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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효리, 자기모순에 빠진 황당한 조언 아쉬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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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자신감이라면 상관이 없는데, 제가 볼 때는 살면서 상처를 많이 받으신 거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 상처를 감싸기 위해 자신 있는 척 하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한번 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봤으면 좋겠어요.”

 

이는 10일 방영된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 게스트로 출연한 이효리가 100kg가 넘는 한 여성에게 건넨 조언이다. 이 여성은 160cm에 100kg가 넘는 고도비만이었지만, 누구보다 넘치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실에 아주 만족해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뚱뚱해서 남자나 제대로 만나겠냐’는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 남자친구와는 3년 넘게 사귀는 중이라고 한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누구보다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보였다.

 

하지만, 이 여성의 언니는 동생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걱정이라며 <안녕하세요> 문을 두드렸고, “주변에서 동생의 몸을 보며 손가락질하는 것을 참을 수 없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MC들 역시 언니의 고민에 동감하며, 동생이 왜 살을 빼려 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심지어 100kg가 넘는 몸무게에도 불구하고 대체 어디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는 것인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그 자신감이 진짜 자신감이 아닌 거 같다. 내면을 들여다 보라”는 이효리의 추측성 조언이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인이 괜찮다는데도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 탓에 졸지에 이 여성은 삶에 대한 자신의 만족도를 의심받는 처지에 놓였고, MC들은 자기위안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마치 ‘뚱뚱한 사람은 자신감을 가져서는 안된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뚱뚱한 사람이 자신감을 가지면 가짜 자신감이고, 날씬하고 예쁜 사람이 자신감을 가지면 진짜 자신감일까?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억지란 말인가.)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부분은 바로 자신의 자작곡 ‘미스코리아’를 통해 외모보다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이효리가 오히려 외모지상주의의 시선으로 이 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낸 ‘미스코리아’를 통해 이효리는 인기나 명예에 연연하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며, 특히 “명품 가방이 날 빛내주나요 예뻐지면 그만 뭐든 할까요”라는 가사를 통해 명품과 성형수술에 의존하는 여성들의 잘못된 관념을 꼬집기도 했다. 과거의 자신 혹은 뭇 여성들을 향해 더 이상 겉모습에 집착하지 말자고 조언한 것이다.

 

 

 

이 여성에 대한 이효리의 조언이 아쉽게 느껴진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왜냐하면 노래를 통해서는 겉모습에 집착하지 말자고 강조해 놓고 뚱뚱한 여성에게 당위적으로 살을 빼라고 강요하는 것처럼 비췄기 때문이다.

 

물론 100kg이 넘는 고도비만 여성의 경우 고혈압을 비롯하여 각종 성인병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척추 질환 등 각종 건강상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살을 빼야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당연히 조금 더 ‘건강한 삶’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뚱뚱해서 사람들에게 상처받거나 이성들로부터 인기가 없거나 아니면 여성스러운 옷을 입지 못해 살을 빼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본인의 의사를 무시한 강압적인 조언에 다름 아니다. 게다가 이 여성은 사람들의 시선보다는 본인의 만족을 더 우선시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여성의 자신감을 ‘가짜 자신감’이라고 의심하는 자체가 또 다른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이효리와 MC들은 간과한 것이 아닐까 싶다.

 

 

 

 

차라리 이효리가 이 여성의 자신감이 보기 좋다며,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에 신경 쓰되 지금처럼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 살아가라고 조언했다면 어땠을까? 훨씬 공감되는 조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본인이 노래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조언을 건네 이효리. 그녀의 자기모순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껴진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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