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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송강호 수상소감, 고맙고 공감하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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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송강호 수상소감, 고맙고 공감하는 이유

 

각종 시상식을 지켜보는 이유는 ‘누가 어떤 상을 받는지’ 예측하고 기대하는 것도 있겠지만, 수상자들의 재치 있는 수상소감 역시 빼 놓을 수 없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역시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오른 여러 스타들의 수상소감과 ‘말말말’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신세경과 박보영은 여진구가 성인이 된다면 함께 멜로를 찍고 싶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고, 남우조연상 수상자 조진웅은 “홍보할 때는 주연배우라고 하더니 상은 조연상이다”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또, 감독상을 수상한 <명량>의 김한민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감독으로서 영화를 만들고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무한한 자긍심과 떨림을 갖는다. 감사하다.”고 전했으며, 예상을 깨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는 “앞으로 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관심과 가능성이 더욱 열렸으면 좋겠다. 배우 열심히 하겠다.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울먹여 감동을 자아냈다.

 

 

 

 

감동적인 수상소감과 재미있는 어록들이 쏟아져 나온 가운데, 가장 돋보였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변호인>의 송강호가 아닐까 싶다. 날씨만큼 차갑고 시린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가 전한 뼈있는 한마디는 대중들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한 온기를 전해줬다.

 

이날 상을 받으러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지난해 12월 18일 '변호인'이 개봉했는데 오늘이 딱 만 1년째 되는 날이다.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내가 조금 있으면 48세가 되는데 47~8년을 살면서 내 주변에 이웃이나 내가 속해있는 이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생각을 해 본 적 있나 생각하면 부끄럽지 않나 생각했다”며 “지난 1년간 '변호인'이라는 작품이 큰 영광과 분에 넘치는 감동도 남겨 줬지만 자괴감도 들게 했다”고 전했다.

 

 

 

 

그가 말한 자괴감에 공감하려는 찰나,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가 뇌리에 박혔다.

 

“굳이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권력이든 모든 것들은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나오듯이 배우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 결코 잊지 않겠다”는 말로 수상소감을 마무리 한 것이다.

 

영화제 이후 송강호의 수상소감이 주목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그의 수상소감에 “고맙다”거나 혹은 “공감한다”고 반응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국민이란 존재를 너무도 쉽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 속에서 송강호는 말했다. 아니, 송우석 변호사는 부르짖었다.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고. 그런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정말로 국민을 국가와 동일시하고 있을까. 국가란 정말 국민일까? 이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이날 송강호의 수상소감이 더욱 와닿지 않았을까 쉽다.

 

그런데, 국민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것이 어디 유명한 스타뿐일까. 배우, 가수, 그리고 대기업과 정치인, 심지어 대통령까지. 국민 없이 존재하고, 국민 없이 인기를 갖고, 국민 없이 힘을 가질 수 있을까? 단순한 권력만이 아니라, 이들의 존재 자체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못한 사회이기에 이날 송강호의 수상소감은 너무도 고맙고, 또 공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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