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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고아라 예상치 못한 부진, 그 이유는?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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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응답하라> 시리즈. 케이블 드라마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돌풍을 모았던 이 드라마의 성과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바로 여자주인공이다. 1997의 히로인 정은지는 이 드라마에서 성시원이라는 캐릭터를 만남으로써 자신의 주가를 높일 수 있었고, 1994의 히로인 고아라 역시 성나정이라는 캐릭터 덕에 ‘고아라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

 

<응답하라>의 후광 효과 덕분일까. 정은지와 고아라는 각각 최근 공중파드라마를 통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기력과 흥행파워에 ‘물음표’를 달고 다녔던 이들이 어느새 어엿한 주인공으로 성장하여 극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고아라는 현재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이하 너포위)>에서 이승기화 호흡을 맞추고 있으며, 정은지 역시 최근 방영을 시작한 KBS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에서 여자주인공 최춘희 역을 맡고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두 드라마에서 정은지와 고아라의 활약은 생각보다 미비해 보인다. 정은지의 노래실력과 연기에 극의 상당부분을 할애한 <트로트의 연인>은 5~6%대의 저조한 시청률에 허덕이고 있으며, <너포위>의 고아라는 차승원과 이승기라는 검증된 흥행배우 사이에서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너포위>의 시청률 역시 10%를 겨우 넘기는 수준으로, 출연하는 배우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평타’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두 드라마의 제작진과 방송사입장에서는 실로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펄펄 날던 두 ‘히로인’이 선택한 차기작이 비슷한 시기에 약속이나 한 듯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tvN에서 방영된 <응답하라> 시리즈와 현재 지상파에서 방영되고 있는 <너포위>, <트로트의 연인>의 시청층이 다르다는 데 있다. 케이블 드라마의 시청자는 상대적으로 평일 지상파 드라마의 시청자 보다 연령대가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응답하라>의 경우는 30대 초중반의 감성을 건드린 드라마였던 만큼 그 시청층이 제한적이었다는 특징을 갖는다. 정은지와 고아라가 <응답하라> 시리지를 통해 상한가를 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드라마의 시청층이 주로 젊은 세대로 구성돼 있었음과 무관치 않다.

 

반면, <너포위>와 <트로트의 연인>은 평일 밤 10시 이후에 방영되는 지상파 드라마다. 이 시간에 채널 주도권을 갖는 것은 주로 중장년층이다. 그 중에서도 주부들의 영향력이 가장 크다. 장르 드라마보다 로멘틱 코미디류의 가벼운 드라마가 더 인기 있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 올해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만 놓고 보더라도, 여자 주인공이 부각된 드라마는 MBC <기황후>를 제외하고는 거의 드물다. 결국, 지상파 평일 미니시리즈가 성공하기 위해선 ‘주부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때문에 <응답하라> 시리즈 성공 이후 지상파를 통해 돌아온 정은지와 고아라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연기는 차치하더라도, 현재 두 사람이 맡고 있는 캐릭터에는 도무지 ‘주부들의 마음’을 움직일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정은지와 고아라가 부진에 빠진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이들 자신에게서 찾을 수 있다. 전작이 크게 성공하는 것 만큼 배우에게 부담되는 것은 없다. 내공이 탁월한 배우들이야 그 부담마저 즐기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테지만,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정은지와 아직 20대인 고아라에게 그것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응답하라>의 그림자를 씻어낼 과감한 도전과 변신이 필요했다고 본다. 하지만 두 사람이 선택한 캐릭터는 기존 두 사람이 가지고 있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정은지와 고아라가 보여주고 있는 연기 또한 진일보했다고 평가하긴 어려운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히려 <응답하라> 때 보여준 신선함마저 퇴색한 느낌이다. <응답하라>의 인기를 잊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는 것은 아닐지 우려스럽다.

 

 

 

 

정은지야 본업인 에이핑크 활동이 있으니 그렇다 해도, <응답하라>를 통해 ‘재발견’이라는 평가를 받은 고아라가 복귀작에서 이렇게 기대를 저버리는 모습은 너무도 안타깝다. 이승기와 보여주는 멜로 호흡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통 멜로 쪽에 도전을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아직 종영까지는 시간이 있는 만큼, 정은지와 고아라가 최종 결과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응답하라>의 ‘히로인’이었던 두 사람의 예기치 못한 부진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을 거 같다. 부디, 두 사람이 드라마 속에서 보여줬던 매력이 단순히 <응답하라>의 후광효과 때문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정은지와 고아라 모두가 스스로 ‘증명’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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