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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강호동, 부활의 신호탄을 쏘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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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돌아왔다. 책 대신 탁구채를 손에 쥔 그의 모습은 한결 자연스러웠고, 특유의 ‘파이팅’도 에너지를 뿜었다. 야외버라이어티라는 ‘맞춤옷’을 입자 훨훨 날았고, 시청률도 모처럼 웃었다.

 

9일 첫 선을 보인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 전국시청률 6.2%(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강호동의 복귀 프로그램으로 많은 관심을 모은 <달빛프린스>가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폐지수순을 밟은 것에 비춰보면 괄목할만한 성과라 볼 수 있다. 특히,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확실하고, 진행과 구성이 안정감을 갖췄다는 점은 이제 막 첫 발을 뗀 <우리동네 예체능>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메인 MC라 할 수 있는 강호동이 마음껏 활개 칠 수 있는 멍석이 깔렸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겠다. 강호동에게 실패는 한번으로 족했다.

 

그렇다면, 복귀 후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놓지 못했던 강호동에게 있어 <우리동네 예체능>은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이날 방송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생활체육 아이템이 갖는 익숙함과 진부함의 줄타기

 

<우리동네 예체능>은 생화밀착형 건강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생활체육을 소재로 하되, MC군단과 동호회 회원들의 한판 대결을 통해 적절한 긴장감을 선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작진이 절치부심 준비한 이날 첫 방송의 소재 역시 그동안 많은 예능에서 다룬 탁구였다.

 

그래서일까. 이날 방송을 지켜본 시청자 중 몇몇은 아마도 강호동과 이수근의 탁구 대결에서 <1박2일>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싶다. <1박2일> 전성기 시절 이 둘은 다름 멤버들과 함께 탁구, 족구, 배드민턴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 대결을 통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안겨준 바 있다. 이런 종목이 갖는 특징은 룰이 복잡하지 않아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또 점수가 금방 금방 난다는 데 있다.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경기가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할 수 있다. 게다가 강호동과 이수근 같은 프로 예능인들은 경기 중간 중간 적절한 몸 개그를 섞어주며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제작진이 수많은 생활체육 종목 가운데 굳이 ‘탁구’를 1회 방송으로 선택한 데에는 바로 이유 때문이다. 익숙함을 앞세워 시청자에게 편안함을 선사해 준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동네 예체능>은 족구와 배드민턴처럼 시청자의 눈에 익은 종목을 대결 아이템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은 익숙함과 진부함 사이에서 제작진이 얼마나 균형을 잡을 것이냐 인데, 이는 MC군단과 동호회 회원들의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지는 다음주 방송을 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단순한 경기 대결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감동을 전하겠다는 기획의도가 얼마나 충실히 반영되는지가 관건이라 볼 수 있겠다.

 

물론, 여기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MC는 바로 강호동이다. 아무에게나 살갑게 다가가 자연스런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는 강호동의 진가가 발휘된다면, <우리동네 예체능>은 분명 강호동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성호, 조달환의 재발견…<무도>식 스타발굴이 갖는 의미

 

한편, 이날 <우리동네 예체능>이 보여준 몇 가지 가능성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바로 게스트로 초대된 개그맨 박성호와 배우 조달환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다. 이들은 상도동 탁구 동호회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MC군단이 급하게 섭외한 탁구의 숨은 실력자들이다. 실제로 박성호는 연예인 가운에 가장 탁구를 잘 치기로 소문나 있었으며, 그런 박성호 조차 범접할 수 없는 ‘은든 고수’가 바로 조달환이었다.

 

이들이 보여준 수준급의 탁구 실력 때문이지 방송 이후 박성호와 조달환은 화제의 중심에 섰고, 시청자의 반응 또한 나쁘지 않다. 이런 흐름이라면, 아마도 매 종목마다 연예계에 숨어있던 스포츠 실력자가 나타날 것이고 <우리동네 예체능>은 본의 아니게(?) 스타발굴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자연스레 <무한도전>의 이미지가 겹쳐진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예능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연예인들의 색다른 모습을 재발견하거나 혹은 스타로 발돋움시키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해왔다. “<무도>에 출연하면 모두 뜬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무도>는 예능사관학교로서의 위상을 다져왔다.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무도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게스트와 <무도>라는 프로그램은 서로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한 게스트가 재평가 받고 화제가 된다면 자연스레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탁구 이외의 다른 생활체육 종목을 잘 하는 게스트 섭외가 중요하겠지만, 박성호와 조달환을 발굴한 것만큼은 성공적이라 평가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이날 방송에서 “탁구가 곧 계급”이라며, 박성호와 조달환에게 머리를 숙이고 이들을 띄워주는 강호동의 행동은 분명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본인이 나서야 할 때는 나서고, 또 물러설 때는 물러선다는 느낌이랄까? 분명한 건, <달빛프린스>때와는 달리 강호동에게 여유가 느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를 되찾으니 강호동만의 능청스러움, 넉살, 그리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안방극장까지 전해지는 것이다.

 

<우리동네 예체능>에 이어 SBS <맨발의 청춘>이라는 또 다른 야외버라이어티를 준비 중인 강호동. 과련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까? 앞으로 그가 보여줄 행보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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