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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 스스로 막장의 무덤을 판 아쉬운 전개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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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퀸>에는 크게 두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해주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이 그 첫번째라면, 현재 천지조선이라는 우리나라 제1의 조선소를 운영하는 장도현 회장이 저지른 악행이 바로 두번째 비밀입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는 이 두가지 비밀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인데요. 비밀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과 비밀을 밝히려는 자와 비밀을 덮으려는 자의 싸움 등 전반적인 스토리가 이 두가지 비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메이퀸>에 등장하는 여러 캐릭터와 사건이 이 두가지 비밀과 무관하지 않은 만큼 해주의 출생 비밀과 장도현 회장에 악행이 스토리 중심에 설 수 밖에 없는 것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초중반을 넘어 종반에 이르러서도 계속해서 이 두가지 비밀에만 의존해서 드라마를 전개시키다보니 이야기가 점점 산으로 빠져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애초 <메이퀸>이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던 지점은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이었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기획의도에도 나타나듯, 이 드라마는 광활한 바다에서 꿈을 꾸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기 위해 제작된 드라마입니다. 우리나라 조선업이 발전하던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이 부모세대의 원한과 어둠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의 해양으로 진출하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써 오늘날 도단하게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고자 한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요즘 <메이퀸>을 보고 있자면 대체 어디에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용기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밝혀질 것만 같았던 해주 출생의 비밀은 유전자 조사 결과를 조작함으로써 다시 한번 묻혀졌고, 장도현 회장의 악행을 알아낸 강대평 회장은 감전사로 결국 사망에 이르렀습니다. 비밀은 또 한번 덮힌 것입니다. 아무리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중심 축이 앞서 언급한 두 가지 비밀이라고는 하나, 이런식으로 계속해서 스토리를 꼬고 꼬면, 제작진이 의도한 젊은이들의 꿈과 희망은 마지막회나 가서야 볼 수 있을 듯 싶습니다.

 

 


 

흔히 말하는 ‘막장 드라마’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불명예를 얻는 것은 아닙니다. 진부한 소재와 뻔한 설정도 문제지만, 막상 벌여 놓은 스토리를 수습하지 못해 결국 이야기가 끌려가면 그게 바로 막장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현재 <메이퀸>이 보이는 모습이 바로 그렇습니다.


17일 방영된 <메이퀸> 27회에서 강대평 회장을 사망에 이르게 하고 강산을 빈털털이로 만든 제작진의 설정은 그래서 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강대평 회장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바로 장도현 회장이 과거에 저지른 비밀을 알았기 때문인데요. 장도현 회장 비서는 이 비밀을 덮기 위해 감전사를 위장해 강 회장을 사망시켰습니다. 비밀을 덮기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진부한 발상도 문제지만, 이 시점에서 강대평 회장이 굳이 극 속에서 빠져야 하는 아무런 개연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뜬금없는 스토리로 다가 옵니다.

 

 

 

게다가 이날 방송분에서 천지조선은 강산이 가지고 있는 프로펠라 공장을 강제 인수하면서 강산을 빈털털이로 내몰았는데요. 이제 막 아지무스 트러스트와 드릴쉽을 생산하여 장도현 회장에게 대항하는 강산의 모습을 볼 수 있나 싶었더니 이야기는 또 한번 산으로 향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할아버지의 죽음도 모자라서 공장까지 빼앗겨 더 이상 연구와 개발을 진행할 수 없게 된 강산은 이날 내내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거대악이라 할 수 있는 장도현 회장에 맞설 수 있는 남자 주인공 캐릭터를 이런 식으로 죽여 놔야 하는지 의문을 떨치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강산이 빈털털이가 되자 해주네 식구들은 해주와 강산이 만나는 것까지 반대하며, 강산에게 등을 돌리고 말았는데요. 강대평 회장이 죽고 회사가 문을 닫은 와중에 월급타령을 하고 있는 상태와 강산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는 조달순의 모습은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무슨일이 있어도 강산과 해주를 응원해줘도 모자랄 판에 그깟 돈 때문에 사람을 쉽게 버리는 캐릭터로 만들어 버리는 제작진의 어리석음에 화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비록 해주가 친딸이 아니지만 그녀를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며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전달해 줄 것 만 같았던 기대감은 이로써 완전히 무너졌으며, 지금 젊은 세대가 잘 몰랐던 우리나라 조선업 부흥기의 이야기도 이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장도현 회장은 이제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죽일 수 있는 존재가 되어버렸고, 시청자가 감정 이입을 해서 응원해야 할 강산은 이제 ‘꿈’ 보다는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캐릭터로 변모, 그 매력이 반감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장도현 회장을 위기에 몰아 넣는 것은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위해 아버지의 뒤통수를 치는 장일문과 스스로 악마의 길을 택한 창희, 그리고 장도현에게 살해당한 윤학사 박사의 동생 윤정우 검사가 될 게 뻔해 보입니다. 해주-강산 커플은 극의 중심에서 밀려 복수극과 출생의 비밀이라는 신파를 만들어내는 조연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보이고요...

 

 


혹시 작가와 제작진은 마지막회에 가서 강산과 해주를 모든 걸 용서하는 대인배로 만들려는 속셈일까요?


거듭 강조하지만 막장이라는게 특별한게 아닙니다. 이야기의 개연성이 무너지고, 작가와 제작진이 갈피를 못잡으면 그게 바로 막장입니다. 주조연 할 것없이 등장하는 캐릭터마다 억지 에피소드를 붙여가며 죽여 놓으면, 그 순간 드라마는 끝입니다. 적어도 <메이퀸>의 주인공이 어떤 위기에도 끄덕없는 불사신 장도현 회장이 아니라, 바다를 향해 꿈꾸는 강산과 해주라면 이제부터라도 드라마는 방향성을 분명히 해야할 것입니다.


벌써 27회까지 방영되었습니다. 대체 언제까지 출생의 비밀과 장도현의 악행으로 드라마를 이끌고 갈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기획 의도대로 부모세대의 원한과 어둠은 이제 그만 청산해도 충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강대평 회장을 죽음으로 몰아 넣은 것은 뼈아프지만,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이야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부디 스스로 막장이 되는 어리석은 우를 되풀이하지 않기 바랍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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