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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컴백, 노출 논란보다 심각했던 최악의 변명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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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많이 쓰는 '판도라의 상자'는 말은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최고의 신 제우스가 인간 여자 판도라에게 절대로 열지 말라며 상자를 주지만 판도라가 상자를 열어 세상에 재앙이 퍼진다는 내용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호기심으로 인해 절대로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열음으로서 인류에게 재앙을 안긴 '판도라'는 그래서 인류 최초 여성을 상징하는 동시에, 재앙의 싹으로 묘사되곤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상자에서 나온 온갖 재앙에도 불구하고 그 상자에서는 마지막으로 '희망'이라는 것이 나온다. 그래서 또 한편으로 판도라는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로 통용되기도 한다.

 

22일 신곡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쇼케이를 통해 컴백을 알린 카라의 미니앨범 5집 타이틀곡의 이름이 바로 '판도라'다. 아마도 국내 활동보다는 일본 활동에 집중하며, 한국 걸그룹 전쟁에서 다소 밀려난 감이 있는 카라가 새롭게 의지를 불태우고자 만든 앨범이 아닐까 싶다. 노래 제목대로 이번 앨범이 카라에게 희망을 안겨다 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그다지 상황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뮤직 비디오 공개, 노출 논란에만 포커싱

 

우선, 공개된 뮤직비디오에 대한 평가가 '노출 마케팅'위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판도자' 뮤직비디오는 블랙과 화이트의 심플한 의상으로 카라의 몸매와 각선미를 부각시켰으며, 멤버들은 손가락으로 주문을 거는 원포인트 안무를 통해 노래와 춤을 조화시켰다.

 

하지만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자 각종 언론에서는 '아찔한 등 노출', '화끈한 뒤태', ''깜짝 노출'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 '노출 마케팅'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이번 뮤직 비디오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인터넷 공개 뮤직비디오 및 티저 영상에 대한 사전 등급 분류 결과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받았다.

 

 

 

 

 


아마도 뮤직비디오 속 몇가지 동작 때문에 그런 것 같은데, 안무 중 재킷을 벗는 부분에서 살짝 공개된 등 노출과 엉덩이 라인이 다 보일 정도의 초미니 핫팬츠를 입고 격렬한 댄스를 선보이는 장면은 의도적 노출이라 여겨진다.

 

그런데 이 정도의 노출은 최근 걸그룹의 의상이나 댄스와 비교했을 때, 그렇게 심각한 수위의 노출로는 볼 수 없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여름에는 걸그룹의 무대 의상이 한층 더 과감해지고, 카라 역시 이정도 수위의 노출은 지난 앨범에서도 이미 선보인바 있어 특별히 문제 될 건 없어 보인다.

 

 

 

 

어차피 최근의 아이돌의 음악이라는 게 노래 자체의 완성도 보다는 무대를 어떻게 꾸미는 가와 안무, 의상 등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춰지는 만큼, 어떤 면에서 카라는 기본에 충실했다고 볼 수 있다. 음원의 소비 주기가 짧아지고, 가수들의 활동 기간도 예전보다 단축된 상황에서는 컴백과 동시에 이슈를 선점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걸그룹의 경우에는 그 이슈 선점이 주로 '노출'로 이어지는 공식을 따른다. 

 

때문에 카라의 컴백이 주로 노출 논란과 연계되서 회자되는 것은 분명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라의 활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치명적인 독도 발언 회피...이게 더 큰 문제

 

카라의 컴백이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판단한 것은 바로 노출 논란이 아닌 카라의 독도 관련 발언이었다. 

 

22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5집 미니앨범'판도라’(PANDORA)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가진 카라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다소 민감한 질문을 받았다. 질문은 바로 일본에 비해 한국에서의 활동이 미진한 것과 냉랭한 한일 관계 상황에서 일본 활동시 독도 관련 입장 표명을 요구받는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팀의 리더인 박규리는  “국내 활동에 텀이 있긴 했지만 일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점에 대해 멤버들도 뿌듯해 하고 있다. 생각지 못하게 많은 인기를 얻은 만큼 한국을 많이 알리고 오겠다는 의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판도라를 통해 좋은 활동 보여드릴 예정이니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어갔다.




 

 

하지만 독도 관련 질문에는 어떤 답변도 내놓지 못했다. 이는 기자 간담회 사회자로 나선 MC 박지윤(KBS 아나운서 출신)이  “애초에 질문 내용을 카라의 국내 활동에 한정해 줄 것을 요청 드렸던 만큼 첫 번째 질문으로 답이 되지 않았나 한다”며 마이크를 멤버들에게 넘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전에 카라의 소속사 DSP와 사회자간에 이야기가 되어 있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카라로서는 일본에서의 인기 유지를 위해 독도 발언을 회피한 것이 되어 버렸다.

 

잘 알려졌다시피, 카라의 국내 활동이 적어진 것은 상대적으로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카라는 일본에서 발매한 싱글앨범 6장의 누적 판매량이 100만장에 달하고, 지난 4~5월 현지 6개 도시에서 12회 공연을 펼쳐 15만명을 모으는 등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녀시대도 카라에게 안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카라의 활동은 음악, 드라마, CF, 콘서트 등 다방면에서 모든 걸그룹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일 관계가 독도문제로 인해 급속도로 냉각되는 와중에, 이 문제를 단지 회피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비록 평가는 엇갈릴지언정 국가의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고, 런던올림픽 축구대표팀 '박종우'는 '독보 세레머니'로 메달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김장훈과 송일국은 수영으로 독도를 횡단하는 등 독도는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는 '블랙홀'급 문제로 떠올랐다.          

 

이런 국내 사정을 감안했더라면, 이날 카라의 독도 발언 회피는 사실 팬들과 대중에게 커다란 실망을 안겨준 사건임에 틀림없다. 물론 일본 활동이 걸려있는 만큼 무척 예민하고 조심스런 문제일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 맞다. 그저 피하려고만 하는 것은 오히려 일본에 연연해하는 모습으로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그런데 이날 카라와 소속사 DSP미디어는 사전에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음을 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침묵은 금이다' 기조를 유지했다. 섣불리 이야기를 꺼내기 보다는 그저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었던 것이다.

 

 

 

최근 연예계, 특히 아이돌을 키우는 제작사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하나 있다. 바로 '리스크 매니지먼트'다.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기 위해 평소 아이돌을 관리하고,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얼마전 크게 논란이 됐던 티아라 사건은 바로 이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왜냐하면 티아라 멤버들이 트위터를 통해 화영을 디스하는 메시지를 올림으로써 이른바 '화영 왕따 논란'이 촉발됐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인성교육이나 대중에게 자신들이 어떻게 비치는 지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날 카라의 독도 발언 회피 역시 DSP의 '리스크 매니지먼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판단 착오 일 수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회피야 말로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어디서든 다시 나올 테고, 언제까지 회피로 일관할 수만은 없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일본 활동을 염두해 두고 독도 문제에 대한 질문에 대답을 꺼린다면, 대중은 쉽게 등을 돌릴 것이다. 판도라의 상자에서 '희망'보다 앞서 나온 것은 고난과 역경이었다. 카라는 희망을 보기도 전에 절망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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