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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부터 샘 해밍턴까지…‘먹방’은 어떻게 진화했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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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또 먹는다. TV만 틀면 ‘먹는 방송(이하 먹방)’이 나온다. 입맛을 돋우는 스타들의 먹는 표정에서부터 음식을 더 맛있게 해주는 조리법과 생전 처음 맛보는 다양한 요리까지, 모든 게 다 방송소재다.

 

MBC <아빠! 어디가?>와 <진짜사나이>, SBS <정글의 법칙>, 그리고 KBS <해피투게더3>, tvN <SNL 코리아> 등 소위 잘 나가는 예능프로그램에는 꼭 빠지지 않고 ‘먹방’이 등장한다. 윤후와 샘해밍턴은 현재 대표적인 ‘먹방 스타’로 떠올랐으며, 정글 속 병만족은 생존을 위해 곤충과 풀 등 뭐든지 먹는다. <해피투게더3>는 ‘먹방특집’을 마련하여 잘 먹기로 소문난 스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기도 했다. 신동엽은 또 어떤가. 그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먹방’마저 19금으로 승화시키는 위엄을 보였다.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하정우가 불러일으킨 ‘먹방 신드롬’, 윤후가 뒤를 잇다

 

지금이야 윤후와 샘 해밍턴이 ‘먹방’을 대표하는 스타로 거론되지만, 사실 대중에게 ‘먹방’이라는 신조어를 각인시킨 인물은 따로 있다. 바로 영화배우 하정우다. 그는 아무리 연기라 할지라도 허투루 먹는 법이 없었다. 어묵을 먹더라도, 국밥을 먹더라도 그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배고픔을 느끼게 할 정도로 그의 먹는 연기에는 혼이 실려 있었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탕수육을 먹던 하정우의 모습은 지금도 ‘먹방의 레전드’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그는 ‘먹방’의 대부와도 같은 존재다. 오죽하면, 영화 <베를린>에서 빵을 너무 맛있게 먹는 바람에 편집까지 됐을까.

 

 

 

 

하정우가 불러일으킨 ‘먹방 신드롬’은 급기야 영화를 넘어 TV 브라운관을 파고들었다. 너도 나도 맛있게 먹고, 또 많이 먹으면서 제2의 하정우가 되길 꿈꿨다. 하지만 ‘먹방 스타’라는 닉네임을 가져간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꼬마아이였다. 바로 <아빠! 어디가?> 속 윤후가 그 주인공이다.

 

다른 아이들과 달리 식성이 남달랐던 윤후는 밥 한 톨까지 깨알같이 찾아 먹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삶은 달걀, 계란 프라이, 젤리 등 다양한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으로 예능 속 ‘먹방’ 열풍을 주도했다. 이어 입 주변에 짜장소스를 잔뜩 묻힌 채 후루룩 삽입하던 ‘짜파구리’가 ‘빵’터지면서 덩달아 윤후는 하정우에 버금가는 ‘먹방스타’로 자리 잡았다. 누구도 의도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어떻게’에서 ‘무엇을’로 변화한 먹방…시작은 바로 ‘짜파구리’

 

주목해야 할 점은 ‘짜파구리’ 이후 ‘먹방’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하정우와 윤후가 ‘먹방 스타’로 인기를 끈 이유는 바로 이들이 음식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었기 때문이다. ‘복스럽게 먹는다’란 말이 칭찬과 긍정의 의미로 사용되듯, 우리는 맛있게 먹는 사람을 좋아하고, 또 맛있게 먹는 모습을 통해 즐거움을 느낀다.

 

하정우와 윤후의 ‘먹방’에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먹느냐였다. 그런데 짜파구리 이후 ‘먹방’의 관심사는 이제 ‘어떻게’가 아니라 ‘무엇을’로 이동했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진짜 사나이>속 군대 음식만 보더라도, 대중은 그들이 맛있게 음식을 먹어서 좋아한다 라기 보다는 ‘군대리아’, ‘바나나라떼’, ‘군대 짜장’ 등 사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음식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열광하는 측면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군대 음식은 그 자체로 남성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여성들에게는 신기하게 느껴지는 만큼, ‘먹방’ 소재로 있어서는 안성맞춤이다.)

 

 

 

 

사실 샘 해밍턴의 먹는 모습만을 놓고 보면, 하정우와 윤후처럼 대중의 입맛을 자극하는 그 무언가는 부족해 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샘 해밍턴이 하정우와 윤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먹방 스타’로 떠오른 데는 그들과는 다른 음식을 먹었다는 차별성이 있기 때문이다. ‘먹방’은 이제 ‘어떻게’ 먹느냐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을 먹느냐, 더 나아가 ‘언제’, ‘어디서’ 먹느냐 처럼 그 외연의 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예능 대세 ‘먹방’은 어디까지 진화할까?

 

최근 변화한 예능 트렌드 역시 ‘먹방’의 인기 이유를 설명하는 데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최근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제한하는 ‘관찰 예능’의 형태가 인기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나혼자 산다>, <인간의 조건>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시청자의 요구에 발맞춰 예능은 점점 더 프로그램의 리얼리티를 강화하고 있고, 여기에 바로 ‘먹방’의 매력이 숨어있다. 왜냐하면 배고픔과 포만감은 우리 모두가 겪는 공통의 정서로써 음식을 먹는 과정에 있어서는 그 어떤 조작이나 의혹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먹방’에 목을 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살리면서도 동시에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소재가 아직까지는 ‘먹방’ 만한 게 없다. 때문에 앞으로도 당분간 ‘먹방’의 인기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더 이상 ‘어떻게’와 ‘무엇을’ 만으로 승부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하정우와 윤후보다 더 맛있게 먹기란 너무도 힘겨워 보이며, 군대음식보다 더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 호기심을 자극할 음식도 쉬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먹방’은 앞으로 진화해 나갈까?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생존을 이어나가는 <정글의 법칙>의 경우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정글 먹방’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은 그리 크지 않다. <해피투게더3>는 심야시간대를 공략하여 ‘언제, 무엇을’ 먹느냐를 선보이며 나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누가’ 먹느냐, 그리고 ‘왜’ 먹느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다.

 

누구는 건강을 위해 먹고, 누구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 먹지만, 또 누구는 당장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해야 처지에 놓여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어느때 보다 먹거리에 관심은 높아졌지만, 여전히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사회. ‘먹방’이 나아갈 방향은 바로 여기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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