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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전쟁2> 아이돌 버전은 ‘우리 이혼했어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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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의 ‘시퀄(후속편)’이라 할만한 ‘우리 이혼했어요’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다름 아닌 KBS에서 아이돌 버전의 <사랑과 전쟁2>를 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KBS <부부클리닉-사랑과 전쟁2> 제작진은 13일 아이돌 버전의 '사랑과 전쟁2'를 제작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캐스팅까지 발표했다. 남자 주인공으로는 제국의 아이돌의 동준이 낙점됐으며, 여자 주인공으로는 쥬얼리 예원과 포미닛 남지현이 발탁됐다. 사실상 이들 3명이 엮어낼 삼각관계가 ‘사랑과 전쟁2’ 아이돌 버전의 주요 스토리가 되는 것이다.

 

이번 아이돌 버전은 기존 <사랑과 전쟁2>처럼 시청자 사연으로 꾸며질 전망이며,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고 밝고 유쾌하기 가져간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출연자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로 젊어진 만큼 신혼부부들이 겪는 가족 문제가 주요 소재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날 제작진이 내놓은 기획의도와 설명만 놓고 본다면, 자연스레 <우리 결혼했어요>의 콘셉트를 빌려 우결 ‘시퀄’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우결이 결혼생활의 판타지에 집중한다면, <사랑과 전쟁2> 아이돌 버전은 결혼 생활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이혼 등의 문제에 더 큰 포커스를 맞춰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 아닐까 싶다.

 

 

사실 기존 <사랑과 전쟁2>는 제작진 말대로 그동안 극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감이 없지 않았다. 이혼 소송중인 부부의 실화를 소재로 극을 만들다 보니 자연스레 외도와 불륜 혹은 시댁과의 갈등이 자극적으로 그려지기 마련이었고, 막장논란이나 선정성 논란 같은 진통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다양한 이혼 사례를 극으로 재현해냄으로써 많은 시청자에게 공감을 샀고, 또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결혼과 가정이 갖는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 긍정적인 결과도 이끌어 냈다. 쉽게 만나고 쉽게 헤어지는 풍토에서 진정한 사랑과 소통, 그리고 교감이 무엇인지도 방송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단지 극의 분위기가 문제였더라면, 소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주의를 기울이거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연출이 아닌 보다 담백하고 세련된 연출을 통해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KBS와 제작진의 선택은 ‘특집’이라는 도전을 앞세워 ‘아이돌’을 전면에 내세우는 웃지 못할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들이 얼마나 사랑과 이별, 그리고 결혼과 이혼이라는 코드에 적합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벌써 섭외를 마치고 제작 중이라고 하니, 과연 어떤 방송이 나올지 우려가 앞선다.

 

 

<우리 결혼했어요>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고는 싶은데, 차마 대놓고 따라할 순 없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시퀄’, 그러니까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이혼했어요’ 콘셉트라면 이는 제작진의 대단한 오판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대놓고 현실과 동떨어진 판타지를 심어주는 것도 문제지만, 이별과 이혼을 지나치게 가볍게 그리거나 혹은 희화화 하는 것은 또 그 나름대로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아이돌 버전을 통해 시청층까지 낮추려 했다는 점에서도 이는 분명히 고려돼야 할 사항이다.

 

아무리 요즘 프로그램 하나가 잘되면 유사한 버전을 내놓는 것이 유행이라 하더라도, 부부생활의 참된 의미를 되짚는 <사랑과 전쟁2>까지 아이돌버전을 내놓았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아이돌 멤버들이 정극으로 이끌 연기력이 되는 가는 차치하더라도, 자칫하면 시트콤 혹은 예능으로 받아들여 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긴 마찬가지다.

 

부디 <사랑과 전쟁2> 아이돌 버전이 하나의 이벤트성 특집으로 끝나길 바라며, 제작진은 정규 편성과 같은 과욕을 부리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적어도 내가 내는 수신료가 이런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사용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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