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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 장위안 앞에 부끄럽지도 않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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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 장위안 앞에 부끄럽지도 않나?

 

잘 나가던 JTBC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방영분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기미가요가 방송 중간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날 <비정상회담>은 콘서트로 자리를 비운 일본 대표 타쿠야 대신 일일 비정상으로 다케다 히로미츠를 초대했다. 문제는 현재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히로미츠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삽입한 배경음악이 다름 아닌 기미가요였던 것이다.

 

 

 

 

기미가요는 일본 천황 시대가 영원하기를 염원하는 노래로, 일제 식민지 통치 시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강제로 부르게 했던 ‘아픈 역사’가 담겨있는 노래다. 이 노래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결과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비정상회담> 게시판과 공식 SNS에는 누리꾼들의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알고 보니 제작진이 비정상이었다”는 지적에서부터, “프로그램이 폐지가 답”이라는 다소 강도 높은 비판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난 여론이 거세다. 자칫 프로그램의 존폐마저 장담할 수 없는 최대 위기에 놓인 것이다.

 

이에 <비정상회담> 제작진 측은 발 빠르게 해명하며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제작진 측은 “지난 27일 비정상회담 17회 방송 중 일일비정상 일본 대표의 등장 배경음악으로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는 음악 작업 중 세심히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향후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위를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적절한 음원이 사용된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좀 더 노력하는 '비정상회담' 제작진이 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제작진의 해명처럼 단순한 실수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면서, 그 노래가 어떤 노래인지, 또 어떤 가사와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사전에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프로그램 흐름상 꼭 필요한 배경음악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자신들도 잘 모르는 음원을 사용해야만 했을까? 이는 제작진의 무책임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게다가 이 프로그램 출연자 가운데 한명인 장위안을 떠올려보면, 이날 제작진의 실수는 정말 낯부끄럽기 짝이 없다. 방송 초반 늘 타쿠야와 대립각을 세우던 장위안은 아직 일본이 지난 제국주의 시절 저질렀던 여러 가지 역사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또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이 싫다고 밝힌 바 있다.

 

 

 

 

MC들이 나서 중재를 할 때마다 장위안은 타쿠야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만약 네가 역사 문제를 존중해준다면, 나도 네 뜻을 존중해 줄게”라고. 아마도 그것은 타쿠야를 향한 발언이 아닌 일본 정부를 향한 따끔한 충고가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 과거 문제를 덮으려고만 하지 말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그 피해 국가들에게 용서를 빌라는 의미이기도 했을 터.

 

제작진은 늘 장위안와 타쿠야의 긴장 관계를 웃음 포인트로 이끌어 내면서도, 양국이 앙금을 털어버리고 새로운 동반자적 관계를 이뤄나가기 위해선 젊은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그런 제작진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실수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일본의 과거문제 사과를 당당히 주장하던 장위안 앞에서, 이번 제작진의 기미가요 논란은 정말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같은 피해자인데 한 쪽에선 사과를 요구하고, 한쪽에선 역사를 망각한 채 ‘실수’라고 변명을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새삼,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이 너무도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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