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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대상 코미디언상 수상 김준현, 마음만은 개념있었던 한마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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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를 통틀어 요즘 가장 ‘핫’한 개그맨은 누가뭐래도 단연 김준현이다. 개그콘서트를 넘어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CF, 그리고 드라마 까메오까지 출연할 정도로 김준현은 ‘대세가 되었다.


대세’가 되면 그만큼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집중 조명받는다. 뒤따르는 논란도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 지지난주 개그콘서트에서 김준현과 수지의 ‘키스논란’도 어쩌면 최근 대중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개그맨이기 때문에 불거진 측면이 있다. (물론 진짜 키스였냐 아니었냐와 미성년자인 수지를 두고 무리한 개그였다는 의견은 아직도 분분하다.)


하지만 여전히 김준현은 KBS <개그콘서트> ‘생활의 발견’ 코너에서는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코너 막바지 각가지 분장을 하고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주고 있다. ‘개콘’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네가지’에서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모노드라마식 연기를 바탕으로 ‘뚱뚱하지만 마음만은 홀쭉한’ 에피소드를 맛깔나게 표현해내고 있다. ‘네가지’를 연기하는 네명의 개그맨 중에서 그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는 것만 보더라도 그는 ‘네가지’ 중에서도, 또 ‘개콘’ 내에서도 현재 없어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개그맨임에 틀림없다.


최근에는 <남자의 자격> ‘철인3종’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하여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김준현을 고정으로 넣어달라”는 시청자의 주문의 뒤따를 정도로 ‘남격’내에서 막강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그래서일까.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39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그가 연기자 부문 코미디언상을 수상했을 때 ‘당연하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이미 이런 상을 수차례 수상했던 몇몇 선배를 제외해놓고 보면, 코미디언상에 적합한 인물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의 수상은 지난 1~2년 동안 그가 펼친 활약에 비춰보았을 때 오히려 마땅한 결과라는 느낌이다.

 

 

 


그는 이날 코미디언상을 수상한 뒤, “정말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생방송 진행하는 감독님께 말씀 드리고 싶다. 김수현이랑 자꾸 투샷 잡으시는데 몸둘바를 모르겠다”고 밝혀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수상 소감에 있어서도 특유의 예능감을 뽐낸 것이다. 이날 방송대상 개인 부문에서 김수현이 탤런트상을 수상해 자꾸 본인과 함께 화면에 잡히자 센스있게 농담을 한 것인데, 사실 이날 그의 수상소감 중 돋보였던 부분은 따로 있었다.


분위기를 밝게 띄운 김준현은 이어 한명의 개그맨으로 말씀 드린다. 소재를 찾기 위해 뉴스를 많이 보는데 요즘 있어서 안되는 일들이 많다. 즐거움을 드리는 모습이 민망하다. 그런 일들이 생기지 않고 개그맨들이 마음껏 웃으며 방송을 할 수 있게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한 것이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김준현은 그가 늘 코너 마지막에 농담으로 던지는 “마음만은 홀쭉하다”란 말이 “마음만은 개념있다”로 들렸다. 그만큼 그의 수상소감은 소신과 함께 개념이 담겨 있었다.

 

 


우리가 뉴스를 보며 흔히 하는 얘기가 있다. 특히 ‘개콘’을 비롯해 몇몇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시사, 정치, 사회를 풍자하는 개그를 선보이면, “정치인들은 개그를 하고, 개그맨들이 할 말을 한다”는 평을 내리는 것이다. 또한 “뉴스가 ‘개콘’보다 더 웃긴다”라는 말도 많이 한다. 그만큼 뉴스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치나 사회 뉴스에서 웃지 않고는 볼 수 없는 말도 안되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에는 웃긴 뉴스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 사고들이 많이 보도되고, 사회 전체를 암울하게 하는 뉴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중을 웃기는 직업인 개그맨도 마음놓고 국민들에게 웃음을 전하기가 매우 불편하게 돼버린 것이다.


개그맨이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드리는 모습이 민망할 정도라면, 이는 사실 잘못돼도 무언가 잘못된 사회임에 틀림없다.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개그를 보며 쓴웃음이 아닌 말그대로 박장대소를 하며 웃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뉴스에서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면 안되고, 또 요즘처럼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건사고가 자주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책임과 의무가 있는 정치권과 공권력에게 있음이 당연하다.


한 명의 개그맨이 뉴스와 상관없이 마음껏 대중을 웃길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바로 건강한 사회이며, 그런 사회속에서 사는 시민들이야 말로 행복한 시민이 아닐까?


이상의 영광을 00에게 돌립니다. 앞으로 더욱 잘하라는 의미로 받겠습니다” 처럼 뻔하고 뻔한 수상 수감이 아니라, 한번쯤 우리 사회를 나아가 건강한 웃음이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만든 김준현의 수상소감은 어쩌면 그래서 더 의미있게 들리지 않았을까 싶다.


그가 뚱뚱한 자신의 몸을 개그 소재로 삼을 지언정, 마음만은 누구보다 개념있다고 느껴졌다. 혹시라도 기회가 되면 김준현이 펼치는 정총 풍자개그도 한번 보고 싶다. 그가 이번 상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더 롱런하는 개그맨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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