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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나르샤 종영, 드라마가 전한 정치의 의미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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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나르샤 종영, 드라마가 전한 정치의 의미 


50부작이라는 기나긴 여정에 마침내 마침표가 찍혔다. 지난 6개월간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나르샤(이하 육룡)>가 마침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방원(유아인 분)은 조선의 제3대왕에 즉위했고, 분이(신세경 분)는 자신을 따르는 백성들과 함께 섬으로 들어갔다. 이방원을 떠났던 무휼(윤균상 분)은 이도(훗날 세종대왕)를 지키는 호위무사로 다시 돌아왔다.

 

제작 당시부터 <뿌리깊은 나무>의 프리퀄로 그 시작을 알렸고, 또 역사가 스포인 까닭에 별다른 반전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이 드라마의 마지막 회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왜냐하면,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공천 파음으로 얼룩진 우리 정치현실에 반추해볼 때,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삼봉(정도전 분)의 입을 빌어 정치란 나눔이라고 정의한 바 있는 <육룡>2250회에서 다시 한 번 이도(남다름 분)를 통해 정치는 나눔이요 배분이라고 역설했다. 누구에서도 거둬 누구에게 나눠줄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 바로 정치의 본질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정치가 정말 나눔이라면, 이는 그리 어렵지 않다. 많이 가진 자에게 거두어 덜 가진 자에게 나눠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덜 가진 자에게 온갖 명목으로 거두어 가고, 심지어 그것을 제대로 나누어 주지도 않는다. 이는 국민들의 정치 불신과 낮은 투표율과 무관하지 않다.

 

애초에 위정자들이 나눔과 분배라는 철학에 맞게 정치를 펼쳤다면, 많이 가진 자에게 거두어 덜 가진 자에게 나눠줬더라면, 지금과 같은 정치 불신, 정치 혐오란 정서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육룡>의 마지막 회가 돋보인 것은, 끝까지 백성을 중심에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어 섬에서 나온 분이가 목격한 것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한글을 백성 누구나가 쉽게 배우는 모습이었다. 단 열흘만에 백성 누구나 글자를 깨우칠 수 있다는 사실에 분이는 충격을 받았다. 그건, 조선이라는 새 나라를 계획하고 건립한 정도전조차 생각하고 시도하지 못했던 일이기 때문이다.

 

백성이 조선의 근간이라고 강조했던 정도전조차 정치의 중심은 사대부가 되어야 한다는 한계를 보였다. 백성은 생산을 담당해야 한다고, 글자를 배우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열흘 만에 글자를 깨우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백성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다. 사대부만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백성 누구나가 정치의 중심에 들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본다면, 왜 사대부가 한글 반포에 반대했는지도 쉽게 이해가 간다. 글이 곧 권력이던 시대에, 글자를 창제했다는 것은 권력을 나누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여러 대신들의 반대에도 불구 한글을 만들어 백성 누구나가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태종이 물었던 이도만의 조선은 곧 사대부가 중심이 되는 나라가 아닌, 백성이 중심이 되는 나라였던 것이다.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은 바로 왕도 아니고 권력자나 정치인도 아닌 백성이라는 점은 당연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희생이 있었고, 또 숱한 우여 곡절을 거쳐야만 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많은 정치인들이 국민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정치가 나눔인지, 그들의 마음속에도 애민정신이 녹아있는지는 확답할 수 없다. 장담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이제 더 이상 백성 아니 국민은 어리석지 않다는 점이다.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누가, 국민을 위한 진짜 정치를 할 수 있는지 이제 우리가 선택할 차례다. 조선이라는 새 나라를 꿈꿨던 여섯용이 떠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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