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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궁지에 몰린 손현주에게 인터넷을 허하라!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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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 여대생 실종사건이 SNS와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여대생의 의붓아버지였던 한 남성이 '실종된 여대생을 찾는다'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SNS 상에서 급속도로 확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네티즌들은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함께 실종 여대생의 인적사항과 사진을 온라인상에 확산시켰다. 경찰을 질타하는 성토글도 심심치 않게 올라왔다. 결국은 의붓아버지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한 '가출'로 판결 났지만, 혹시라도 경찰보다 의붓아버지가 여대생의 소재를 먼저 파악했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졌을지 또 모르는 일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깨달은 교훈은  바로 '사실'과 '진실'의 구분이 모호한 인터넷 상에서는 실종된 학생을 찾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네티즌들의 '선의'가 자칫 왜곡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만약 이번 사건의 의붓아버지를 SBS 월화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의 '백홍석(손현주 분)'으로, 실종된 여대생을 '강동윤(김상중 분)의 실체'로 치환하면 어떨까. 위 사건과 달리 백홍석의 주장은 실체적 진실, 그대로다. 네티즌들이 '선의'만 보여준다면 진실은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 백홍석이 그토록 밝히고 싶어한 강동윤의 실체가 만천하에 드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추적자>가 걸어온 길을 보면 이 물음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워진다. 백홍석은 '아버지'로서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내기 위해 뭐든지 한다. 법정에서 총도 들었고, 탈옥이며 납치도 서슴치 않는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그가 못할 것은 없다. 심지어 저격까지.

 

지난 25일 방송을 보면 백홍석은 자신의 목숨과 함께 강동윤의 목숨을 맞바꾸기로 결심했다. 죽은 자신의 딸 아이가 있는 납골당에서 교통사고 피해자 구제 대책을 발표하기로 한 강동윤의 위선을 더 이상 지켜볼 볼 수만은 없었던 것. 강동윤보다 한발 먼저 도착한 백홍석은 딸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아빠도 곧 따라 갈게.."라며 울먹인다.  이미 최후를 결심한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백홍석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강동윤의 목숨이 아니었다. 강동윤의 심장에 총을 겨누며 "한번 만이라도 진실을 말하라"고 목놓아 외치는 백홍석에게는 '억울한 딸의 죽음을 밝히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였다. 진실이 묻힌다면 강동윤의 목숨은 그에게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 하지만 결국 백홍석은 그토록 원하던 진실도, 강동윤의 목숨도, 끝내 아무것도 손에 얻지 못한채 총상을 입고, 또 다시 도망자 신세에 놓이게 되었다.

 

 

 

 

 

앞으로도 진실을 밝히기 위한 백혹석의 고군분투는 <추적자>를 이끌어 나가는 하나의 큰 뼈대임에 틀림없다. 다만 스스로의 목숨을 담보로 저격까지 시도한 백홍석에게 더 이상의 어떤 카드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언론이나 검찰을 통해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수 있겠으나, 그것은 드라마 내에서나 혹은 드라마가 그려내는 현실에서나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의 수다.

 

그래서 지금의 백홍석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인터넷'이라는 무기다. 적어도 아직까지, 또 현재까지는 아무런 조직도, 힘도, 심지어 한자루의 권총마저 구할 수 없는 소시민이 자신이 억울함을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은 인터넷뿐이다.

 

물론 인터넷에 진실을 올린다고 해서 그것이 곧장 여론화가 되거나 왜곡된 연론을 바로잡을 수 있는 파급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그런 작은 '선의'가 모였을때, 때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몇번의 경험을 통해 깨닫고 있다.

 

 

 

 

 

물론 이 사실을 <추적자>작가도 모를리는 없다. 궁금한 것은 탈옥이며, 납치며, 저격까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뭐든지 하는 백홍석이 왜 억울한 일을 당한 소시민이 가장 먼저 찾고, 또 제일 많이 의지하는 '인터넷'이라는 도구를 아직까지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지 않느냐는 점이다.

 

그 이유가'사실'과 '진실'의 경계가 애매한 인터넷 환경 전반에 대한 작가의 불신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언론도 검찰도 마음대로 통제하는 권력이 인터넷하나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판단 때문인지느 모르겠다. 혹시 궁지에 몰린 백홍석의 돌파구를 위해 숨겨둔 '히든 카드'는 아닐까, 기대도 해본다.

 

그게 어떤 이유가 되었든, 우리 사회에서 이미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는 인터넷은 앞으로 <추적자>를 흥미롭게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리고 끝으로 수줍게 주장해본다. "백홍석에게 인터넷을 허하라!"고. 물론 지금에 와서 그의 말을 믿어줄 네티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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