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프로듀사 김수현'에 해당되는 글 1건

  1. ‘프로듀사’는 왜 기대에 못 미쳤을까? 16

‘프로듀사’는 왜 기대에 못 미쳤을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프로듀사’는 왜 기대에 못 미쳤을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었고, 형식 파괴라는 새로운 시도는 무모한 도전에 그치고 말았다. “생각보다 지루했다”, “완전 노잼이었다”는 반응에서 드러나듯, 시청자의 평가는 냉담하기만 하다. 바로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KBS 금토 드라마 <프로듀사>에 대한 이야기다.

 

<프로듀사>가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이유는 바로 화려한 캐스팅과 제작진에 있었다. 최고의 한류스타로 발돋움한 김수현, 여기에 공효진과 차태현, 그리고 아이유까지 더해진 출연진은 그 어떤 드라마에 뒤처지지 않는 조합이었다. 게다가 <넝쿨째 쿨러온 당신>과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필력을 인정받은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맡았고, 표민수 PD와 서수민 CP가 연출에 이름을 올렸다.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는 ‘어벤저스’급 드라마였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기대보다 한참을 못 미쳤다. 다행스럽게도 시청률은 10%를 넘기며 ‘망작’ 수준은 벗어났지만, 방송 전 뜨거웠던 관심을 생각해본다면 이 또한 부족해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10%라는 수치보다 중요한 건 역시나 내용이다. 제작진은 방송 전 “PD들의 삶을 통해 평범한 직장인들의 사무실 이야기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드라마를 본 시청자는 “KBS 홍보 방송을 보는 줄 알았다”며 제작진의 의도(?)와는 커다란 괴리를 보였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방송을 본 시청자라면 아마 느꼈겠지만, <프로듀사>에는 일반 대중이 공감할 만한 소재나 에피소드가 전무하다. 방송업계에 종사하는 작가나 연출진, PD 등의 애환은 어느 정도 녹아난 듯 보이지만, 그것을 ‘평범한 직장인들의 사무실 이야기’라 하기엔 어딘지 거리감이 느껴진다. 이미 <미생>을 눈이 높아진 시청자를 사로잡기에 <프로듀사>의 공감 코드는 확연히 부족해 보였다.

 

물론, <프로듀사>만의 스토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뮤직뱅크 탁예진(공효진 분) PD와 최고의 탑스타 신디(아이유 분)의 신경전에서는 제작진과 출연진의 힘겨루기가 느껴지기도 했고, 출연진에게 프로그램 폐지 소식을 전하던 라준모(차태현 분)PD의 모습에서는 시청자가 몰랐던 방송계의 뒷이야기를 엿볼 수 있었다. 문제는, 이마저도 수박 겉핥기식에 그치며 시청자의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내용에 이어 형식 또한 <프로듀사>에 대한 혹평의 이유 중 하나다. <프로듀사>는 예능드라마는 새로운 형식을 들고 나왔다. 처음에는 그저 예능국을 배경으로 해서 예능드라마라고 생각했으나,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실제로 <프로듀사>는 정극이라기 보다는 시트콤에 가까운 연출 방식을 꾀하고 있다. 그것이 <개그콘서트>를 연출했던 서수민CP의 영향인지, 아니면 박지은 작가의 새로운 실험인지는 모르겠으나, 시청자 입장에서는 너무도 생소하게 다가온다는 것이 문제다.

 

차라리, 아예 시트콤으로 나갔다면, 이보다 훨씬 더 재미있기라도 할텐데, <프로듀사>는 다큐와 개그를 오가는 느낌이라 대체 어디서 웃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오죽하면 출연진의 연기가 너무 아깝다는 반응이 흘러나올까….




 

그나마 한 가지 희망을 걸어본다면, 기대를 모았던 배우들의 연기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비록 연출과 스토리텔링에서는 허점이 드러났지만,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의 캐릭터가 각각 매력을 뽐낸다면, 남은 10회에서 얼마든지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방송 전 기대가 워낙 컸던 탓에 지금은 혹평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시청자 반응 또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비록 먹을 것은 없었지만, 소문난 잔치였던 까닭에 사람들은 많이 몰려들었다. 이들이 발길을 돌리기 전, 이제 맛있는 걸 내놓아야 할 차례다. 다음 주 <프로듀사>가 어떤 밥상을 내놓을지 무척 궁금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