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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 무한도전판 더빙이 특별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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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긴어게인 무한도전판 더빙이 특별했던 이유

 

29일 방영된 MBC 추석특선영화 <비긴 어게인>을 본 시청자라면 아마도 브라운관을 타고 넘어오는 낯익은 목소리에 귀를 쫑긋 세웠을 것이다. 지난주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됐듯, 이날 영화는 <무도> 멤버들의 목소리 연기를 담은 더빙버전으로 방영됐다. 연습 당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하하와 유재석이 각각 주인공 댄과 데이브 역을 맡았고, 다른 멤버들은 각각의 개성의 맞춰 여러 조연 캐릭터를 담당했다.

 

 

 

 

전문 성우가 아닌 만큼, 이날 <무도> 멤버들의 목소리 연기에선 분명 부족함이 느껴졌다. 특히, 목소리 톤의 높낮이를 조절한다거나 혹은 작은 호흡하나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세밀한 연기에서는 어색함을 동반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도> 멤버들과 호흡을 맞춘 전문 성우들의 뒷받침 덕에 이날 멤버들의 부족함은 오히려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외국 배우들의 얼굴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는 거 자체가 오히려 색다른 볼거리로 다가온 것이다. 게다가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멤버들의 ‘땀방울’이 고스란히 목소리를 통해 전해짐으로써, “더빙 버전 외화는 촌스럽다”는 인식마저 달라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냈다.

 

 

 

 

사실, 자막에 비해 더빙은 원작의 감성과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있어 한계를 갖는다. <무한도전>에 출연한 성우들이 밝혔듯, 순화된 언어로 대사를 바꾸는 과정에서는 불가피한 왜곡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 원작을 구하기도 쉬워지고, 자막 문화가 자리매김하면서 굳이 ‘더빙’ 버전을 찾아볼 이유 또한 없어지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더빙’이 원작의 감성을 헤치며, 시청권마저 방해한다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무한도전> 역시 이런 상황을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다. 한때 <무도>의 웃음 8할은 자막이 담당한다는 말이 있었을 만큼, <무도> 제작진은 자막 활용법에 아주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예능조차 자막이 유무에 따라 웃음 코드가 달라지는데, 하물며 언어를 바꾸는 ‘더빙’이야 오죽할까. 단순히 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 연기까지 더해져야 하는 만큼 더빙은 ‘제2의 창작’이란 말도 과언은 아닌 듯 싶다.

 

그래서 원작을 사랑하는 시청자 사이에선 더빙 버전에 대한 불만이 생겨나오며, 처음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빙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무리한 도전’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과거 <주말의 명화>를 기다려 본 경험이 있는 시청자라면, 그리고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나이든 세대라면, 오히려 더빙 영화가 더 편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제는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받는 더빙 속에는 외화를 쉽게 볼 수 없었던 시절의 추억과 향수가 녹아있는 것이다.



 


 

이젠 언제 어디서나 외화의 원작을 찾아 볼 수 있는 시대다. 하지만 더빙 버전은 그리 쉽게 볼 수 있지 않다. 성우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는 상황에서 더빙 영화는 추석 같은 명절에나 한 번씩 볼 수 있는 특집 프로그램이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명절의 넉넉함을 바탕으로 조금 더 여유롭게 바라보면 어떨까. 비록 원작의 감성에 못 미친다 하더라도 더빙에는 또 그만의 매력이 녹아있다. <무도> 멤버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듯,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에도 귀를 기울이면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더빙을 통해 옛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고, 더불어 성우들의 숨은 노력까지 보여준 <무한도전>의 성우 도전은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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