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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예능 인기 속 숨어있는 대중의 ‘훔쳐보기’ 욕망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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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는 단어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협업’ 혹은 ‘협력’을 뜻하는 이 단어는, 서로 다른 성질의 두 가지가 하나로 합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에서 우리사회 ‘소통’과 ‘조화’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명패션디자이너가 중저가 브랜드와 손잡고 일하거나, 서른 장르의 음악인들이 힘을 모아 앨범을 발표하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콜라보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중이다.

 

콜라보레이션 열풍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단연 트렌드에 민감한 TV속이다. 이승기와 수지가 주연으로 나선 MBC <구가의 서>는 사극과 판타지를 접목시켜 ‘판타지 퓨전사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냈고, 강호동을 필두로 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생활체육과 예능의 콜라보레이션을 꾀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다큐테인먼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지금 각 방송사들은 다큐멘터리와 예능을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프로그램 만들기가 한창이다. KBS 2TV <인간의 조건>, SBS <땡큐>, MBC <아빠! 어디가?>,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등은 모두 웃음을 위해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을 도입했다는 특징을 갖는다.

 

 

 

 

한때 예능프로그램의 큰 물줄기와 같았던 리얼버라이어티는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 유출 사건, 그리고 <정글의 법칙> 조작 논란을 거치면서 그 입지가 급속도로 좁아졌다. ‘리얼’을 ‘레알’로 받아들이지 않는 시청자들을 위해 방송사가 꺼내든 카드는 다름 아닌 ‘관찰예능’이었다.

 

‘관찰예능’의 특징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 한다는 점이다. 곳곳에 설치한 카메라와 전담 VJ를 통해 촬영 준비를 마치고, 나머지는 출연자들의 선택에 맡긴다. 당연히 돌발적인 행동과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지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그들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그 ‘민낯’이 전하는 웃음의 크기가 결코 작지 않다. 때로는 연출과 대본에 의한 자극적인 웃음보다 공감을 통한 재미가 훨씬 더 큰 법이다.

 

MBC <아빠! 어디가?> 속 아이들은 방송 촬영을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아빠와 여행을 떠난다고 받아들이며, KBS 2TV <인간의 조건> 개그맨들은 프로방송인임에도 불구하고 고스란히 자신들의 사생활을 노출한다. 예능과 다큐의 콜라보레이션은 ‘이것도 혹시 조작 아니야?’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시청자의 마음을 ‘동심’과 ‘솔직함’으로 무장 해제시켰다. 시청률에서도 입소문에서도 이들 프로그램은 모두 승승장구 중이다.

 

 

 

 

일각에서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진화라는 분석도 나오는 모양이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선다. 왜냐하면 이런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이면에는 대중의 ‘훔쳐보기’ 욕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훔쳐보기’ 욕망은 인간의 본능과도 같다. 인간은 자신이 가진 비교본능과 쾌락, 그리고 공격적 성향을 이 ‘훔쳐보기’를 통해 충족한다. 문제는 일상생활에서 ‘훔쳐보기’에 몰입하다보면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이고, 대중은 그래서 그 ‘훔쳐보기’ 욕망을 영화와 TV라는 시각적 대중매체를 통해 해결하곤 했다.

 

대중은 끊임없이 스타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는다. 그들이 얼마의 돈을 벌었고, 누구와 사귀고 헤어지는지가 모두 흥밋거리다. 그리고 이제는 혼자 사는 스타의 모습, 자녀와 여행을 떠났을 때의 모습, 스타가 군대 갔을 때의 모습 등에도 관심을 갖는다. 연출과 대본의 힘이 아닌 스타의 꾸미지 않은 모습에서 ‘힐링’받는 것 까진 좋지만, 너도나도 관찰예능을 만드는 상황에서 그 수위와 자극적 설정이 높아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또한 사생활 침해의 위험이 항시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일이다.

 

 

 

과연 관찰예능은 대중의 ‘훔쳐보기’ 욕망을 적절히 충족시켜주는 동시에 웃음과 감동을 계속 전할 수 있을까. 어쩌면 관찰예능의 생명력과 지속성은 바로 ‘훔쳐보기’와 ‘힐링’ 사이에서 얼마만큼 균형을 유지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대중의 기호와 취향을 반영한 新 예능 트렌드, 관찰예능의 앞날이 자못 궁금하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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