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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남자, 기억상실에 대한 재해석! 기억 돌아오지 않길 바라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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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보통 그런 드라마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이 기억을 되찾는 과정을 거치며 동시에 행복이라는 결말에 한걸음 더 다가섭니다. 여러 갈등과 사건이 주인공의 ‘기억’과 관계돼 있는 만큼, 시청자는 하루라도 빨리 주인공이 기억을 되찾길 응원하는 것이죠.

 

하지만 <착한남자>가 ‘기억상실’을 활용하는 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은기가 기억을 잃은 후 더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지고, 마루도 점점 더 행복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은기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인데요. 이전 드라마와 달리 <착한남자>는 은기의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행복이 아닌 비극의 길로 치달을게 불 보듯 뻔하기 때문입니다.

 

 

 

 

잘 알다시피 마루는 재희 때문에 은기를 이용했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은기는 마루와 함께 죽으려 자동차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사고가 남긴 것은 기억을 잃은 은기와 어쩌면 시한부 인생을 살아야 할 마루의 목숨입니다. 마루는 기억을 잃은 은기를 위해, 과거의 자신을 벌하는 의미로 은기 곁에 머무르기로 합니다. 재희에게 빼앗긴 태산그룹을 은기에게 찾아주고, 자신은 떠나기로 약속하며 말이죠.

 

하지만 마루 자신도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건 은기를 마루가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은기 역시 마찬가지죠. 마루에게 이용당했다는 기억을 잃는 순간, 은기에게 남은 것은 마루를 향해 미친 듯이 뛰는 심장과 보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지독한 그리움뿐입니다.

 

 

 

 

이날 누명을 쓰고 경찰에 잡힌 마루를 구하기 위해 은기가 태산을 포기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그래서 쉽게 이해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금의 은기에게는 마루보다 중요한 것은 없고, 설령 그것이 돈과 권력이라 하더라도 은기에게는 사랑과 맞바꿀만한 가치가 없습니다. 때문에 두 사람에게 있어 가장 행복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은기가 기억을 잃은 이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마루 역시 은기를 향한 자신의 진심이 어떤 것인지 점점 더 깨닫는 모습입니다. 박 변호사에게 만약 자신이 은기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는 것도 그렇고, 은기에게 키스를 하며 “이게 바로 첫키스니 잘 기억하라”고 말하는 장면도 결국은 은기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불안해 떨어야 하는 것은 바로 시청자입니다. 언제 은기의 기억이 돌아올지 모르니 말이죠. 은기의 기억이 돌아온다는 것은 곧 마루와 은기에게 있어 불행이자 비극의 씨앗과도 같습니다. 더 이상 이들의 달달한 모습도 볼 수 없거니와 심지어 모든 것을 떠안고 떠나야 하는 마루의 가슴 아픈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분노하고 방황하는 은기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그리 유쾌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억상실에 걸린 주인공이 기억을 찾는 설정은 그동안 꼬이고 꼬인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고, 고생하던 주인공들이 행복해지는 장치로 작용해야 하지만, <착한남자>는 그것을 역이용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은기의 기억이 돌아오는 순간 진짜 갈등과 비극이 시작되고, 주인공들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때문에 차라리 은기의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 마루와 은기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작은 바람은 머지않아 산산이 부서질 것이 분명합니다. 방송 말미 예고편을 보면 마루와의 키스 도중 기억을 되찾은 은기의 모습이 그려졌고, 몇몇 시놉시스 상에는 기억을 되찾은 은기가 마루에게 복수하는 과정이 결말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착한남자>는 은기의 기억 외에도 1회에 그려진 은기의 병, 그리고 마루의 사고 후유증 등 언제 어떻게 비극으로 끝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의 많은 ‘시한폭탄’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폭탄이 하나둘 터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기억을 잃었을 때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그려지는 이상한 드라마, <착한남자>. 은기는 모든 기억을 되찾고도 지금처럼 마루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은기에게 있어 돈과 권력이 사랑의 상위 가치일 수 없듯이 복수 역시 사랑보다 중요한 개념이 될 수 없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닐거 같은데....은기에게 ‘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작은 기적을 기대해봅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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