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프리티랩스타2 효린, 그녀의 가능성은?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다

“효린이 왜?? 보라고 아니고??”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시스타 멤버 효린이 출연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런 반응을 보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프로그램은 말 그대로 ‘랩스타’를 발굴하는 것인데, 지금껏 대중은 효린의 랩을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이돌 내에서 독보적인 보컬 실력을 자랑하는 그녀가 보컬 경연이 아닌 랩 경연에 참가한다고 하니 의아한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한 일.

그런데 이에 대한 효린의 반응이 재미있다. 엠넷이 공개한 티저영상에서 효린은 “잘 할 수 있다. 실력으로 지적을 듣는 건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보여드리고 싶다”며 세간의 우려에 정면으로 맞섰다.

개인적인 예상에 불과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효린은 꽤 괜찮은 랩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티저 영상에서 잠깐 보여준 랩에서 볼 수 있듯, 우선 그녀는 목소리 톤이 좋고, 랩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딜리버리(가사 전달력)가 뛰어나다. 무대 경험도 많고 표현력도 뛰어나니 아마 최하위로 탈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려되는 게 있다면, 랩퍼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감각적인 랩핑(가사를 쓰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다른 래퍼와 차별화된 그녀만의 플로우(흐름)로 랩을 끌고 나갈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솔직히 이 부분에 있어선 그리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

<언프리티랩스타2>에 효린이 참가했다는 사실이 재밌는 건, 시스타 내에 랩을 담당하는 보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인 보컬이 효린이 낙점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원더걸스에서 랩을 하는 유빈이 참여한 것과 비교해 봤을 때, 분명 자연스럽지 못한 일이다. 만약, <언프리티랩스타2>에서 효린이 괜찮은 랩실력을 보여 준다면 보라는 어떻게 될까? 팀내 래퍼보다 랩을 더 잘하는 메인보컬. 그건 보라에게나 시스타에게나 썩 좋은 결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결국 시스타 멤버 구성은 단순한 비즈니스 전략차원에서 이뤄졌거나 혹은 구색 맞추기용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시스타 내에서 보라의 입지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반대로 한번 가정해보자. 이 프로그램에서 효린이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랩실력을 보여주고 굴욕을 당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그녀의 참가는 결국 프로그램을 띄우기 위한 마케팅이었을 뿐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다. 효린 역시 부족한 실력에도 불구 인기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제작진은 ‘효린의 용기있는 도전’ 정도로 아름답게 포장하겠지만, <언프리티랩스타2>가 단순한 도전 프로그램은 아니라는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느껴진다.

결국 효린은 잘해도 걱정, 못해도 걱정이다. 그녀의 출연 자체가 화제를 모으며 <언프리티랩스타2>를 홍보하는데 있어 큰 기여를 했지만, 막상 방송이 시작되면 그녀의 ‘롤(역할)’은 이제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래퍼로 전향할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시스타가 앞으로 힙합걸그룹으로 변신할 것도 아닌데, 왜 효린을 굳이 랩경연에 밀어 넣은 것일까. 그 이유를 찾자면, <언프리티랩스타2>야 말로 철저하게 기획된 비즈니스 쇼프로그램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