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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키즈 예능’…이대로 괜찮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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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예능을 설명하는 가장 핫한 키워드는 바로 ‘힐링’이었다. ‘착한 토크쇼’, ‘착한 예능’, ‘착한 MC’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예능을 소비하는 대중의 취향은 과거와 분명 달라졌다. 폭로와 독설보다는 치유와 공감을 원했다. 심지어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처럼 ‘힐링’이라는 단어를 노골적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이 등장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흐름은 2013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바뀐 게 하나 있다면 아이들이 프로그램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뿐이다.

 

2013년 예능은 ‘힐링’이라는 넓은 범주 안에서 ‘키즈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 ‘키즈 예능’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동화 같은 감성에서 치유를 받으려는 어른들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다. 또한 미리 짜 논 대본과 연출이 아닌 연기자들의 자연스런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간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도 있다. 어찌됐든 아이들이 대세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너도나도 ‘키즈 예능’…TV만 틀면 아이들이 나온다

 

벌써 횟수로 5년째, SBS <붕어빵>은 ‘키즈 예능’의 대부격이라 할만하다. 그동안 많은 아이들이 <붕어빵>을 통해 데뷔했고, 끼를 인정받아 CF와 드라마로 진출하기도 했다. 염경환의 아들 염은률, 박찬민의 딸 박민하는 <붕어빵>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라 할만하다.

 

사실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그 어떤 예능도 따라할 수 없는 독보적인 영역에 속한다. 과거 <GOD의 육아일기>나 <전파견문록>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워낙 독보적인 프로그램이다 보니 따라할 엄두가 안 났던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이 장르로 발전하지 못하고 하나의 프로그램에 머문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런데 MBC <일밤>의 구세주로 떠오른 <아빠! 어디가?>가 그 벽을 허물었다. <붕어빵>과 <1박2일>을 더하고, 스튜디오에 머무르던 아이들을 데리고 야외로 나갔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더불어 ‘키즈 예능’이 본격적인 장르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 3주 만에 두 자리수 시청률을 목전에 두자 KBS <해피투게더>는 겨울방학 특집으로 아이들을 초대했으며, SBS는 한발 더 나아가 자사 인기프로그램인 <정글의 법칙>을 아이들 버전으로 만들 계획까지 세웠다. 너도 나도 ‘키즈 예능’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한 케이블 방송사에서는 아예 대놓고 6세~14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보컬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다. 이제 TV만 틀면 아이들이 나오는 시대다.

 

 

 

 

 

‘키즈 예능’은 또 다른 판타지…징후는 벌써 나타났다

 

문제는 이 ‘키즈 예능’의 붐이 ‘힐링 열풍’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점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각본과 연출에 염증을 느낀 대중은 ‘리얼버라이어티’로 눈을 돌렸고, 폭로와 독설 대신 치유와 공감을 내세운 ‘착한 예능’에 지지를 보냈다. 그리고 지금의 ‘키즈 예능’은 ‘리얼버라이어티’와 ‘착한 예능’의 '교집합' 인 셈이다.

 

하지만 때 묻지 않은 아이들의 모습에서 위로를 얻고, 정형화되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의 생각에서 재미를 찾는 것은 사실 또 다른 ‘판타지’에 다름 아니다. 만약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방송에 노출되면서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른들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어 의도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그 즉시 대중은 “아이들이 변했다”고 손가락질 할 게 분명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미 그 징후는 나타나고 있다. <강심장>과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박민하의 입에서 스캔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돈에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일부 대중은 아이가 “순수함을 잃어 버렸다”고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방송이라는 것이 이미 ‘어른들이 세계’인데, 그 어른들의 세계에 아이들을 불러놓고 자꾸만 ‘아이들의 세계’를 보이라고 강요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자신이 출연한 TV를 보고, 자신에 대한 대중의 평가를 글로 읽는다. 순수함의 상실은 시간문제다. 그걸 오롯이 아이들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키즈 예능’ 자체가 ‘사상누각’이다. 왜냐하면 초등학교 학생들 꿈 1순위가 ‘연예인’으로 꼽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순수함을 잃어버린 건 누구의 책임인가?

 

 

 

그렇다면 남은 것은 하나. 자신이 방송에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어린 아이들을 섭외하는 길 뿐이다. ‘키즈 예능’에 출연하는 아이들의 연령대는 점점 더 낮아져 급기야 ‘베이비 예능’이 되고 말 터. ‘키즈 예능’이 2013년을 점령하기 전 이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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