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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왜 ‘밀리언셀러’가 되었나?

살아가는 이야기/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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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조의 개혁과 시스템의 변화를 외면한 채,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이른바 ‘자기개발서’ 종류의 책이 갖는 한계를 지적하는 비판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책이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은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일례로, 100만부를 돌파하여 ‘밀리언셀러’로 기록된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한 서평이나 리뷰를 살펴보자. 이 책에 대한 비판의 줄기는 김난도 교수의 ‘위로’가 지나치게 현실을 외면하고 있으며, 이 시대 아픈 모든 청춘에게 적용될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론에 가서는 “위로받고 싶어 책을 읽었지만, 전혀 위로가 되지 못했다”로 귀결된다. 그런데 이는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른바 ‘자기개발서’는 사회구조개혁론이 아니다. 저자 개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삶의 철학이나 인생의 방향을 많은 이들과 공유하고, 또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기 위해 쓴 ‘목적’이 명확한 책이라는 것이다.

 


물론, 숱하게 쏟아져 나오는 ‘자기개발서’ 가운데서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책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를 바꾸자”, “시스템을 바꾸자”는 당위론적인 설득보다 때로는 “긴 안목으로 천천히 걸어가자”는 ‘비현실적인’인 이야기가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이다.

 





이 시대 현실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바로 ‘아픈 청춘’들이다. 이들에게 현실을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고,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오히려 ‘아픈 청춘’에 대한 기만이다.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래서 현실을 개혁하고 싶은 열망도 누구보다 큰 이들은 때론 상처받고 때론 현실과 타협하더라도, 이들 삶의 주체는 이들 자신이어야 한다.

 


현실을 바꾸기 위해 투표용지에 몇 번을 찍고, 토익책을 내려놓고 짱돌을 들으라고 주장할 순 있지만, 그것이 명분이 돼서 강요로 이어지면 곤란하다. 물론, 강요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런 의미있는 작업은 다른 장르의 예술·문화분야에서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으며, 또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도 있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용기를 갖고, 꿈을 포기하지 말라고 속삭이는, 자기 개발서의 어쩌면 ‘뻔한 위로’는 너무도 당연하다는 의미에서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가정에서 아빠와 엄마의 역할이 다르듯, 다른 시각에서 보면 이해 못할 것도 없다.

 


원래 ‘주장’과 ‘속삭임’은 표현 방식에서부터 담아내는 내용도 다른 법이니까 말이다.

 


때문에 ‘속삭임’을 듣고 싶어 선택한 책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비판하는 자는 바로 이 ‘속삼임’에 대한 효과에 대해 전혀 무지한 자이거나 혹은 ‘사회모순’에 대해 어설프게 공부한 뒤 ‘시스템의 개혁’이야말로 ‘만병통치약’ 쯤으로 생각하는 얼뜨기인데, 전자가 되었든, 후자가 되었든, 어쨌든 논의를 진행시키기에는 한참이나 부족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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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막막해지면 이른바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로 갈린다. 우선, 어려운 현실을 ‘어렵지 않다’고 왜곡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현실이 어려워야 자신들에게 이득이 되는 부류다. 흔히 말하는 기득권층이다.

 


또 다른 부류는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는 이들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대안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양하다. 의견이 쉽게 모아지지 않는다. 언론, 교수집단 등 우리가 ‘지식인’이라고 부르는 이들이 그렇다.

 


문제는 그 두 부류 모두 직접적으로 현실을 ‘어렵다’고 느끼지 않는데 있다. 어려운 현실을 살아가는 ‘나’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내 마음을, 내 생각을, 내 꿈을 이야기해주는 목소리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비록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부족하더라도, 조금이나마 내 생각과 내 마음과 내 꿈을 지지해주는 ‘자기 개발서’를 펼쳐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개발서’가 잘 팔리는 현상은 비판 혹은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오히려, 함께 생각해볼 문제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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