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여관 육중완, 잦은 예능출연이 밉지 않은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또 하나의 ‘예능 블루칩’이 탄생했다. MBC <무한도전>과 <라디오스타>, 그리고 KBS <해피투게더3>까지, 한 인기 하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너도 나도 할 것이 그를 찾는다. 바로 장미여관의 육중완이 그 주인공이다.
모태 노안에 언제 벗겨질지 몰라 노심초사 하는 머리카락, 그리고 육중한 몸매까지.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중년의 아저씨(?) 느낌이지만, 무대에 오르면 누구보다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는 밴드 장미여관의 보컬. <탑밴드2> 애청자라면 일찍이 그의 잠재성을 눈여겨봤겠지만, 아마 대부분의 대중은 <무한도전>을 통해 육중완을 처음 봤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 주만에 장미여관의 육중완은 고름 베개를 베고 자는 가난한 밴드 보컬에서 인기 예능 섭외 1순위 게스트로 거듭났다. <라디오스타>와 <해피투게더3>에서 그가 보여준 예능감과 존재감은 누구보다 빛났으며, 심지어 <1박2일> 시즌3 멤버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인생 역전, 예능계의 다크호스라 할만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함에도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이 매우 우호적이라는데 있다. 과거 반짝 스타로 떠오른 연예인들이 잦은 예능 출연에 나섰을 경우, “본업에 충실하라”는 비판이 뒤따른 점을 생각해본다면 매우 이례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시구 하나로 인생이 바뀐 클라라만 하더라도 인기에 기댄 예능 나들이가 많아지자, 본업인 배우로서 시청자를 찾아오라는 지적이 거셌다.)
그렇다면, 육중완의 잦은 예능이 밉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음악을 대하는 장미여관의 육중완의 진심을 시청자가 어느 정도는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만 보더라도, 이름 있는 다른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장미여관은 자신들의 파트너인 노홍철에게 맞춤형 곡을 선사해줬고, 이들이 함께 부른 <오빠라고 불러주오>는 이번 가요제에서 가장 중독성 있는 노래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실력은 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던 세월이 길었던 까닭에 시청자는 어느새 장미여관과 육중완에 감정을 이입해 이들을 응원한다. 가능하면 더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리고, 그렇게 벌어들인 소득으로 더 좋은 음악을 만들어 달라는 바람인 것이다.
사실, 장미여관과 육중완의 음악에 대한 진심은 얼마 전 있었던 CF 거절 사건에서도 잘 드러난다. <무한도전> 출연 이후 복분자 CF가 들어왔지만, 장미여관과 육중안은 자신들의 음악적 정체성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믹한 CF를 찍으면 웃긴 이미지로 고정될까봐 광고를 고사했다고 한다. 자신들은 웃긴 음악을 하는 팀이 아니라는 게 주된 이유였다.
비록 육중완 자신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대중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적어도 밴드의 음악적 정체성만큼은 지키고 싶다는 바람에서는 오래도록 음악을 하고 싶은 그들의 진심이 와 닿는다.
많은 연예인들이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의 가치를 띄우려 노력한다. 때로는 폭탄발언과 과도한 디스, 그리고 거짓말가지 곁들이며 어떻게든 한번 주목을 받으려 애쓴다. 하지만 장미여관의 육중완에게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그저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이려 애쓴다. 마치 그들의 음악처럼 말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영역에 있어서의 진정성이다. 가수나 밴드라면 응당 무대와 노래로서 대중에게 자신들을 어필해야 하고, 배우는 연기를 통해, 그리고 개그맨은 개그를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 예능은 하나의 기회일 뿐, 그것이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음악에 대한 진심을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미여관과 육중완. 그들이 선보일 다음 음악이 무척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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