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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이승철, 라이브의 황제도 피하지 못한 홍보의 딜레마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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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이승철, 라이브의 황제도 피하지 못한 홍보의 딜레마

 

 

“타이틀곡 하나에 의해 (앨범이)좌지우지 되고 사장된다. 음원차트에서 저희는 분명 다른 장르인데 아이돌과 똑같은 차트에서 나란히 줄 서기 하고 있다는 모습 자체가 회의적이다”.

 

지난달 말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이승철은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하나의 차트에서 경쟁해야 하는 현 음원시장의 구조에 대해 안타까운 심경을 내비쳤다. 아무리 오랜 시간 준비해서 음반을 발매하더라도, 곧바로 음원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면 그야말로 ‘망테크’를 탈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냉정하게 지적한 것이다.




 

물론, 음악이 좋으면 아이돌과 경쟁을 하든 아니면 누구와 맞붙든 입소문이 나게 될 터이고, 방송 활동 없이도 차트 올킬을 할 수 있다. 음원으로 유통되는 현실 또한 과거에 비해 낭만은 떨어질지언정, 누구나 쉽게 음악을 소비할 수 있는 대중성과 편리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마냥 비판만 할 일은 아니다. 다만, 팬덤의 화력 지원과 기획사의 마케팅, 그리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사운드를 앞세운 아이돌 음악과 10여곡의 노래가 담긴 음반이 동일선상에서 평가받는 것은 분명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공연위주로 음악활동을 이어나간다 하더라도, 오랜 시간 준비한 음반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것은 가수 입장에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음반을 낸 가수들은 각종 예능에 앞다퉈 출연하고, 스스로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다.

 

라이브의 황제라 불리는 이승철도 예외는 아니다.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앨범을 간접적으로 홍보데 이어 지난 3일에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여 또 한 번 자신의 새 앨범 알리기에 나섰다. 데뷔 30주년을 맞이하여 공들여 준비한 12번째 앨범인 만큼, 가급적 방송에 많이 출연하여 홍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악과 인생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보여준 JTBC <뉴스룸>과 달리 이날 <라디오스타>에서의 이승철은 주체적 희화화의 길을 택했다.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농담을 주고받는 건 충분히 이해 가능한 수준이지만, 신승훈이 어린 여자를 좋아한다고 폭로하거나 스스로 ‘재혼의 아이콘’이란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그 재미와는 별개로 씁쓸함이 동반됐다.

 

우리나라 최고의 보컬리스트로 칭송받는 이승철 조차도 음반 홍보를 위해서라면 예능에 나와 망가져야 하는 현실. 어쩌면 아이돌과 함께 음원 차트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 보다 이게 더 회의적인 것은 아닐까?




 

이승철 조차도 홍보의 딜레마 피할 수 없는 현실에서, 그보다 더 이름이 덜 알려진 가수나 혹은 신인급들은 어떻겠는가.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솔로로 데뷔하기 보다는 그룹과 아이돌부터 시작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이승철은 앞으로 <해피투게더>와 <불후의 명곡>에도 출연 예정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내로라하는 예능에는 한 번씩 다 얼굴을 비출 요량이다. 라이브의 황제도 피하지 못한 이 홍보의 딜레마가 참으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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