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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의 신’이 되어버린 <화신>, 그 이유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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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에 이어 봉태규까지. 연 2주 새로운 MC를 투입하며 ‘변신’을 시도한 SBS <화신>이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진행은 더 산만해졌으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당초 기획의도와 달리 출연 게스트의 해명에만 귀를 집중하는 ‘해명의 신’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에 내어준 동시간대 1위 자리도 당분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대체 <화신>은 왜 김구라라는 승부수를 띄우고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바로 변화된 포맷에 있었다.

 

<화신>의 시작은 대국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세대별 순위 맞추기였다. <야심만만>과 비슷한 콘셉트라는 지적에도 불구, 제작진은 세대별 소통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 순위 맞추기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세대차이라고 이름 붙일 만큼 뚜렷한 차이가 나는 답변은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다. 20대 1위가 30대 1위가 되고, 40대 1위 마저 되는 상황에서 당초 <화신>이 내걸었던 ‘세대별 소통’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했다.

 

 

 

게다가 정해진 주제로 시작한 이야기는 어느새 출연 게스트의 신변잡기적인 토크로 이어지기 일쑤였고, MC들이 꾸미는 오프닝 콩트도 회가 거듭될수록 식상함만을 자아냈다. 결국 <화신>만의 차별성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한 것이다.

 

프로그램 내 긴장감을 불어 넣고 새로운 웃음 동력을 마련하고자 취한 제작진의 조치는 새로운 MC를 투입함과 동시에 포맷을 변화시킨 것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주 김구라가 <화신> 진행자로 첫 선을 보였으며, 21일 방송에서는 하차한 윤종신을 대신하여 봉태규가 MC 석에 앉았다. 기존 대국민 설문조사를 대신하는 코너는 바로 ‘풍문으로 들었소’와 ‘한줄의 힘’이었다.

 

‘풍문으로 들었소’는 SNS나 누리집, 그리고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는 다양한 루머에 대해 출연 게스트가 직접 설명하거나 해명하는 코너며, ‘한 줄의 힘’은 스타가 살아오며 겪었던 다양한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공유하는 코너다. 이 두 코너를 앞뒤로 배치한 것만 보더라도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제작진의 욕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변화된 포맷은 해명을 위한 조치?

 

문제는 김구라의 독설과 신동엽의 애드리브가 빛을 발할 수 있는 ‘풍문으로 들었소’ 코너가 단순한 ‘해명 토크’ 시간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21일 방송만 보더라도, 처음으로 악역 변신을 시도한 이창훈은 십 수 년 전에 불거진 송혜교와의 열애설을 해명하기 위해 진땀을 빼야 했으며, 이후에도 ‘스캔들의 조상’으로 캐릭터가 굳어진 그는 결혼 전 불거진 스캔들에 대해 해명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만 했다.

 

성시경 역시 ‘버릇이 없다’, ‘매너가 없다’는 자신의 루머에 대해 입장을 밝혔으며, 2PM 닉쿤은 자신에게 붙은 ‘밤의 황제’라는 별명이 왜 생겼는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오해를 푸는 시간으로 이 코너를 사용했다. 말이 ‘풍문으로 들었소’지, 사실상 대중에게 잘 못 알려진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 스타가 공식적으로 해명하는 시간에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바로 ‘한 줄의 힘’이라는 코너조차 2PM 닉쿤을 위한 해명시간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날 닉쿤은 “내가 나를 용서해야 남도 나를 용서한다”는 한 줄을 통해 지난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피해자에게 너무 죄송스러웠다는 마음과 함께 끝없이 자신을 자책했다는 입장을 전했고, 그렇게 자기 자신이 미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자숙하는 기간에 장애인 아동복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는 이야기를 꺼냈고, “매 순간 행복하게 웃는 아이들을 보며 희망을 얻었다”며, 그들과 함께한 시간을 통해 자신을 용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지난 음주운전 사건은 ‘인생에서 가장 고마운 경고’ 라며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갈 것을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는 마치 폭로성 토크와 자극적인 에피소드를 나열 한 뒤, 끝에 가서 감동적인 이야기나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마무리 짓던 <강심장>을 보는 듯 했고, 굳이 저렇게나 많은 시간을 들여 닉쿤에게 해명의 시간을 줬어야 하는 의문마저 만들어냈다. 왜냐하면 2PM은 이미 수차례 특집 쇼와 다른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닉쿤의 사건과 관련한 공식적인 해명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닉쿤의 해명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어서 인지, 결국 이날 정말 공감됐던 이창훈의 “후배에게 얻어 먹어야 진정한 선배다”라는 한 줄과, 성시경의 “정말 괴롭고 힘들땐, 남의 일에 참견하라‘는 한 줄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이날 방송만 놓고 보자면 <화신>은 ‘해명의 신’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만큼 출연 게스트의 입장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4MC의 역할 분담과 호흡은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어쨌든 <화신>이 야심차게 준비한 두 코너가 단순한 해명시간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작진의 세밀한 준비와 연출이 필요해 보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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