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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키스 거부녀, 지나친 사연경쟁이 불러온 폐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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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조작논란에 휩싸인 ‘농부의 아내’에 이어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가 또 한 번 구설수에 올랐다. 방송 후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에게 1년 반 동안 키스를 허락하지 않는 이른바 ‘키스 거부녀’다.

 

사연은 이렇다. 이날 한 남성은 “결혼을 앞두고도 키스를 거부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고민”이라며, <안녕하세요> 스튜디오를 찾았다. 이 남성에 따르면 이 커플의 마지막 키스는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 전이었고, 남자친구의 가글 노력이나 사탕키스 시도에 여자친구는 “더럽게 뭐하는 짓이냐?”며 키스를 단칼에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심지어 여자친구는 남자친구가 쌈을 싸주거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서 건네주는 것조차 싫어한다며, 보통의 연인사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행동을 보이고 있었다. 물론, 여자친구가 원래부터 키스를 거부했던 건 아니었다. 이 남성은 1년 반 전 갑자기 여자친구가 변해버렸다며, 그 이유가 대체 무엇인지 답답함을 토로했다. 애견카페에서 강아지와도 뽀뽀를 하는 마당에 오직 자신과의 키스만 거부하는 여자 친구를 남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체 여자친구는 왜 갑자기 남자와의 키스를 거부한 것일까? 이유는 이날 스튜디오에 모습을 드러낸 여자친구를 통해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여자친구는 “남자 친구와의 키스가 싫어요?”라는 MC의 질문에 “네. 더러워요”라고 답하묘,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어 그녀는 자신이 남자친구의 키스를 거부한 이유를 밝혔는데, 다름 아닌 남자친구의 비매너(?) 때문이라고 했다.

 

1년 반 전 남자친구가 키스를 시도하는 중에 트림을 했는데, “그 냄새가 음식 썩는 냄새 같았다”며, 그 이후 도저히 남자 친구와 입을 맞출 수 없었다는 것이 그녀가 밝힌 키스거부의 이유였다. 심지어 그녀는 “살다 살다 그런 냄새는 처음이었다”며, 결혼을 약속한 자신의 남자친구를 공개적으로 ‘디스’하는 모습을 보였다.

 

키스 거부녀의 놀랄만한 발언과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남자친구의 침이 섞인 음식도 거부한다는 의미로, 앞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 급식판을 따로 해서 먹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야말로 점입가경이었다.

 

 

 

 

문제는 앞으로도 키스를 하지 않겠다던 그녀가 결혼은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이라는데 있다. 그녀는 “키스와 결혼은 별개”라며,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태도를 보였고, 심지어 다른 연인들처럼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 남자친구의 소박한 부탁마저 거절한 채 “키스와 밥은 어렵겠지만, 결혼하게 되면 가장 행복한 남편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혼을 한 부부가 함께 밥을 먹지 않고, 키스마저 나누지 않으면서, 대체 어떤 행복을 주겠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무척이나 어렵다. 남녀간의 행복은 별게 아니고, 함께 밥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으며, 애정표현을 마음껏 나눌 수 있다는 데 있다는 사실을 여자친구는 모르는 것 같았다.

 

 

 

‘공감’ 실종된 고민과 사연, 방송이 장난인가?

 

결국, 방송 후 시청자의 비난이 뒤따르고 있다. “진짜 사귀는 사이가 맞냐?”라는 의심에서부터 “진지하게 결혼을 다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는 충고까지 이어지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대부분 여자친구를 향하고 있으며, 두 사람 사이에 대한 지나친 훈수까지 넘쳐나고 있다. 또한 지난주 농부의 아내 ‘조작 논란’처럼 이 커플에 대한 의혹의 눈초리도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사실, 3년을 넘게 사귄 애인이 어느 날 갑자기 스킨십을 거부하기 시작했다면, 그 이유는 굳이 방송이 아니더라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게다가 둘은 내년에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가 키스를 거부하는 이유를 몰랐다는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대목이 아니며, 방송에 나와서야 그 이유를 트림 때문이라고 밝힌 여자친구의 입장도 상식선에서 이해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방송을 위해 고민과 사연이 어느 정도 가공됐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 진실 여부를 떠나 이날 키스거부녀의 사연은 분명 시청자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 방송의 힘을 빌려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앞으로 잘 살아간다면 다행이겠지만, ‘대국민 토크쇼’라 이름 붙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그들만의 오해와 화해’라면 모를까, 대체 왜 공감하기도 어렵고 이해할 수도 없는 고민과 사연이 등장했는지 의문이다. 혹시나 지나친 사연경쟁이 불러온 폐해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그러고 보면, 최근 들어 <안녕하세요>는 친구 사이에 누가 더 못생겼는지를 두고 투표를 한다거나 혹은 이날 키스거부녀 사연처럼 두 사람 사이에 충분히 대화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심각한 고민인 것처럼 과대 포장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다양한 출연자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결해보는 것은 좋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사연이 중요하다. 사연 선정에 대한 제작진의 보다 세심한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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