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공노커플'에 해당되는 글 3건

  1. 신의 20회 : 캐릭터 살린 류덕환의 실감났던 명품연기! 6

신의 20회 : 캐릭터 살린 류덕환의 실감났던 명품연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신의> 속에 등장하는 공민왕의 모습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시기라 불리우는 ‘사춘기’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제 막 원나라에서 고려로 건너온 이 왕은 우리가 역사책에서 기억하는 그런 파이팅 넘치는 왕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고려의 자주성을 되찾고자 반원 정책을 펼치고, 부패할대로 부패한 권문세족에 맞서 개혁정치를 단행하는 그럴싸한 개혁군주의 모습 대신 <신의>속 공민왕은 늘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며 혹시나 자신의 결정이 틀리지는 않았는지 노심초사하는 불안정한 모습을 비추곤 합니다.


격동의 시기이니 만큼, 아직 여물지 않은 어린 왕의 마음을 흔드는 사건사고가 많은 것도 그 이유인데요. 자신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가진 신하가 사사건건 왕정에 간섭하고, 심지어 숙부라는 자는 대놓고 왕의 자리를 내놓으라 하니 그야말로 공민왕은 하루도 마음 편할날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신의> 속 공민왕은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 갑니다. 자신의 첫번째 백성이자, 첫번째 친구, 그리고 첫번째 신하인 최영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사랑하는 노국공주가 자신의 뜻에 마음을 보태주었기에 어린 공민왕은 비록 더디지만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능력에 따라 조정신료를 뽑고, 억울하게 노비가 된 자들을 풀어준 것은 그런 공민왕의 성격을 보여준 단적인 예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늘 올곧기만 한것이 아니라 항상 흔들려야만 하는 위치에 있다보니 <신의> 속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는 자칫 한방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 자체가 이민호와 김희선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라인 위에서 짜여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감정이 흐트러지거나 연기가 어색해지면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는 생명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런데 16일 방영된 20회까지 총 10주간 드라마가 방영되는 과정에서 공민왕의 캐릭터는 오히려 그 존재감이 더욱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이 공민왕을 연기하는 배우가 바로 ‘작은 거인’ 류덕환이기 때문입니다. 이마의 주름과 입꼬리마저 계산하며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을 뿜어내는데요. 어제 방영분에서도 그의 연기는 단연 최고로 빛났습니다.


특히 노국공주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분노하고, 노국공주를 찾기 위해 애원하고, 이어 노국공주를 잃게 되는 것 아닌지 싶어 멘붕(멘탈붕괴)을 겪는 3단계 연기 감정연기에서는 “역시 류덕환”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날 공민왕은 노국공주가 절에서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전군을 동원하여 수색에 나섰으나

끝내 왕비의 행방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고민에 빠져 있던 공민왕에게 한가닥 실마리가 생겼으니, 바로 노국공주가 원나라 사신 손유의 인장이 찍힌 서신을 받고 절로 향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길로 손유를 찾은 공민왕은 “이게 어찌된 일이냐”며 따져 물었는데요.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는 손유를 향해 “당장 내가 그 사람을 만나야겠다”고 소리치는 모습에서 공민왕의 분노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손유는 원나라 단사관이라는 신분으로 고려를 찾은 만큼 고려 왕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지만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구해야겠다는 일념하나로 손유를 포박하라고 지시까지 하는데요. 류덕환의 붉게 충혈된 눈과 목에 선 핏대 등을 통해 공민왕의 분노가 고스란히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류덕환의 분노 연기는 곧이어 간절히 애원하는 무력한 왕의 모습으로 이어졌는데요.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납치한 것이 바로 왕의 자리를 노린 덕흥군의 짓임을 간파해 냈습니다. 한밤중에 덕흥군을 부른 공민왕은 어차피 해야 할 거래라면 빨리 하자며 덕흥군에게 원하는 것을 물었는데요. 덕흥군은 자신이 한짓이 아닐뿐더러 아무것도 원하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어차피 왕비가 죽으면 자연스레 공민왕은 원에 의해 폐위될게 뻔하므로, 덕흥군 입장에서는 거래가 불필요했던 것이지요. 그것은 곧 노국공주를 살려줄 의도가 없다는 말과 같았는데요. 사랑하는 왕비를 잃게 될 처지에 놓인 공민왕은 결국 눈물로써 애원합니다.


왕위가 필요합니까? 그럼 가져가세요. 단 이나라, 고려 만큼은 남겨주세요. 숙부께서도 이 나라 사람이니까.....” 눈가에 맺힌 눈물을 그렁이며 애원하는 공민왕의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 없었는데요. 왕비를 살리기 위해 왕의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호소하는 와중에도 끝까지 나라만큼은 지키려 하는 약소국 군주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한켠이 아파왔습니다. 이 장면에서 다시 한번 류덕환의 연기에 감탄했음은 두말할 나위 없고요.

 

 

 

하지만 이날 류덕환이 보여준 감정 연기 중 제가 가장 소름돋았던 부분은 따로 있었는데요. 바로 한밤중에 홀로 앉아 노국공주의 면포를 어루만지던 장면이었습니다. 덕흥군에게 왕과 나라를 바치면서까지 애원했으나 수포로 돌아가고, 이제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공민왕은 반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버렸는데요. 아무 생각없는 듯 허공을 바라보는 초점 잃은 눈에서는 그야말로 제대로 된 ‘멘붕’이 느껴졌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때 바로 최영이 궁에 돌아와 공민왕을 찾은 것인데요. 은수를 천혈(하늘문)로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길을 떠났던 최영과 은수는 미래의 은수가 남겨 놓은 편지를 보고 다시 궁으로 되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최영을 마주한 공민왕은 실의에 빠진 것은 둘째 치고 마음이 다 무너져내리기 일보 직전이었는데요. 공민왕은 울먹이며 “아무래도 그 사람을 살릴 수가 없을 것 같다. 아무런 방법이 없다. 내가 덕흥군을 죽일까 했는데 죽이지도 못했다. 난 속수무책으로 이러고 있는데 그동안 내 왕비는...”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바닥에 주저앉은 공민왕을 일으켜 세운 최영은 “그자가 원하는 것은 전하의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다. 벌써 마음이 무너진 것이냐. 그러면 내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다. 명을 내려달라”고 말했는데요. 그제서야 공민왕은 마음을 추스르고 “왕비를 찾아서 모시고 와주면 좋겠다”고 명을 내렸습니다.

 

 

 


결국 은수의 기지 덕분에 최영은 노국공주를 무사히 되찾아 올 수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노국공주는 유산을 하고 말았습니다.


마음을 추스린 공민왕은 손유에게 원나라에서 내려준 옥새를 되돌려주며 “이젠 필요 없으니 가져가라”고 호기롭게 말하고, 의선 역시 하늘나라에서 온 요물이 아닌 뛰어난 의원일 뿐이라고 감싸줬는데요. 이때엔 또 자주고려를 외치던 당당한 공민왕의 모습이 느껴졌습니다. 대체 류덕환이라는 배우, 보여줄 수 있는 연기 색깔이 몇가지나 되는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이날 방영분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가장 붙든 것은 방송 마지막 은수가 우달치 대원이 되어서 최영과 함께 지내기로 약속하는 장면이었는데요. 저는 분노와 애원 그리고 ‘멘붕’과 당당함을 오가는 류덕환의 팔색조 매력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신의> 20회를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민왕이라는 캐릭터를 살린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배우 류덕환입니다. 종영까지 남은 횟수는 불과 4. 앞으로의 스토리는 은수가 과연 현대로 되돌아 올 것인지 남을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질 수 밖에 없는 데요. 비록 공민왕의 분량은 줄어들겠지만 끝까지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그런 류덕환의 연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