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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부터 일진논란까지...'과거'에 발목잡힌 일반인 출연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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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일진 논란이다. KBS <1박2일>에 출연한 '세종고 김탄' 정일채 수학 교사가 과거에 작성한 댓글로 인해 대중의 질타를 받은데 이어, 이번에는 한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의 과거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Mnet <쇼미더머니3>에 출연하여 '천재래퍼'라는 찬사를 받은 여고생 육지담이 과거 '일진'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논란은 지난 14일 한 커뮤니티사이트에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육지담과 같은 학교에 다녔다고 주장한 작성자는 본인이 피해자라며, 육지담이 과거 일진이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작성자에 따르면, 육지담은 술, 담배는 기본이고 친구들의 돈을 갈취했으며, 돈이 없으면 머리와 뺨을 때렸다고 한다. 작성자는 육지담이 선생님에게 욕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육지담이 '일진설'이 불거지자, 곧바로 그녀를 옹호하는 글이 올라왔다. 육지담이 술과 담배를 한 것은 맞지만 개념 없는 아이는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또, 주도적으로 누굴 괴롭히지도 않았으며, 담배를 핀 것은 집안사정이 안 좋아서 스트레스 때문에 못 끊었던 걸로 보인다는 해명이다.


 

육지담의 과거를 둘러싼 일진 논란은 이제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제작진 역시 사실을 확인중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을 보류하고 있다. 육지담이 일진이었다는 주장은 진실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또 지금까지 밝혀진 그녀의 과거 중 일부는 부풀려졌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쇼미더머니3> 시청자에게 있어 육지담은 더 이상 '예쁘고 랩 잘하는 여고생'의 이미지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천재래퍼'에 대한 기대감은 그녀의 과거가 밝혀지는 순간 실망감으로 돌변했고,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그녀의 방송 출연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1박 2일>에 출연하여 순식간에 화제를 모았지만 과거 작성한 댓글로 대중의 질타를 받은 정일채 교사와 이번 육지담 학생의 사례는 몇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것은 두 사람 모두 방송을 생업으로 하는 연예인이나 전문 방송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발목이 잡혔다는 것이다. 두 사람을 향한 시청자와 대중의 관심도가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급격하게 선회했다는 점도 꼭 닮았다.


정일채 교사와 육지담 학생을 옹호하는 입장의 논리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다. 바로 정일채 교사가 작성한 댓글과 육지담 학생의 일진설은 "단지 과거일 뿐"이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맞는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비록 과거에 잘못된 행동을 했을지라도 현재 그것을 반성하고 뉘우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대중이 두 사람의 과거를 문제삼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역시나 방송이 가지는 힘과 파급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비록 우리 사회 방송이 권력과 자본의 눈치를 보며 망가질대로 망가졌다 하더라도, 공공재로서 방송이 갖는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마저 저버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다수의 시청자는 여전히 우리사회 방송이 다수의 선량한 시민을 대변하고, 서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 그런 상식적인 방송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때문에, 아무리 잘생기고 능력있고 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그들이 공공재인 방송을 통해 대중과 마주하게 된다면, 아무리 지나가버린 '과거'라 할지라도, 시청자에겐 심각한 결격사유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과거를 그저 지나가버린 시간 혹은 사건으로 규정해버린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미래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돼버린다. 과거-현재-미래는 결코 어느것 한가지를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경향을 생각해본다면, 앞으로도 많은 일반인 출연자가 방송에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의 형태가 되었든 혹은 게스트로 잠깐 얼굴을 비추든, 그들의 과거, 그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은 늘 시청자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물론, 어떤 사실을 왜곡하거나 부풀리는 식으로 '마녀사냥'하여 누군가를 '심판'하는 일은 분명 지양해야 할 일임에 분명하다. 다만, 어떤 계기가 있어 방송에 출연하고자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저 방송 출연이 가져다 줄 달콤함만 기대할 게 아니라 자신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한번 진지하게 돌아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청자가 원하는 것, 그리고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게 아니다. 지극히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상식을 요구할 뿐이다. 불과 며칠 사이에 불거진 일베 논란과 일진 논란을 보고 있자니, 새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몹시나 그립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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