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골든타임 19회 : 명대사 살린 배우들의 명연기, 이러니 명품드라마 소리를 듣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시즌제를 바라던 시청자들의 요구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연장방송의 한계를 잘 극복했던 한회였다고 생각합니다. 11일 방영된 MBC <골든타임>은 인턴 대신 이사장 대행 자격을 선택, 본격적으로 병원 경영에 뛰어든 강재인(황정음)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습니다.


그동안 응급실 인턴으로 근무하며 주로 이민우(이선균)와 함께 호흡을 맞추거나 혹은 최인혁(이성민) 교수에게 가르침을 받는 등 단독 샷이 드물었던 황정음은 이날 꽤 많은 분량과 내면연기를 필요로 하는 장면에도 불구하고 깔끔하게 맡은 역할을 소화해줬습니다.

 

한때 ‘발연기’라는 소리를 듣던 황정음이 언제 이렇게 연기력이 늘었을까 싶었던 한회였는데요. 이성민, 이선균 등 한 연기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자신을 내려놓으니 비로소 황정음도 주목을 받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현재 월화드라마 가운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골든타임>은 그동안 수많은 명대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어놨는데요. 그중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대사는 주로 최인혁 교수의 입을 통해 전달된 대사였는데요. 잠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 선택하는 게 아니라, 더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중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최적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답을 정해놓고 찾아가는 과정은 분명 다르다.

*저 아이는 목숨이 걸린 일이고, 난 자리가 걸린 일이에요. 사람의 생명을 걸고 지킬만한 자리가 아니에요.


극중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이런 명대사는 스토리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때로는 5, 10분 이상의 촬영 장면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전달해줍니다. 연기자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명대사만한 게 없지요. 그래서 <골든타임>을 시청할때는 대사속 숨어있는 저만의 명대사를 꼽아보곤 하는데요. 이날 방영된 19회분에서도 여러가지 명대사가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명대사는 단순히 대사 자체가 멋있거나 감동적이기만 해서 되는 것은 아닌데요. 무엇보다 연기자의 연기가 바탕이 되어야 비로서 명대사도 빛을 발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방영된 <골든타임>은 명대사를 살린 배우들의 명연기가 돋보인 한회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어떤 대사들이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는지 살펴볼까요?^^


1. “너를 못믿겠으면, 너를 선택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믿어”


갑작스런 할아버지의 입원으로 재인은 해운대세중병원의 이사장 손녀라는 정체를 밝혀야 했고, 급기야 이날 방송에서는 인턴이 아닌 이사장 대행으로서 병원 경영에 직접 관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이날 재인은 임시 이사회에 참여하여 “최선을 다해 강대제 이사장님 빈자리를 채우겠다”며 병원 경영권을 노리던 고모할머니와 작은 할아버지에게 자신의 뜻을 밝혔는데요. 만약 이사장님이 깨어나시지 않는다면 그때는 인턴과 이사장 중 하나를 선택하겠다며 다부진 면모를 보였습니다.

 

 


지난회에서 박금녀(선우용녀) 할머니가 해준 격려와 용기가 큰 힘이 되어 재인이 이런 선택을 한 것으로 보였는데요. 이날도 할머니는 재인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멋진 대사를 하나 날려(?)주셨습니다.


네 자신을 믿어. 혹시 너를 못 믿겠으면, 너를 선택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믿어.”


진짜 손녀딸을 바라보며 대화를 하듯, 선우용녀의 연기는 자연스러웠는데요. 덕분에 이 대사는 정말로 재인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마법 주문처럼 들렸고,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황정음의 모습 역시 명품 대사를 살려주는 충분히 훌륭한 연기 였습니다.

 

 

 


사실 무언가 큰 책임을 떠 맡았을때, 사람이라면 응당 그것을 피하고 싶고,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싶어집니다. ‘왜 나야’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지금이 아니라 다음이라면 잘할수 있을 것이란 핑계도 대어보죠. 내가 나를 못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때, 나를 선택해준 사람들을 떠올리면, 그 사람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을 하고 그 책임을 떠안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당분간은 대행이기는 하지만 이사장 업무를 수행하기로 한 재인의 마음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2. “심평원 이라는 기준을 정해놓고 거기에 맞는 근거를 찾는 거잖아”


두번째 명사대는 이선균의 투정부리는 듯한 자연스런 연기가 빚어낸 멋진 말이었는데요. 특히 자신이 박원국 환자의 발목절단을 막기위하여 노력했을 당시 최인혁 교수가 해준말을 패러디 했다는 점에서 감동과 재미가 함께 느껴졌습니다.


이날 민우는 심평원 직원 환자 때문에 곤욕을 치뤘는데요. 다름아닌 위급한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온 심평원 직원의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드레싱을 해주려다가 난감한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이 환자는 심평원 직원이서 그런지 약품처방내역과 검사기록지를 보고는 “심부전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었냐?”, “정확한 수치가 얼마냐?”, “심평원이 정한 수치에 못 미치는거 아니냐”며 자신에게 약물을 투여한 것과 관련해 논리적으로 캐물었습니다.

 

 

 


민우는 심평원 직원 환자의 계속되는 질문에 당혹스러워 하면 “더 이상 저한테 물어보지 마시고 교수님께 여쭤보시라”며 도망치듯 병실에서 나왔는데요. 외상환자라는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심평원 기준에 맞춰 말을 하는 환자에게 이같은 말을 한 것입니다.


심평원이라는 기준을 정해 놓고 거기에 맞는 근거를 찾는 거잖아요.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자신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조치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하지 않고, 오직 심평원 기준에 맞춰 옳고 그름을 가리는 환자의 모습은 딱 민우의 과거와 같았습니다. 최인혁 교수의 말을 빌리자면 이 환자는 답을 정해놓고 과정을 찾은 것이지요. 그게 최선의 과정일리는 분명 없습니다.


이 대사가 자신이 최인혁 교수에게 들었던 대사였다는 점을 상기했던 것일까요? 이선균은 이 대사를 할 때 약간 투정 부리듯, 그리고 그때 당시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한 한심한 표정까지 지어보였는데요. 역시 명대사는 명연기가 바탕이 되어야 더욱 빛이 나는 것 같습니다.

 

 

 


3. “나 하나 바뀐다고 시스템이 바뀔리 없죠?”


이날 최고의 명대사 주인공은 바로 황정음이었습니다. 이날 재인은 임시 이사장직을 맡아 병원의 현안을 해결하려고 의욕을 불태웠지만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습니다. 바로 병원의 실세라고 할 수 있는 4명의 과장이 병원 경영권을 노리는 재인의 고모할머니와 작은할아버지에게 회유돼 사사건건 재인의 결정에 반대를 하고 나선 것입니다.


강재인 고모할머니와 작은 할아버지는 과장 4인방에게 외상센터장, 병원장 등의 자리를 제시하며, “강재인 이사장 직무대행이 외상외과에 대해 협조를 구하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입장에 대해 어필하고 쉽게 허락하지 말라”는 지령을 내렸습니다.

 

 

 


이날 세중대병원은 헬기사업이 물거품되고, 보건복지부의 감사까지 진행되는 와중에 남은 현안은 이제 외상센터팀을 제대로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4명의 과장들은 수술방 사용, 인력 수급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많은 돈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당장 협조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는 만약 외상센터팀을 운영할 것이라면 현재처럼 최인혁 교수 등의 희생을 전제로 운영하라는 말과 다름없었는데요. 응급실 인턴을 거치며 열악한 외상센터의 실상을 알게 된 재인은 결국 돈 앞에 꿈을 포기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는 또 다시 절망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재인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마치 이런 난관쯤은 예상했다는 듯이 “나 하나 이사장 됐다고 설마 시스템이 바뀌겠어?”라고 말하며 오히려 새로운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이 부분에서 재인이 뱉은 대사는 사실 바뀌지 않는 시스템을 꼬집은 지극히 사회풍자적인 대사였으며, 시스템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여 그 책임에서 자유로워지려는 국가권력을 꼬집는 내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재인은 이를 무겁게 그려내기 보다는 자신의 긍정적인 성격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활용하였는데요. 이 부분에서 황정음은 현실에 대한 씁쓸함을 표현하는 동시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자 하는 의지를 표정으로 보여줬습니다. 확실히 극 초반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던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습니다. 황정음 역시 이날만큼은 명대사를 살린 명연기를 선보여준 것입니다.

 

 


연장방송만 아니었더라면 종영까지 1회분만을 남겨 놓은 상황이 되었을텐데, 3회가 늘어나는 바람에 스토리가 조금 힘이 빠진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른해진 스토리 속에서도 이처럼 명대사와 명연기가 조우하면 극 전체 이미지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명연기를 통해 명대사를 빛내준 배우들의 열연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종영까지도 더욱 멋진 장면을 연출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시즌2가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남은 3회 동안 <골든타임>을 마음껏 즐겨보려 합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