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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할배> H4의 즐거웠던 여행, 시청자에게 인생을 묻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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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성별에 관계없이, 인종에 상관없이, 그리고 경제적 차이와 무관하게 똑같이 1년에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 이제 갓 태어난 아기도, 스무 살의 청춘도, 그리고 일흔 살의 노인도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는 없다. 적어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그런데 우리는 때로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할 것이란 착각에 휩싸인다. 청춘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같고, 전성기는 영원할 것만 같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 H4에게도 젊은 날이 있었듯, 언젠가 우리의 머리카락도 흰색으로 물들고 점점 빠져 나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는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이냐’의 문제이지 않을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 어떤 이는 과거를 추억하는데 시간을 쓰고, 또 어떤 이는 미래를 준비하는데 지금 이 시간을 투자할 테지만, 이제 인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할배’들은 말한다. 바로 지금을 위해 시간을 쓰라고…. 카르페 디엠.

 

 

 

 

16일 방영된 tvN <꽃보다 할배>는 9박10일간의 유럽여행을 정리하는 마지막 날 일정이 방영됐다. 스케줄상 먼저 귀국한 신구 할배와 박근형 할배를 제외하고, 가장 맏형인 이순재 할배와 막내(?)인 일섭 할배의 마지막 일정은 한식당 하나를 찾는 데 있어 한바탕 난리를 치룰 정도로 치열(?)했지만, 시청자에게 여행의 의미와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순재 할배의 경우 스위스 루체른에서 만난 젊은이가 1년 동안 알바해서 벌은 돈으로 6개월 간 유럽배낭여행을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순재 할배가 젊었을 때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순재 할배는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면서, 이제는 젊은이들이 이런 인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일종의 부러움을 내비쳤다.

 

 

 

 

물론, 1년간 알바해서 모은 돈을 가지고 배낭여행을 갈 수 있는 젊은이가 있는 반면, 그 돈을 고스란히 학비에 보태야만 하는 젊은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그 돈으로 술을 마시거나 명품백을 사는 젊은이도 있다. 아예 알바를 하지 않는 젊은이도 있을 테고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젊은이의 경우 자신이 처한 현실과 시간에서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땀을 흘렸고, 지금 그것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순재 할배가 부러워했던 것은 바로 내일을 위해 오늘을 바쳐야만 했던 자신의 청춘과 달리 그 젊은이는 오늘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일섭 할배의 경우에는 마지막 날 일정을 숙소에서 고스톱 치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언제 어디서든 칠 수 있는 고스톱을 굳이 9박10일간의 유럽여행 마지막 날 일정으로 채워야 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 테지만, 여행이란 건 그런 것이다. 보고 싶은 걸 찾아 보는 게 아닌, 마음이 내키면 잠시 머물러도 좋은 것. 다시는 지금 이 사람들과 지금 이 곳에서 고스톱을 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일섭 할배는 굳이 못치는 고스톱을 고집하며 '현재'를 즐긴 것이다.

 

 

 

 

이날 방송 말미에는 여행 도중에 찍었던 네 할배의 인터뷰를 편집하여, H4에게 ‘여행이란 무엇인가’란 의미를 담아냈다. 신구 할배는 “내 인생에서 이런 젊은 기분이 돼서 여행해 본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고, 근형 할배는 “힘은 들긴 해도 아주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일섭 할배는 “이게 군대를 다시 왔나. 군대 침대에서 자는가 싶었다. 그런데 마지막 날 느낌은 정말 잘했다. 여기 잘왔다였다”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순재 할배는 “여행은 즐거운 겁니다”라고 짧게 정의했다. 표현은 달랐어도 네 할배 모두 웃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여행은 H4에게 있어 분명 ‘즐거운 일’이었다.

 

 

 

 

어쩌면 당신들의 인생에 있어 네 명이 함께하는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을까. 네 명의 할배들은 누구보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이번 유럽여행을 마쳤다. 네 할배가 똑같이 여행에 만족감을 표한 것은 아마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을 누구보다 즐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지금 이 순간’으로 치환하면, 결국 ‘지금 이 순간은 즐거운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현재에 충실하고,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그것은 바로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무한한 시간 앞에서 취해야 할 겸손한 자세이다.

 

 

 

 

얼굴엔 세월의 흔적, 주름이 가득하지만, 누구보다 환하게 웃으며 “즐거웠다”고 말하는 할배들.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임했을 할배들의 이번 여행은 막바지에 다다라서야 시청자에게 묻는다. 당신에게 ‘인생은 무엇이냐’고. 그리고 다시는 오지 않을 지금 이 순간에 얼마나 충실하고 있는지….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어쨌든, 9박 10일이라는 시간동안 유럽 곳곳을 돌아다니며 고생한 H4 할배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짐꾼 이서진 씨에게도 격려와 응원을 전하고 싶다. 덕분에 시청자 역시 두 달 가까운 시간 동안 제대로 ‘힐링’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대만으로 떠나는 두 번째 여행 역시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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