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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W)가 전하는 메시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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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W)가 전하는 메시지, 결코 가볍지 않다

[드라마리뷰] 창조주를 거스른 강철의 자유의지, 무엇을 의미하나

 

만약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누군가의 손끝에서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 창조주가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무얼 하더라도 그게 다 예정된 수순이었으며, 결국 정해진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삶의 의지가 확 꺾이지 않을까? 아니, 내가 발붙이고 있는 세계 자체가 허구로 다가오거나 혹은 산다는 거 자체가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높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간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어느 날 문득 진실을 알아챘을 경우엔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외로움이 뒤따를 것이다. 내 삶이 내 삶이 아니라니. 그렇다고 누구를 붙잡고 하소연 할 수도 없다. 그럴 경우 진실은 오히려 형벌에 가깝다. 그런 세상에 사는 인간이라면 아마도 창조주의 노예라는 표현이 더 알맞지 않을까 싶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자유의지가 없는 셈이니 말이다.

 

 

 

 

물론, 우리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첫 번째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벗어날 수 없는 현실에 순응하며 창조주의 뜻대로 살아가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우리의 손으로 세상을 바꿔가는 것이다. 설령 그것이 창조주의 심장을 권총으로 겨냥하는 일일지라도 말이다.

 

MBC 수목드라마 <더블유(W)> 속 강철(이종석 분)의 선택은 두 번째였다. 자신이 사는 세계가 만화 속 세상이었으며, 자신은 한낱 작가가 그려낸 주인공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강철은 자신의 자유의지를 앞세워 만화 속 스토리를 바꿔 나간다. 세상에 정해진 것은 없으며,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진실을 마주한 강철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작가의 설정값에 따라 움직여왔다는 사실은 그의 삶을 무너트리고, 절망은 그를 자살 위기로 내몰기도 한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건너온 오연주(한효주 분)의 도움으로 강철에겐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가 강철의 일상을 다시 바꿔 놓는다.

 

결국,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 강철의 변화에 있다. 웹툰 속 주인공인 강철이 자유의지를 가지기 시작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졌듯, 우리들 역시 얼마든지 세상을 바꾸고 주체적인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다. 중요한 건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은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의 권력과 재산에 따라 자녀의 삶이 결정되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블유(W)>의 판타지적 세계관이 단순한 가정이나 상상으로만 다가오지는 않는다. 수저계급론이 사회전체를 지배하고 오포세대’, ‘N포세대란 말이 생겨날 만큼 포기가 일상이 된 청춘들에게 있어 인생이란 결국 끝이 뻔히 보이는 막장드라마로 느껴질 법도 하지만, 그걸 바꿔나가는 건 결국 개인의 자유의지에서부터 시작된다.



 

강철이 만화 속 세상에서 현실로 건너올 수 있었던 건, 유일하게 그만이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며 진실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강철은 그간 자신이 살아온 삶 전체를 부정당해야했지만, 결국 그는 시스템을 깨뜨렸고 오연주와 함께 새로운 을 정할 수 있게 되었다.

 

 

 

 

설령, 지금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누군가가 정해 놓은 설정값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앞으로도 우리의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지라도, 우리에겐 자유의지가 있다. 내 삶을 내가 주체적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끝이 뻔한 막장드라마를 통쾌한 반전드라마로 바꾸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우린 작가가 그린대로 움직이고 말하는 만화 캐릭터는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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