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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모 비교, 현실 반영한 씁쓸했던 방송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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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외모도 능력이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쓰이고 있다. 외모를 경쟁력으로 삼는 연예계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외모를 하나의 ‘스펙’으로 당연시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는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는다. 더 예쁘게 보이기 위해 피부과와 성형외과를 찾고, 더 날씬해지기 위해 헬스장을 찾는다. 무한경쟁의 시대, 이젠 외모마저 무한경쟁을 펼쳐야 하는 시대다.

 

문제는 외모를 가꾸는 열풍이 지나친 스트레스와 때로는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으로 발생한다는 데 있다. 이는 본인의 만족을 위한 성형이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외모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타인과 나를 비교하면서 불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주위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고 또 서로를 비교하려는 잘못된 풍토가 자리 잡고 있다. 학생 시절에는 ‘몇 등인지’ 비교당하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연봉이 얼마나 되는지’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또 비교한다. 남보다 뒤처지면 왠지 패배자인 것 같고, 남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서 안정감을 찾는다. 그 과정에서 다양성과 개성은 실정되고, ‘줄 세우기’식 평가만 만연한다.

 

 

 

 

22일 방영된 KBS 2TV <전국고민자랑-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 외모와 관련된 고민이 2개나 등장한 것은 바로 이런 우리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이 먼저 느껴졌다.

 

먼저 한 남성 출연자의 경우 못생긴 친구가 적반하장 식으로 자신에게 못생겼다고 한다며 친구와 자신 중 누가 더 못생겼는지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10년 넘게 서로의 외모를 가지고 싸웠다는 이 친구들은 현재 결혼까지 해서 한 가정을 꾸렸음에도 여전히 서로의 얼굴을 문제 삼으며 철없는 행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급이야 이 둘은 방송에서 누가 더 못생겼는지에 대한 실시간 투표를 받았고, 두 사람의 외모는 예능의 재미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춘기 청소년도 아니고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서 여전히 서로의 외모를 지적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굳이 ‘누가 더 못생겼냐’를 두고 투표를 벌이는 모습은 어이없게 다가왔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예쁜 동생 때문에 평생 비교를 당하고 살았다는 언니가 등장해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녀는 “동생이랑 완전히 다르게 생겨서 사람들이 '동생은 예쁜데 너는 못 생겼냐'며 수근 거린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외모에 더 민감한 여자가 그것도 자신의 친동생과 비교당하며 손가락질 받았다고 하니 그 고충이 오죽했으랴 싶었다.

 

심지어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에서 동생보다 못 생겼다는 이유로 나가란 말을 듣기도 했으며, 좋아하던 남자가 동생이랑 사귀는 것을 목격하기도 했다고 한다. 동생에 비해 외모가 부족하다는 콤플렉스가 그녀의 자존감을 무너뜨렸고 그 탓에 자신감마저 상실한 그녀의 모습은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듯 했다.

 

 

 

 

사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미디어가 제공하는 왜곡된 이미지에 노출돼오면서 건강한 아름다움 보다는 배우와 모델들이 제시하는 美의 기준을 따르는 경향이 크다. 어린 세대일수록 이런 경향은 크게 나타나며, 외모에 대한 지나친 강박과 관심을 성형수술을 통해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콤플렉스를 극복한다면 다행이겠지만, 미디어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외모와 미에 대한 잘못된 기준과 우리 사회에 만연한 ‘비교 의식’이 존재하는 한 성형 이후에도 만족을 얻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이날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게스트 임시완(제국의 아이들)이 외모 비교로 인해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출연자에게 그럴듯한 조언을 해줬다는 점이다. 임시완은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다 예쁘거나 잘생긴 건 아니”라며,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외모보다 더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불만족을 느낄 경우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될 텐데, 그걸 또 비교당해야 한다면 정말 얼마나 고민이 될까? 결국엔 외모지상주의라는 것도 이 ‘비교문화’가 만들어낸 왜곡된 현상이 아닐까 싶다. 우리의 현실이 여전히 이 정도 수준밖에 되지 않음을 보여준 <안녕하세요>가 씁쓸하게 느껴진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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