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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김수현 논란, 반면교사로 삼아야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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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전지현과 김수현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의 발단은 두사람이 중국 내 생수회사의 모델로 발탁되면서 시작됐다.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SBS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중국내에서 최고 스타로 떠오른 두사람은 그 인기에 힘입어 중국 헝다그룹 광천수 헝다빙촨(恒大氷泉) 광고모델로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광고 모델로 나선 생수의 원산지가 창바이산(장백산 長白山)으로 표기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장백산은 중국에서 부르는 백두산의 이름으로, 이는 우리나라의 고려와 발해를 중국내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비롯된 것이란 주장이 지배적이다. 중국에서 추진하는 동북공정은 중국의 땅에서 발생한 역사는 모두 중국의 역사라는 인식아래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연구프로젝트다. 동북공정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고조선, 고구려, 발해 모두 우리의 역사가 아닌 중국의 역사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엄연한 '역사왜곡'이다. 때문에 전지현과 김수현이 동북공정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회사의 모델로 나섰다는 것은 역사 인식 부족이라는 비난을 면키어렵다. 아무리 한류스타로의 입지가 중요하다 할지라도, 너무 경솔한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전지현과 김수현 측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보도가 나간 당일(20일) 전지현 측은 "중국 광고주와 이번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상태"라며 "계약해지를 포함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아예 CF 계약해지를 요청하고 나섰다. 김수현의 소속사 키이스트 측은 논란이 일자 "광고를 선택하면서 수원지까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좀 더 세심하게 검토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이런 문제가 야기돼 유감이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더불어 김수현 측은 "중국 측과 해당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한 끝에 CF 계약 해지 요청 했다"고 전했다. 위약금과 CF 촬영 비용 등 수십 억원의 손해가 일 것을 알면서도, 더 이상 국내에서 논란이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수를 둔 것이다.

 

 

 

 

혹자는 이번 논란을 중화권 스타로 거듭난 '김수현과 전지현 죽이기'로 바라보기도 한다. 안그래도 한류에 대한 중국내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번 논란을 굳이 두 사람의 책임으로 돌려야 하느냐는 것이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이런 문제쯤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길 수 있지 않느냐는 가벼운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진정한 한류를 위해서라도 우리나라 연계기획사와 한류스타들은 이번 전지현-김수현 논란을 하나의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동아시아의 역사적 특수성에 있다. 알다시피, 아시아 국가들, 그중에서 한국-중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근현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연이은 세계대전과 침략, 합병, 해방 등 격동의 시기를 함께 보내면서 여러가지 역사 문제가 얽히고 설켰기 때문이다. 가령, 군 위안부 문제만 하더라도, 이는 우리나라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기엔 가해자인 일본을 중심으로 중국과 필리핀 등 다른 피해 나라들이 공존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또 어떤가. 2차세계 대전 이후 우리나와 북한이 분단되지만 않았더라도, 지금처럼 중국이 대놓고 고구려와 발해의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시켜려는 '꼼수'는 부리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북한은 중국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우리나라 역시 경제 의존도가 높아진 중국 앞에서 외교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남북이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하여 목소리를 높이면 모를까, 지금처럼 남북이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난 상황에서는 앞으로 점점 더 야욕을 드러낼 중국을 견제하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함께 해결책을 강구해야하는 파트너에 가깝지만, 북한과의 분단문제나 동북공정과 같은 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갈등의 주체로서 우리와 대립하는 나라다. 비단 중국 만이 아니라 아시아 여러나라들은 저마다의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때로는 협력관계로 악수를 나누지만, 또 때로는 갈등관계가 되어 서로를 손가락질 한다.

 

 

 

때문에, 일본,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여러나라에 진출하며 한류스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자신이 활동하는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선, 이번 논란과 같은 문제는 분명 되풀이 될 수 있다.  제아무리 연예인들의 해외활동을 ‘비지니스’적 관점으로 접근한다 하더라도, 역사를 무시할 수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역사의식이라는 것이 꼭 민족주의 관점으로 흘러가서는 곤란하겠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역사를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최소한의 균형감각 정도는 키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나라를 제대로 이해할 때, 성공은 더욱 오래갈 것이며, 동아시아 역사를 올바르게 바라볼 줄 아는 스타야말로 진정한 한류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순간적인 인기에 기대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해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논란에 발빠르게 대처한 김수현과 전지현은 분명 현명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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