싶다’는 일념하나로 자신을 기다려준 정우 옆에 있을 때,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수연! 살인자 딸, 이수연! 나랑 친구하자”

 

어릴적 살인자의 딸인 자신에게 처음으로 손을 내밀며 이름을 부르고, 친구가 되자고 했던 정우의 그 목소리, 그 말, 그 표정을 잊을 수 없기에 그녀는 분명 돌아올 것입니다. 이수연으로.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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