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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윤민수-윤후 부자, 질투 날 정도로 다정했던 장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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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자전거를 배울 때의 일이다. 처음으로 타 본 두발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 몇 초 만에 기우뚱 거리며 넘어지기 일쑤였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뒤에서 자전거를 잡아주면 그때서야 조금씩 전진하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뒤에서 아버지가 자전거를 잡아줄 것임을 믿고 열심히 페달을 돌리다 보면 어느새 아버지는 손을 놓고 구경 중이셨고, 불현 듯 겁이 나 균형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무릎에 멍이 들고 손이 까지면서 자전거를 배웠고, 어느 순간에는 아버지가 자전거에서 손을 뗀 뒤에도 홀로 몇 십 미터를 달렸다. 그때의 짜릿함이란….

 

7일 방영된 MBC <아빠! 어디가?>에서 수영을 배우던 윤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새삼 초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두발 자전거를 익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것은 아마도 손을 놓지 않을 것처럼 약속 해놓고 윤후 혼자서 수영을 하도록 계속 배신(?)한 아빠 윤민수의 모습에서 마치 자전거를 잡아 줄 것처럼 해 놓고 번번이 손을 놓았던 아버지의 모습이 오버랩 됐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자전거가 됐든, 수영이 됐든,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무언가를 배운 적이 있는 시청자라면 아마도 이날 방송을 보고 한동안 추억에 잠겼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윤민수-윤후 부자가 보여준 수영 학습은 질투(?)가 날만큼 다정했고, 세상 누구보다 사이좋은 아빠와 아들의 모습이었다. 오죽하면, 윤민수가 윤후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는 모습을 보고 있던 이종혁이 “부럽다”며 속마음을 표현했고, 송종국의 딸 지아 역시 수영을 배우겠다며 물속으로 뛰어갔을까. 그만큼 윤씨 부자의 수영 학습은 시청자는 물론이거니와 다른 가족들에게까지 부러움의 대상이 될 만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날 <아빠! 어디가?>는 덕유산 월성계곡을 찾아 물놀이와 캠핑을 즐기는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빠와 아이들은 한데 어우러져 계곡물에 몸을 던졌고, 발이 다쳐 물놀이를 할 수 없었던 준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신나게 물장구를 치며 놀았다.

 

이때 윤민수는 아들인 후에게 수영을 가르치기 위해 일부러 수심이 깊은 곳으로 이동했고, 후는 아빠의 손을 잡고 발을 동동 굴리며 마치 수영선수가 된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윤민수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바로 후가 혼자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의 손을 뿌리 친 것이다. 아빠가 손을 놓을 때마다 후는 균형을 잃고 물속으로 들어갔고, 그때 마다 윤민수는 다시 후를 꺼내 들었다.

 

화가 난 후는 “놓지마!!”라고 소리도 질러보고, 윤민수 품에 안겨 물을 아빠 얼굴에 튕기며 소심한 복수(?)를 펼쳤지만, 윤민수의 스파르타식 수영 강의는 계속됐다. 반복해서 후의 손을 잡았다 떼었다 하며, 후가 홀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꼬르륵~’ 물에 몸이 잠기며 물 먹기를 몇 차례. 허우적거리던 후는 마침내 혼자서 손과 발을 파닥거리며 물에 동동 떴고, 심지어 앞으로 나아가기까지 했다. 제대로 된 자세도 아니었고, 그저 살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았지만, 마침내 후는 ‘개헤엄’을 마스터 할 수 있었다. 후가 홀로 물에 뜨는 순간 마치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전거의 페달을 돌리던 그 옛날의 성취감과 짜릿함이 전해졌고, 환하게 웃는 윤민수와 윤후의 모습에서는 정말로 행복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제는 아버지의 도움 없이 자전거도 타고, 수영도 하며, 홀로 생계까지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부모님의 울타리가 그리운 것은 이날 윤민수-윤후 부자가 보여준 환한 미소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자전거에서 손을 떼면서 아버지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조그만 아들 녀석이 자전거를 배우겠다며 넘어지는 모습에서 속은 또 얼마나 까맣게 타들어갔을까. 그럼에도 홀로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기에 조금씩 성정하고 독립해 나가는 자녀의 뒷모습을 그렇게 말없이 지켜봐줬던 것은 아닐까?

 

물이 무서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던 후와 그런 후에게 끝까지 용기를 심어주며 응원했던 아빠 윤민수. 이 윤씨 부자를 통해 시청자는 세상 모든 부모와 자녀의 모습과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질투 날 만큼 다정했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새삼 울컥했던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니었을 터. 이래서 다들 “윤후”, “윤후” 하는가봉가?!!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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