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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은가은, 금수저 사회에 날린 통쾌한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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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은가은, 금수저 사회에 날린 통쾌한 반전

 

최근 우리 사회는 ‘금수저’ 논란이 뜨겁다. 활시위를 당긴 것은 연예인 2세의 방송 출연과 ‘무임승차’ 논란 등이었지만, 사실 그 기저에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불만과 불편한 정서 등이 녹아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자본은 자본을 대물림하고, 권력은 권력을 대물림하는 사회에서, 실력 하나만 가지고 성공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 계층이동의 사다리는 갈수록 더 좁아지고, 개천에서는 더 이상 용이 나지 않다보니, 일반 대중의 절망이 연예인 가족의 ‘방송 대물림’을 향한 극한 분노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 사회가 그동안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웠다면, 이런 ‘금수저’ 논란은 애초에 생겨나지도 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지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다는 설정,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도 있었던 MBC <복면가왕>이 지금처럼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금수저’ 논란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중들의 어떤 요구가 담겨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건, <복면가왕>이라는 무대는 과거가 무엇이든,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오로지 실력 하나만으로 겨루고, 또 평가받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무명의 가수였던 은가은이 25일 방송에서 가왕 결정전 후보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복면가왕>에서는 그 어떤 ‘대물림’, 그리고 ‘금수저’가 통하지 않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가왕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녀는 8명의 도전자 중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 가왕에 도전장을 내밀만큼 남다른 매력과 실력을 보여줬다.

 

 

 

 

사실, ‘꼬마마법사 아브라카다브라’의 복면을 쓴 그녀가 자그마한 체구로 무대에 올랐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아이돌 멤버 중 하나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간 수많은 아이돌 멤버가 <복면가왕> 무대를 통해 ‘재발견’ 되었듯, 에너지 넘치는 무대를 보여준 은가은 역시 퍼포먼스형 그룹의 숨겨진 보컬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복면을 벗었을 때, 시청자는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패널 모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아이돌도 아니었을 뿐더러,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가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은가은이라는 이름이 공개됐을 때조차 그녀가 누구인지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영화 '겨울왕국'의 OST인 'Let it go'(렛잇고)를 부른 영상으로 화제를 낳았던 SNS 스타”라는 MC 김성주의 부연 설명이 어어진 뒤에야 몇몇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수를 보내는 정도였다.

 

 

 

 

방송 후 일각에서는 “복면을 벗어도 누군지 모르는 사람이 출연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이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이는 결국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금수저’ 논리와 다를 바가 없는 일이다. 얼굴이 알려진 가수만 출연한다거나, 이름있는 연예인만 무대만 오를 수 있는 것이라면, 이는 역으로 무명인 가수와 연예인 등을 차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완전 무명에 가까웠던 은가은의 이날 선전은 ‘금수저’ 사회에 날린 통쾌한 반전이었다고 생각한다. 과거, 이름값, 인기 등 그 어떤 ‘배경’도 등에 업지 않고, 오로지 ‘실력’ 하나만으로 가왕 결정전까지 오른 은가은을 통해 우리는 기회가 균등하고 과정이 공정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실력자’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본, 권력, 인기의 대물림이 당연시 되는 ‘금수저’ 사회에서 은가은은 통쾌한 반전을 선사해줬다. 속이 다 후련하다. 하지만 여기서 그쳐선 안된다. 방송 이후 은가은을 향해 쏟아지고 있는 뜨거운 관심이 부디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시스템을 개혁하기 위한 작은 노력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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