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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부모님 생각에 울컥했던 장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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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평온하기를 원하여도 바람이 멎지 않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기를 원하여도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중국문헌 <한시외전>에 나오는 이 문장은 ‘효(孝)’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귀다. 그렇다.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현실에서도, 드라마에서도,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23일 방영된 KBS <내 딸 서영이> 48회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역시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그토록 기다려온 삼재와 서영의 극적인 화해가 이루어지자마자 이 부녀에게는 예기치 못한 불행이 닥쳤다. 바로 삼재에게 병이 찾아온 것이다. 이제야 삼재와 서영에게도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찾아오는 듯 했더니, 하늘은 이들 부녀에게 그 작은 행복조차 허락지 않았다.

 

 

 

장 파열로 인한 복막염, 그리고 패혈증. 사위를 구하기 위해 달리는 차안으로 뛰어들어 교통사고가 났던 게 원인이었다. 당시 제대로 검진을 받았더라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텐데, 당시 삼재는 자신의 정체가 들통 나는 게 두려워서 병원에서 도망치듯 나왔다. 제대로 검진을 받지 않아 결국 병을 키운 것이다.

 

서영은 서영대로, 우재는 우재대로 자신의 탓이라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삼재는 오히려 고맙다고 한다. 미안하다며 사과를 한다. 자책하는 우재에게 삼재는 그동안 서영이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며 오히려 그를 위로했고, 서영과 상우에게는 끝까지 못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삼재의 병세는 다행히 한차례 수술로 위기를 넘기는 듯 보였으나 방송 말미 건강이 악화돼 기도삽관이 이뤄지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흘러가는 분위기로 보자면 ‘새드엔딩’이 될 것 같은 우려가 드는데, 그렇게 된다면 서영은 한 평생 마음에 한 가득 무거운 짐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직 2회가 남은 만큼 제작진의 현명한 마무리를 기대하며, 삼재와 서영에게 다시 한 번 행복한 시절이 올 수 있길 기대해 보겠다.

 

 

 

이날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서영과 상우가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었다. 이날 서영은 삼재가 일하는 가구점 사장을 통해 아버지에게도 꿈이 있었다는 것과 젊은 시절 야간대학을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름 아닌 가구를 만들고자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인튜베이터에 들어가게 되면서 아버지는 꿈을 포기해야 했다. 그런데 서영과 상우는 한번도 아버지의 젊은 시절에 대해 한 번도 알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왜냐하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그런 이야기를 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재의 표현을 빌리자면, 실패한 부모의 이야기는 변명밖에 되지 않기에 삼재는 자식들에게 그런 자신의 꿈과 젊은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던 것이다.

 

 

서영과 상우가 기억하는 아버지 삼재의 모습은 사실 삼재 인생에 있어서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기간이다. 마찬가지다. 우리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모습은 우리가 태어난 이후의 부모님의 삶이다. 그 삶은 부모님 인생 전체에 있어서 반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가 보아온 부모님의 모습만을 가지고 부모님의 전부를 판단하다. 능력이 없는 부모, 애정이 없는 부모, 대화를 안 하는 부모 등등…. 부모님이 어떤 삶을 살아 오셨고, 우리가 태어나기 전 부모님은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선 알려하지 않으면서, 지금의 내 기준대로만 부모님을 평가하고 판단한다. 정말로 어리석기 그지없는 생각이다.

 

서영이 몰래 우재를 구하고, 제대로 검진도 받지 못한 채 병원을 도망치듯 나왔던 삼재는 이 모든 것을 비밀에 붙였고, 결국 이날에서야 서영과 상우, 그리고 우재는 모든 비밀을 알게 됐다. 그럼에도 삼재는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서영에게 “너희를 위해서 그런 것 아니다. 나를 위해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했다. 과거 서영이 “더 이상 나를 위해서라는 변명은 하지 말아라”라고 외쳤기 때문이다.

 

 

부모는 그런 존재다. 부모가 되기 전까지는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는 것은 그래서 불변의 진리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이 망가지고 부서지는 와중에도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존재, 부모의 사랑을 넓고 넓은 바다에 비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과연 우리의 부모님은 우리가 태어나기 전 어떤 삶을 살아오셨을까? 드라마를 보는 도중 문득 부모님께 전화 한 통 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무가 평온하기를 원하여도 바람이 멎지 않고, 자식이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기를 원하여도 부모는 자식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도 오늘 하루 부모님께 따뜻한 전화 한 통 드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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