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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로맨스에 기대는 <아이리스2>의 아니러니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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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 대한 평가는 어디에 더 중점을 두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절대적 기준’을 논하기가 어렵다. 시청률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잘 만든 드라마라 말하기 어렵고, 반대로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실패한 드라마라 낙인찍는 것도 위험한 발상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 가지 만큼은 분명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그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의 여부다. 가령, 의학드라마에서 시청자가 기대하는 부분은 촌각을 다투는 응급의료현장을 얼마나 리얼하게 그려내는지, 그리고 병원을 둘러싼 의사들의 권력관계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등이다. <골든타임>과 <브레인>, <하얀거탑> 등이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데에는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파악하고 있었다는 데에서 첫 번째 성공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굳이 장르드라마가 아니더라도, 시청자는 어떤 배우가 등장하는지에 따라 그리고 누가 극본을 쓰고 누가 연출을 하는지에 따라 저마다 그 드라마에 대한 기대치를 달리 갖는다. 때문에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 드라마만이 갖는 경쟁력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시청자가 그 드라마를 통해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제대로 된 ‘항해’를 해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시청률 하락’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되고, 아무리 좋은 배우를 섭외하고 제작비를 많이 쏟아 부어도 특별한 ‘임팩트’를 남기지 못하게 된다. 그저 그런 드라마로 남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종영까지 3회만을 남겨두게 된 KBS <아이리스2>는 애초 시청자의 ‘니즈(욕구)’를 잘못 파악한 대표적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아이리스2>가 첫 방송을 타던 날에 SBS에서는 송혜교와 조인성을 앞세운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를 시작했는데, 어처구니없게도 <아이리스2>는 <그 겨울>에 맞서 장혁과 이다해의 로맨스를 스토리의 중심으로 끌고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결과는 너무도 처참했다. <그 겨울>은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함은 물론, 송혜교와 조인성의 연기에 대한 극찬, 그리고 연출과 극본까지 모든 분야에서 호평을 받으며 종영했고, <아이리스2>는 지난주 첫 선을 보인 MBC <남자가 사랑할 때>에게 마저 뒤지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남자가 사랑할 때>가 뻔하고 뻔한 네 남녀의 치정멜로극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이리스2>가 선택한 로맨스 전략이 얼마나 어리석은 선택이었는지는 보다 더 명확해진다. 애초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라면 이른바 ‘비주얼 커플’로 불리운 송혜교와 조인성을 보러 <그 겨울>로 떠나버렸고, 이후에는 익숙한 장르의 <남자가 사랑할 때>를 선택하지, 굳이 특수요원 복장을 입고 사랑을 나누는 <아이리스2>를 시청하지는 않는 다는 것이다.

 

 

 

 

게다가 <아이리스2>의 장혁과 이다해는 벌써 세 번째 호흡을 맞출 정도로 시청자에게는 별다른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커플이다.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이라는 것은 감정이입이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장혁과 이다해 커플은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부터 식상하다는 지적이 앞섰다. 당연히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한 감정이입이나 기대감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줄기차게 두 사람의 로맨스를 극의 중심으로 끌고 들어온 뒤, 여기에 출생의 비밀과 삼각관계를 덧칠하면서 이 드라마 본연의 첩보 액션을 희석시키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거기에 전작을 뛰어넘지 못하는 어설픈 스토리 라인과 과도한 PPL까지 겹치면서 끝내는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결국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종영을 불과 3회 앞둔 이 시점에서도 제작진은 장혁과 이다해의 ‘비극 멜로’를 앞세워 시청자의 관심을 붙들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엇나갔던 두 사람의 운명을 빨리 제자리에 돌려놓고, 이제는 멜로가 아닌 아이리스 조직에 맞서는 NSS요원들의 활약상을 그려내야 함에도 불고, 여전히 드라마는 장혁과 이다해의 만남을 불발시키면서 두 사람의 안타까운 멜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심지어 아이리스 제작진은 “종영을 앞두고 정유건과 지수연의 비극 로맨스와 유건과 백산의 비극 부정을 부각, 시청자들에게 극적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고 전하고 있다. 극 초반 시청자를 떠나게 만들었던 두 가지 요인, 바로 장혁과 이다해의 멜로와 출생의 비밀 코드를 극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로맨스 때문에 끝내 ‘2인자’의 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드라마가 결국은 또 다시 로맨스에 기댈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이게 바로 170억의 대작<아이리스2>의 현주소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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