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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굽쇠 조안, 노개런티 보다 빛났던 그녀의 용기와 고백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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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굽쇠 조안, 노개런티 보다 빛났던 그녀의 용기와 고백

 

위안부 할머니들을 소재로 한 영화 ‘소리굽쇠’가 오는 30일 개봉한다. '소리굽쇠'는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써, 감독과 배우 등 출연진과 제작진 전원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화는 추상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조안, 김민상, 이옥희 씨가 출여한다.)

 

직업배우가 노개런티로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다. 영화라는 작업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수개월 동안 진행되는데, 그 기간 동안 출연료 한 푼 받지 않고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붓는 것은 크나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나리오가 좋고 영화의 작품성이 뛰어난다 하더라도, 배우입장에서는 단지 선의나 의리 혹은 사명감만을 가지고 작품을 선택하기란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현실적 문제가 만만치 않다.

 

 

 

 

때문에 노개런티로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결정은 박수 받아 마땅하고, 또 이들의 재능기부가 널리 알려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영화 소재의 특성상 흥행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적어도 이들의 노개런티 출연이 화제가 되어 홍보가 된다면, 그것만으로 영화의 의미가 많은 이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영화에서 '위안부' 할머니의 손녀 향옥 역할을 맡은 배우 조안은 연기와 함께 OST, 그리고 직접 손글씨로 영화 크레딧을 장식하는 데에도 일조했다고 한다. 영화의 기획 취지에 공감해 제작 단계부터 흔쾌히 노 개런티로 임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그녀의 연기 인생에 있어 그리고 배우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하나의 큰 변환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런 의미있는 영화에 노개런티로 출연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사실 배우 조안이 더 빛났던 이유는 바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그녀의 역사의식이 아닐까 한다.

 

지난 23일 진행된 ‘소리굽쇠’ 언론 시사회에서 그녀는 “사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부끄럽게도 그렇게 많이 알고 있지 못했다”며, 영화를 찍기 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사연을 잘 몰랐던 자신에 대해 고백했다. 이어 그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알고 있는 그 정도의 관심만 있었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할머니들을 만나 뵙고 조금 공부를 했다”며 “우리나라의 역사가, 아픔이 있는 과거로 끝난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 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그게 현실적으로 와닿았다. 촬영하면서 많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따지고 보면 어디 그녀만의 문제일까. 우리는 평소 위안부 문제를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정작 그 책임을 가해자인 일본에게 떠넘기기 급급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역사를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는 소홀하기 그지없었다. 또, 위안부 문제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닌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역사’임을 쉽게 놓치곤 한다.

 

영화에 출연하기 전까지 위안부 문제에 큰 관심이 없었던 배우 조안은 ‘소리굽쇠’ 출연을 계기로 이 문제를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기억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을 전환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의 용기 있는 결심과 고백은 어쩌면 노개런티 출연이라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소중하고 의미 있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와 보상을 받아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명백한 우리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또 지금도 힘들어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자국 내에서 제대로 된 역사청산 조차 못하면서 일본만을 향해 손가락질 하는 것은 어쩐지 너무 비겁해 보인다.

 

'위안부' 피해자를 소재로 한 첫 번째 극영화인 ‘소리굽쇠’가 역사라는 이름 앞에 한없이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도 커다란 위로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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