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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속 허당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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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목받는 예능 프로그램 속 인기 캐릭터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잘 나고 멋진 모습이 아닌 미숙하고 부족한 면을 보일수록 시청자의 관심을 받는 다는 것이다.

 

‘짐꾼’으로 나섰지만 오히려 ‘짐’이 되어버린 tvN <꽃보다 누나>의 이승기, ‘구멍병사’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부족함 덩어리였던 MBC <진짜 사나이> 속 샘 헤밍턴, 그리고 최근 허당 캐릭터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KBS 2TV <1박2일>의 김주혁과 MBC <사남일녀>의 김민종까지. 이들은 모두 전문 예능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속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무언가를 척척 해내기보다는 어딘지 조금은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또 매번 실수를 연발하면서 ‘부족한 캐릭터’로서의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것이다.

 

 

 

 

실수해야 웃고, 부족해야 주목 받는다?

 

예능프로그램 속 ‘부족한 캐릭터’가 인기를 끄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무려 8년 전 MBC <무한도전>은 모든 멤버가 ‘평균이하’ 캐릭터를 앞세우며, 시청자와의 정서적 교감에 주력했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무모한 도전을 일삼는 이들에게서 시청자들은 스타의 화려함 대신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친밀감을 느꼈고, 이는 <무한도전>이 장수 프로그램으로 사랑받는 비결이 되었다.

 

초창기 <1박2일>을 논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이승기의 캐릭터가 ‘국민허당’이었음을 떠올려본다면, 예능프로그램에 있어 이 ‘부족한 캐릭터’는 이미 수년전부터 유효한 전략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예능의 대세라 할 만한 관찰예능에서는 이런 ‘부족한 캐릭터’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됨으로써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이런 캐릭터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만으로 긴장감을 불어 넣거나 사고를 일으키는 등 프로그램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배우들과 가수들의 예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점 또한 최근 예능에서 ‘허당 캐릭터’가 주목받는 이유다. 기존 예능인이 몸 개그를 하거나 실수를 연발할 땐 ‘설정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시청자가 김주혁과 김민종처럼 반듯한 이미지의 배우들이 허당끼 넘치는 모습을 보이자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실제로,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모습을 보이며 바보 캐릭터를 완성한 김주혁이나 뻔한 몰래 카메라에 당하는 김민종의 순수한 허당매력은 <1박2일>과 <사남일녀>의 시청률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실수 뒤 노력하는 ‘성장’이야말로 진짜 인기 비결

 

물론, <정글의 법칙> 속 김병만이나 <진짜 사나이> 속 장혁처럼 ‘에이스’ 본능을 가진 캐릭터가 사랑받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들은 ‘정글’과 ‘군대’라는 특별한 환경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인기 캐릭터로 안착했다. 하지만 이런 만능 박사 캐릭터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캐릭터가 존재할 때야 비로소 대비효과로 웃음을 만들어 낸다. 감탄이 재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글에 서툰 신입 부원의 실수가 필요하고,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구멍병사의 존재가 중요한 것이다.

 

 

 

 

멤버 교체를 통해 사실상 시즌2에 돌입한 <진짜사나이>가 한국말에 서툰 헨리를 프로그램에 투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16일 방영된 <진짜 사나이>는 사실상 헨리 특집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헨리의 엉뚱하고 어설픈 군생할 적응기가 방송 전반을 지배했다. 단 1회 출연 만에 ‘군대 무식자’라는 캐릭터를 완성하고 커다란 호응을 얻은 헨리를 보면, 왜 최근 예능프로그램에서 ‘부족한 캐릭터’를 내세우는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실수하고 사고를 일으킨다고 해서 시청자가 웃고 또 주목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부족한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이들이 단순히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 그 부족함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성장’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구멍병사 샘이 때때로 에이스의 면모를 보이고, 허당기 넘치는 김주혁이 뜨거운 눈물로 감동을 선사할 때, 프로그램의 맛은 더욱 깊어진다. ‘짐꾼’으로 나섰다가 ‘짐’으로 전락했지만,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발로 뛰는 이승기의 성장이 있었기에 <꽃보다 누나>는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건 바로 이 ‘부족한 캐릭터’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곧 완벽함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늘 ‘뭐든 잘해야 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의 심리적인 탈출구이기도 하다. 세상은 ‘엄친아(뭐든 잘하는 엄마 친구 아들)’를 원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시청자는 비록 느리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하는 예능 속 ‘부족한 캐릭터’에 동질감을 느끼고, 이들의 행동 하나에 울고 웃는 것이다.

 

앞으로도 예능 속 ‘부족한 캐릭터’의 활약은 계속 될 것이다. 지금은 비록 실수연발, 사고뭉치 캐릭터지만, 언젠간 한 뼘 훌쩍 성장해 있을 이들의 변화를 주목해보자.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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