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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타 출연 정지...MBC <음악중심>의 행보가 반가운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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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싱크 금지를 선언한 MBC <쇼!음악중심(이하 음악중심)>이 이번에는 아이돌의 선정적인 무대에도 규제의 ‘칼’을 빼들었다. 걸그룹 피에스타의 신곡 '하나 더'에 지나치게 선정적인 가사가 담겼다는 이유로 이 그룹에게 출연 정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음악방송 출연자의 70~80%가 아이돌 그룹으로 꾸며지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이번 MBC <음악중심>의 결정은 실로 놀랍다는 평가다.

 

 

 

 

아이돌 그룹에 대한 연이은 규제...이유는?

 

언뜻 보면, 아이돌 그룹에 대한 연이은 규제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이돌 음악이라는 것이 원래 노래보다는 퍼포먼스에 무게중심을 두기 마련인데, 굳이 100% 라이브를 강요할 필요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다. 또, 이미 방송 3사의 심의를 통과한 피에스타의 노래를 가지고 출연까지 정지시키는 것은 너무 지나친 처사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KBS 측은 피에스타의 신곡 '하나 더'는 이미 KBS 심의를 통과한 노래라며 출연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SBS는 MBC와 마찬가지로 방송 출연 정지 결정을 내렸다.)

 

때문에 최근 지상파 3사 가운데 가장 보수적 행보를 보여온 MBC가 꺼내 든 이번 규제의 칼은 놀라움을 넘어 파격적으로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음악방송이 아이돌 그룹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리고 걸그룹의 지나친 섹시경쟁에 한번쯤 브레이크가 필요했다는 점에서, <음악중심>의 변화는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립싱크 규제와 관련하여 <음악중심> 박현석 책임 프로듀서(CP)는 “리허설이든 본 방송이든 무대에 올라 입만 뻥긋하는 건 가수가 아니다”라며 “본인이 가수라면 무대에서 직접 노래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증명해야 한다. 녹음실에서 오디오 믹싱까지 끝낸 MR로 무대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피에스타의 출연 금지와 관련해서도 “쇼! 음악중심'은 성인뿐 아니라 많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고 보는 프로그램다. 피에스타의 '하나 더'는 우리 프로그램에 적합하지 않은 무대”라며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립싱크, 선정성 규제...결국은 대중의 ‘공감’이다

 

 

립싱크 금지와 선정성 규제에서 읽히는 공통적인 키워드는 다름 아닌 ‘공감’이다. 그간 MBC에서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연출해온 박현석 PD는 늘 세대와의 공감을 중요시해왔다. 지난 2010년 PD 지망생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그는 “예능에서 공익과 재미를 함께 추구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난 그저 성별, 연령대 등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화두는 공감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있어 무엇보다 공감을 중시해온 박현석 PD에게는 <음악중심>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가수가 무대에 올라 춤만 추고 내려가며, 걸그룹이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래가 아닌 섹시 콘셉트로 경쟁을 펼친다면, 이에 공감할 수 있는 세대가 얼마나 되겠는가. 보다 다양한 세대가 보다 폭넓은 장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궁극적으로 우리 가요계와 음악 산업도 내실을 다질 수가 있는 것이다.

 

 

 

박현석 PD 말대로 예능에서 공익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일 테지만. 음악방송이라면 충분히 공익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내보냄으로써 여러 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적어도, 우리사회에 있어 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공익이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중심>의 이런 행보만으로 우리 가요계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한꺼번에 해결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음악중심>이 아니어도 설 수 있는 무대가 많고 방송출연 기회가 충분하다면, 립싱크와 선정적인 무대는 계속해서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동참까지는 아니어도 KBS와 SBS 역시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음악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였으면 좋겠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음악을 만드는 기획사와 직접 노래를 부르는 가수, 그리고 이들의 무대를 방영하는 방송국과 음악을 소비하는 대중모두가 가수의 본분은 무엇이고, 좋은 음악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 더 성찰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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