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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 특집3 제시, 어쩌다 ‘민폐’ 캐릭터가 되었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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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여군 특집3 제시, 어쩌다 ‘민폐’ 캐릭터가 되었나?

 

결국, 올 것이 왔다. 매 시즌 ‘군대 무식자’ 캐릭터를 앞세워 쏠쏠한 재미를 거둔 MBC <일밤-진짜사나이(진짜사나이)>가 이번 여군특집3에서도 어김없이 ‘문제아’ 캐릭터를 만들어 내며 화제몰이에 나서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제시. 한국말에 서툴고 조직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제시는 입대 당일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니 결국 훈련소 생활 이틀 만에 제대로 사고(?)를 치고 만다.

 

지난 6일 방송된 여군특집3 두 번째 이야기에서 제시는 소대장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모자라 훈련 도중 대열에서 이탈하고, 급기야 화생방 훈련에서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동료병사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말았다. 예측 불가능한 그녀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부대원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고, 매 순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으로 훈련에 임해야했다. 방송 단 2주 만에 제시는 ‘군대 무식자’를 넘어 제대로 된 ‘민폐’캐릭터가 되고 만 것이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제작진의 욕심이다. <진짜사나이> 측은 유난히도 ‘군대 무식자’ 캐릭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 샘헤밍턴과 헨리 등을 통해 큰 재미를 봤고, 지난 여군특집2에서도 엠버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서 그런지 몰라도, 이번 시즌에서는 제시와 사유리 등 한국말에 서툰 멤버를 2명이나 투입했다. 뻔한 노림수다. 관등성명을 대거나 군대용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저지를 실수를 프로그램의 ‘웃음 포인트’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의 이런 노림수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게 사실이다. ‘부사관 후보생’이란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 제시는 시종일관 ‘부산 후보생’을 들먹이며 ‘구멍’으로 전락했고, 사유리 역시 ‘후보생’을 '홍보대사‘로 발음하는 기가 막힌(?) 상황을 연출해냈다. 생각하기도 못했던 타이밍에 터지는 이들의 발음실수는 시청자들의 입꼬리를 자극하는 최고의 ‘웃음약’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아무리 재미있는 농담도 한 두 번이다. 똑같은 장면이 지속되면 시청자 입장에서는 식상할 수밖에 없다. 매번 한국말에 서툰 멤버를 데리고 와서 이들의 실수를 집중(?) 조명하며 ‘깔깔’거리는 것은 솔직히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거나 충분히 연습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틀리면 나무라고 실수하면 눈치 주는 건 일종의 ‘폭력’일지도 모른다.

 

문제는, 군대라는 낯선 환경에서 맞닥뜨린 고생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는가의 문제일 것이다. 제시와 사유리 가운데 유독 제시만 시청자의 원성을 사고, ‘민폐 캐릭터’라고 지적을 받는 이유는 바로 마음가짐에서 찾을 수 있다.

 

 

 

 

방송에서 비춰지는 사유리의 모습은 시종일관 긍정적이다. 실수를 저지르거나 잘못을 했을 때, 사유리는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더 잘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자책하고 어쩔 줄 몰라하는 과정에서도 혹시나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닐까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결국 웃음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반면, 제시에게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동료들의 도움을 주고 용기를 주어도 크게 고마워하지 않고, 심지어 자신 때문에 동료 병사들이 피해를 입어도 미안해하지 않는다. 화생방 훈련만 해도 그렇다. 다들 정화통을 분리하고 가스를 마시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서 정화통을 분리하지 않고 시간을 끌면, 나머지 병사들만 손해를 보는 것이다. 군대는 조직생활이고, 팀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제시는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녀의 태도가 이기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게 원래 제시의 성격인지, 아니면 편집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인지는 모르겠으나, 방송이란 게 결국 ‘이미지’로 귀결되는 것 아니겠는가. 방송 전 ‘센언니’ 캐릭터로 기대를 모은 제시는 결국 ‘이기적인 언니’가 되어 버리고 만 것이다.



 


 

물론, 아직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초반에 서툰 한국말 때문에 멘붕을 겪었던 시즌2의 엠버는 남성 못지않은 훈련 소화능력으로 반전의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자진퇴소를 번복하고 군대에 남아있기로 결정한 이상 제시 역시 자신만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제시는 여군특집을 통틀어 역대급의 ‘민폐 캐릭터’로 기억되고 말 것이다. 그녀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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