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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상경기] 4. 컴퓨터 게임중독, 블로그로 극복하다

살아가는 이야기/일상다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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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블로그에 본격적인 포스팅을 시작한 지 두 달이 다돼 갑니다. 그동안 책리뷰, 방송리뷰, 그리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저리 주저리 블로그에 올렸는데요. 어느덧 40여편이 넘었습니다. 그중에는 다음뷰 베스트에 오른 글도 6편이나 되는데요. 확실히 베스트에 오르면 조회수와 추천수가 많아져 왠지 모를 보람과 뿌듯함이 급상승합니다.

 


맛집이나 여행 혹은 스포츠와 IT 같은 전문 분야의 글을 포스팅하는 게 아니라 주로 살아가면서 겪는 개인적인 경험, 즉 일상다반사를 올리는 까닭에 아직은 고정적으로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은 편은 아닌데요. 그래도 방문하신 후에 글을 잘 읽었다는 댓글과 혹은 질문을 남기시는 분들을 보게 되면, 이런 게 흔히들 말하는 블로그 세상의 ‘공감과 소통’이구나 싶어, 블로그를 시작하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로그를 하시는 분이나 글을 쓰시는 분들은 간혹 느끼실 테지만, 가끔 포스팅을 해놓고, 정말 혼자보기는 너무 아깝다 싶을 정도로 ‘자아도취’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럴때면 지인들을 제 블로그로 초청하기도 하며, 때로는 추천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추천이 많다고 베스트가 되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바로 ‘콘텐츠’입니다.)

 


그래도 나름 꾸준히 포스팅을 하는 터라, 이런 저를 보고 아는 선배 하나는 “부럽다”는 말을 자주합니다. 본인도 글쓰는 것이 좋아서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사실상 죽은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방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다시 마음먹고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면, 조언을 해달라고 하더군요.)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는 20대 후반의 남자가 살아가는 게 뻔하지, 뭐 그리 포스팅할 게 많냐고 말하는 주변 친구들도 있는데요. 그래도 서울에 올라온 지 아직 5개월 밖에 되지 않아 경험하는 모든 일상이 제게는 신비까지는 아니더라도 특별하고, 또 그 안에서 겪는 소소한 재미와 감동 그리고 일상 모두가 포스팅 거리입니다.

 


그래서 퇴근 후에는 밥을 먹고 제일먼저 노트북을 켠 뒤, 하루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게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 다음뷰 베스트에 선정되어 메인에 노출된 적이 있는데요. 제게 “부럽다”는 말을 자주하는 선배에게 농담 삼아 자랑을 했습니다.

 

 

“베스트 또 뽑혔어요. 메인에 떠서 만명이 넘는 사람이 왔다 갔어요. 이제는 뭐. 제가 쓰면 대한민국이 읽는 상황이죠.”


“하하하~ 부럽다 야. 보니까 글도 잘 쓰더만. 다음뷰 베스트 되는 방법 좀 알려줘~”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최근 두 달 왜 이렇게 블로그에 빠져 살았는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블로그를 하지 않았던 시간에 뭘 했는지 생각해보니, 주로 PC방에서 게임을 하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아는 사람도 별로 없는 서울에 올라와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막상 퇴근 후 집에 가면 늘 혼자였던 까닭에 처음에는 심심풀이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게임 중, FPS(1인칭 슈팅게임, 일명 총쏘기 게임) 장르는 주로 음성채팅을 통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게임을 즐기는데요. 그러고 보면, 게임 자체 보다는 그렇게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아서 더 게임에 몰두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일종의 타향살이의 외로움을 사람들과 재미있게 이야기 나누며 게임하는 것으로 풀었던 것이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기본 새벽 1~2시까지 게임방에 있다가 집에 와서 자고, 다음날 출근하면 졸려서 제대로 업무 처리도 못하면서 다시 퇴근 후에는 게임방행. 주말에도 내내 게임방 생활. 취미로 적당히 즐겨야 할 컴퓨터 게임이 어느덧 제 삶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주말 내내 게임방에서 있다가(심지어 밥까지 게임방에서 해결), 월요일 출근을 위해 집으로 돌아온 저는 거울 앞에 서 있는 한명의 폐인과 마주했습니다. 벌써 3개월이나 지났더군요. 문득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취미생활을 찾아볼까 생각하다가 만들어 놓고 제대로 운영한 적 없는 블로그를 한번 시작하자고 결심했습니다.

 


직장에서 하는 업무도 주로 글을 쓰는 것이라, 퇴근 후까지 글을 쓰는 게 잘 될까 하는 개인적인 우려도 있었지만, “정말 마음 편히 속 시원하게, 뭐든지 쓰고 싶은 대로 쓰는 그런 공간으로 꾸며보자”는 결심이 더 컸습니다. 물론, 컴퓨터 게임으로부터 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필요가 가장 중요했죠.

 


그렇게 블로그를 시작하고, 하나둘 늘어나는 댓글에 답글을 달고, 방문자수가 늘어나다 보니 어느새 ‘오늘은 게임을 어떤 방법으로 해볼까?’ 하는 고민으로 가득 찼던 제 머릿속은 ‘오늘은 어떤 걸 포스팅 할까?’하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평소 같이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은 ‘무슨일 있냐?’며 안부를 물어 오지만, 그때마다 ‘나중에 시간되면 들어갈게요’ 하는 답변으로 대신하였습니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조는 일이 없어졌으며, 퇴근 후는 물론이고 주말도 독서와 산책 등 여러 가지 일에 시간을 나눠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렇게 제가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2달이 채 안되는 시간동안 애정을 쏟았던 이유에는 ‘외로움’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뷰 베스트 되는 방법을 물어온 선배에게 대답을 해주려 했는데, 알고 보니 선배는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신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선배는 안되겠네요. 결혼해서….”

 

라고 대답해주었습니다.

 


퇴근 후 집에 가서 혼자 할 게 없으면 블로그에 애정을 쏟게 된다고 하자, 선배는 하염없이 웃기만하네요.

 







하지만, 자칫하면 제 일상마저 뒤흔들 수 있었던, 컴퓨터 게임으로부터 저를 구제해준 블로그가 제게는 둘도 없는 친구네요. 더욱더 애정을 가지고 좋은 글을 올려서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아! 분명히 밝힐 것 하나는 블로그는 결코 ‘친구’일 뿐이지 ‘애인’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제 포스팅이 갑자기 줄어들게 되면, 그땐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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