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신의 옥에 티'에 해당되는 글 1건

  1. 신의 18회 : 임자커플 로맨스, 달달함 날려버린 아쉬운 옥에 티! 9

신의 18회 : 임자커플 로맨스, 달달함 날려버린 아쉬운 옥에 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신의> 18회는 “아! 작가님, 정말 너무합니다”라는 말이 먼저 튀어 나온 한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기껏 기철과 덕흥군의 계략에서 벗어나 공민왕도 왕의 자리를 되찾고 은수와 최영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가 했더니, 곧바로 또 다른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그것도 기존 위기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바로 고려가 가장 무서워하는 원나라에서 은수를 데리고 가겠다고 전갈을 넣은 것이죠.


이건 뭐 싸이의 해외 ‘강제 진출’도 아니고, 왜 은수가 ‘강제 스카우트’를 당해야 하는지..! 아니, 은수가 그렇게 자기네들 마음대로 필요가면 가져가는 그런 존재인가요? 기철에 이어 덕흥군, 그리고 이제는 원나라까지 나서서 은수를 최영에게서 뺏어가려 합니다. 그것도 오직 자기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말이죠.


드라마 후반 원나라 부분만 나오지 않았더라면 사실 이날 방영된 <신의> 18회는 여러모로 좋았던 점이 많았던 한회였습니다. 그동안 민폐 역할만 맡아오던 우달치 부대원들이 공민왕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도 감동적이었으며, 최근 몇 회동안 ‘악의 축’으로 군림해온 덕흥군이 드디어 무너지게 된 것도 매우 통쾌한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회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은수와 최영, 그러니까 지난회 키스신으로 시청자의 애간장을 녹인 임자커플이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게 됐다는 점입니다.


이날 은수는 최영을 위해 아주 깜찍한 이벤트를 준비했는데요. 바로 영화 러브액츄얼리에 나오는 ‘스케치북 고백’을 이용하여 자신의 속마음을 최영에게 전달한 것입니다. 그런데 은수는 최영이 한글을 모른다는 점을 이용해서 스케치북에 적은 내용과는 다르게 읽어 줬습니다.

 

 

 


스케치북에 쓴 내용은 “괜찬아요. 옆에 있을게요. 그날까지... 그래도 돼요?” 였지만, 은수는 자신의 속마음을 최영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괜찮아요. 걱정말아요. 다 잘될거에요. 그렇죠?”라고 바꿔 말합니다. 은수 입장에서는 곧 천혈의 문이 열리면 떠나야 하는만큼, 남아 있을 최영을 위해 솔직하게 마음을 고백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은수는 덕흥군에 독에 또 한번 당했음에도 최영에게는 비밀로 부칩니다. 혹시나 자신 때문에 최영이 또 위험에 빠지거나 옥쇄를 갖다 바치는 무모한 행동을 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최영은 은수가 독에 당한 것을 비밀로 한 것이 못내 서운합니다. 그만큼 은수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지니까요.


내가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까? 이런 얘기 하지도 않고, 내가 왜 화내는지 정말 모릅니까?” 최영의 물음에 은수는 “당신 그동안 나 때문에 고개 숙이고 잡혀가게 된거 다 알아요. 그런데, 당신 그러면 안되는 사람이다”며 은수는 최영을 걱정시키기 싫어서 독에 당한 사실을 숨겼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최영은 “그래서 그렇게 멀리 있는 겁니까? 라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섰는데요. 결국 은수는 울며 최영을 붙잡고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나 가지 마요? 남아도 돼요?”라며 최영이 원하면 현대로 돌아가지 않고 남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은수는 “남은 날 하루하루 내 마음대로 좋아할 거니까, 당신 나중에 다 잊어줄 수 있어요? 절대 막 살거나, 막 자거나, 그러지 말고 다 잊을 수 있어요?”라며 최영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최영 입장에서는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은수를 잊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뛰심장, 이렇게 두근대는 감정을 없던 일로 되돌릴 자신이 없습니다. “... 잊을 수 있냐고요...?” 은수의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지만 끝내 대답하지 못하는 최영입니다.

 

 

 

은수 입장에서는 갈수도 남을수도 없는 상황이고, 최영은 최영대로 보낼수도 잡을수도 없는 난관에 봉착한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알았을때, 그 뒷감당이 안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어쩌면 그렇게 서로를 밀어내려 애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남아있는 시간만이라도 함께 붙어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 좋으련만, 느닷없이 원나라에서 은수를 데려가겠다니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일입니까? 임자커플에게 끊임없이 시련을 안겨주시는 작가님을 원망할 수밖에요...


어쨌든 이날 임자커플의 로맨스는 은수의 스케치북 고백 장면에서 최고의 달달함을 선사해주었는데요. 아쉬운 옥에티가 그 달달함을 다 날려버렸습니다. 바로 “그래도 돼요?”를 “그래도 되요?”로 잘못 표기한 것이지요.

 

 


 

물론 이는 사소한 꼬투리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날 방송이 방영된 날이 바로 109, 한글날이었습니다. 566돌을 맞이한 한글날. 정치와 자본 논리에 따라 공휴일에서조차 제외된 바로 그 한글날말입니다. 은수가 한글로 고백하는 장면이 한글날에 방영되는 만큼 한번만 더 꼼꼼히 살폈더면 이런 옥에티는 발생하지 않았을텐데...대체 얼마나 드라마를 급하게 촬영하고 있으면 이런 기본적인 검수조차 하지 않는 것일까요?


어쩌면 제작진은 한글날을 맞이하여 이런 스케치북 고백 에피소드를 날짜에 맞춰 방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장면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어처구니 없는 이 옥에 티로 인해 로맨스의 달달함은 날라가버리고, 제작진의 의도한 깜짝 이벤트도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KBS <착한남자>가 이전 제목이었던 ‘차칸남자’로 큰 홍역을 치른바 있었던 만큼 <신의> 속 이번 한글 고백 신은 정말 신중하게 검수를 거쳤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마음입니다. 혹시 앞으로 남은 방송에서 은수의 일기장이나 다른 장면을 통해서 한글을 화면에 잡을 경우에는 꼭 이런 부분을 세심하게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방송에 자막을 많이 사용하는 다른 프로그램도 이번 기회를 통해 문법에 맞지 않는 자막이나 언어파괴는 지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멋진 글자,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님과 집현전 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요?


이제 6회가 남은 신의. 과연 은수는 고려에 남을까요? 아니면 천혈을 타고 현대로 돌아올까요? 그리고 은수의 세번째 유물은 무엇일까요? 결말을 향해 쉼없이 달려가게 될 <신의>의 다음회를 기다리며 오늘의 아쉬움을 달래보도록 하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