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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 후폭풍,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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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을 줄 모르는 ‘토토가’ 열풍,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추억은 서랍 속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평소엔 잊고 지내다가 어느 날 문득 열어보았을 때 그 감동이 배가 되는 것. 만약 앨범을 꺼내 책상 위에 진열해 놓는다면 어떻게 될까? 매일 매일 그 추억과 마주할 순 있겠지만 가슴 속 뜨거움은 점점 더 그 온도를 잃어 갈 것이다. 앨범을 향했던 시선은 다시 스마트폰에 고정될 것이고, 책상 위 자리만 차지한다는 이유로 앨범을 보이지 않는 곳에 치울지도 모르는 일이다. 추억을 오래 품기 위해선 그것을 꺼내 보는 현명한 지혜도 필요한 법이다.

 

 

 

 

<무한도전> ‘토토가’의 엄청난 흥행 이후 방송계 곳곳에서 1990년대 스타를 게스트로 초대하고, 당시의 문화 콘텐츠를 방송 아이템으로 차용하는 등 ‘토토가’ 후폭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이야깃거리가 있고, 또 시청률도 보장되다 보니, 너도나도 1990년대로의 시간여행 버튼을 누르고 있는 것이다.

 

바로 어제, SBS <힐링캠프>에서는 ‘토토가’이후 다시금 전성기를 맞이한 터보의 김종국과 김정남을 게스트로 초대했으며, 다음달 초에는 김건모가 출연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토토가’ 특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는 30일 첫방송 예정인 MBC <나는 가수다> 역시 첫 경연의 미션 주제를 ‘1990년대 가요’로 잡았다. ‘토토가’의 열풍을 이어받아 ‘나가수’의 흥행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평소 아이돌 중심으로 무대를 꾸며온 SBS <인기가요>는 지난 25일 800회 특집을 맞아 이례적으로 신화와 터보 등 1990년대 전성기 가수들에게 무대를 할애했다. 마찬가지로 ‘토토가’의 흥행 덕에 밀어붙일 수 있었던 아이템이라 생각한다. 24일 방영된 MBC <세바퀴> 역시 1990년대 활약했던 가수가 중심이 돼 이야기를 나눴으며, 28일 방영예정인 <라디오스타>에는 김건모, 이본, 김현정, 김성수(쿨) 등 ‘토토가’ 출연진이 게스트로 참여한다. 한마디로, ‘토토가로 대동단결’이다.

 

라디오에선 끊임없이 1990년대 노래가 흘러나오고, 당시 가수들이 게스트로 나와 추억담을 풀어 놓는다. 지금은 비록 그 열기가 많이 식었지만, 한때는 음원차트에서도 1990년대 노래가 상위권을 독식하는 등 시계추를 20년 가까이 되돌리기도 했다.

 

 

 

물론, 당시를 떠올리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감동도 있다. 그때 들었던 노래를 듣고, 그때 인기 있었던 스타를 보면서 잠시나마 추억 여행을 하는 건 나쁘지 않다. 그러나 그때가 마치 우리 인생의 전부인냥, 그때는 행복했고 지금은 불행하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건 분명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즐거웠던 추억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 않은가. 추억은 미화되기 마련이고, 보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 현재다.

 

무언가 하나 유행을 탄다고 해서 너도나도 따라 하기에 나서는 방송계의 행태도 문제다. 차별화 없이 일시적인 트렌드만 쫓게 된다면, 참신한 기획보다는 복사본만 판을 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중하게 간직되어야 할 추억을 단순한 시청률과 광고 등 시장논리로 접근해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오히려 즐거워야 할 추억에 유통기한을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된다. ‘과몰입’과 ‘쏠림현상’에 제동을 걸어줄 보다 이성적인 판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의 소중한 추억을 보다 오래 간직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유행처럼 번지는 이 ‘1990년대 문화 따라 하기’는 한 발 떨어져 바라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감성에 젖어든 사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오늘 하루는 ‘뒤’가 아닌 ‘앞’을 응시해보자.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와 소속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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