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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이 독이 된 배우 송지효, <천명>이 중요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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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속 송지효는 누가 뭐래도 ‘에이스’다. 마카오타워 233m 번지점프대 위에서 과감하게 뛰어내리는가 하면 자신의 이미지가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한다. 레전드 급 방송으로 기억될만한 <런닝맨>의 여러 특집 가운데서 막판 반전을 이끌어 내는 건 역시나 그녀의 ‘에이스 본능’덕이다. 비록 남자 출연자들에 비해 힘이나 체력은 부족할지언정 그녀는 뛰어난 두뇌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고 제작진이 마련한 ‘반전카드’와 ‘힌트’를 누구보다 잘 사용한다. 때로는 게스트를 빛내기 위해 뒤로 물러설 줄 알고, 또 때로는 자신이 직접 나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만들어 낸다. 그녀는 <런닝맨>이 배출한 최고의 스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런닝맨> 속 송지효가 아닌 여배우 송지효로 관점을 달리해서 바라보면, 무언가 아쉬움이 먼저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마땅히 배우라고 한다면, 자신을 대표할 수 있을 만한 작품이 먼저 떠올라야 하건만 송지효에겐 그 대표작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대중들의 뇌리에 가장 깊이 박혀있는 2008년 <쌍화점>의 경우엔 조인성과의 베드신 때문에 화제가 됐을 뿐, 이 작품에서 그녀의 연기력이나 캐릭터 표현력을 논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송지효는 배우로서의 욕심이 많은 연기자다. 2011년에는 드라마 <강력반>과 <계백>에 출연 현대극과 사극을 모두 소화했고, 2012년에는 영화 <자칼이 온다>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출연한 드라마와 영화모두 시청률과 흥행부진에 빠지면서 덩달아 그녀의 연기력 또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예능에서는 펄펄 나는 그녀이지만 정작 자신의 본 무대라 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죽을 쑤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최근 개봉작 영화 <신세계>가 흥행 ‘청신호’가 켜져 그녀에게 체면치레를 해주고 있지만, 엄밀히 이야기해서 <신세계>는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가 이끌어 가는 영화로 흥행의 공을 그녀에게 돌리긴 어려운 현실이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 송지효는 다른 남자 배우들과 달리 홀로 튀는 느낌을 강하게 만들어 낸다. 극 전체에 융화되지 못하고 혼자서 겉도는 이유는 그녀가 맡은 신우 캐릭터에 첫 번째로 문제가 있겠지만. 그동안 그녀가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도 한 몫 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이정재의 바둑선생으로 등장, 프락치(간첩) 역할을 하며 흔들리는 이정재의 심리상태를 냉정하게 케어해주는 조력자 역할이지만, 극중 진지한 분위기에 맞지 않게 금방이라도 그녀가 일어나 이정재의 등에 붙은 이름표를 떼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그녀의 예능이미지가 영화의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또한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배우의 능력이라 본다면, 신우라는 캐릭터를 선택한 배우 송지효의 ‘감’이 상당히 떨어져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캐스팅 된 <천명>이 그녀에게 있어 중요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연기자는 결국 작품으로 자신을 보여줘야 한다. 예능에서는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는데 정작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드라마나 영화에서 ‘버로우’를 타게 되면, 정체성이 흔들리게 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지금껏 작품의 흥행에 문제가 있거나 캐릭터에 대한 지적이 있을 뿐, 송지효라는 여배우의 연기력이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녀가 이동욱과 호흡을 맞추게 될 <천명>은 조선 최고의 딸바보인 내의관 의원 최원(이동욱)이 인종 독살음모에 휘말려 도망자가 되는 동시에 불치병에 걸린 딸 최랑(김유빈)을 살리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그린 픽션 사극이다. 이 드라마에서 송지효는 눈부신 미모에 도도한 성격의 의녀 홍다인 역을 맡았다. 이미 <계백>에서 한차례 사극을 선보인바 있는 만큼 그녀의 안정된 연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 게다가 정통 사극이 아닌 픽션 사극인 만큼 예능에서 보여준 그녀의 발랄하고 톡톡 튀는 매력도 얼마든지 어필할 수 있다. 적어도 캐릭터 선택에 있어서만큼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이 드라마를 통해 송지효가 얼마만큼 배우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이다. <런닝맨>의 에이스 송지효가 아니라, 연기하는 여배우 송지효라는 이미지로 시청자에게 다가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혹은 그렇게 못한다면, 그녀는 늘 <런닝맨> 속 이미지에 갇혀 살게 될 것이다. <런닝맨>이 그녀 인생에 있어 ‘축복’이자 동시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무한도전>을 통해 ‘예능 블루칩’으로 거듭난 조정치만 보더라도, 그의 음악 세계가 남다르고 그의 기타실력이 출중하기 때문에 시청자가 더 열광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를 갖추지 못한 채 예능프로그램의 이미지에만 의존한다면 그 인기는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

 

과연 송지효는 <천명>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어쩌면 이번 드라마는 그녀의 배우 인생에 있어서 큰 분기점이 되는 중요한 작품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예능에서 사랑받는 만큼 연기자로서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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