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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연-임요환 단식 동참이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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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버킷 첼린지가 열풍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얼음물을 뒤집어 쓴 스타들의 근황이 언론과 인터넷을 도배한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참여자 수가 늘면서 루게릭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고, 기부금 역시 아이스버킷 첼린지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크게 쌓이고 있다고 한다. 의미와 결과가 좋다면, 그 안에서 발생하는 조그마한 잡음쯤은 얼마든지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이스버킷 첼린지 열풍을 보고 있자니, 불과 몇 개월 전의 일이 떠오른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터진 뒤 연예인들은 이번 아이스버킷 첼린지 만큼이나 ‘경쟁적’으로 기부에 나섰다. 적게는 1~2천만원에서부터 많게는 수억원까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연예인들의 기부 행렬은 끝없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언론의 경마식 보도로 인해 대중의 시선은 기부의 의미에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누가’, ‘얼마나’ 기부했는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다. 그로 인해 몇몇 연예인들은 비공식적인 루트로 기부를 하거나 금액을 밝히지 않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자 애썼다. 유가족의 슬픔에 공감하고,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고자 애쓰던 그 수많은 스타의 진심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 많던 세월호 기부 연예인들은 지금 ‘얼음물 샤워’에 여념이 없다.

 

 

 

 

김가연-임요환의 단식 동참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들 부부는 “아직도 세월호 희생가들, 유가족들의 슬픔이 많은 상황인지라 저희는 그분들께 미안하고 죄송스런 마음에 비록 짧지만 하루 단식에 동참하겠습니다”며, 노란색 종이에 자신들의 뜻을 밝혔다. 많은 연예인이 얼음물을 뒤집어 쓴 사진을 ‘인증’하는 과정에서 김가연-임요환 부부는 다른 의미의 도전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 부부는 또 “희생자들 그리고 유가족분들. 정말 미안합니다. 절대 잊지 않고 항상 기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며 세월호 사고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물론, 김가연-임요환 부부 외에도 세월호 유가족에게 힘을 보태기 위한 스타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4일간의 세월호 동조단식을 종료하고 27일 병원에 입원한 가수 김장훈이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가수 이승환 역시 공연전까지 동조단식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류승완 정지영 장준환 등 영화인 20여명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영화인모임’을 만들고 지난 9일부터 릴레이 단식에 들어간 바 있다.

 

 

 

 

흥미로운 건, 평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온 바 있는 이른바 ‘소셜테이너’와 달리 김가연-임요환 부부는 그동안 사회적 발언을 통해 주목받은 바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선행에 앞장서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적·사회적 문제에 있어 소신을 밝히거나 혹은 개인의 주장을 앞세운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들 부부의 동조 단식은 더욱 눈길이 쏠린다.

 

비록 하루만 참여하는 일일 단식이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의미다. 여전히 세월호 유가족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부부가 보여준 “잊지 않겠다”는 한 마디는 그 어떤 행동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정말로 좋은 일에 함께하고 싶다면, 그리고 여전히 힘들어하는 세월호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이제부터라도 하루 단식, 혹은 한 끼 단식에 동참하는 것은 어떨까. 세월호 기부금을 쾌척한 그 수많은 연예인이 릴레이 단식을 함께 해 준다면, 이보다 세월호 유가족에게 힘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부 연예인의 경우에는 단식에 동참하는 거 자체가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어 부담스러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런 부담은 별로 중요치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중요한 것은 행위가 아니라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명이 동참하면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가 될 수 있지만, 백명, 천명이 동참하면 이미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를 넘어선 상식적인 행위로써 다가 올 것이다. 보다 많은 연예인이 그리고 시민들이 세월호 유가족 뜻에 힘을 보태, 진상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정치적인 주장을 뛰어넘어 상식적인 일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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